'대통령 친분' 논란에 이균용 "저는 말 잘 들을 사람 아냐"
“저는 제가 말을 잘 들을 사람이 전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20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자가 윤석열 대통령과 친하다는 주장과 함께 사법부 독립에 대한 질의가 이어지자 한 말이다.
이 후보자는 “저는 대통령과 그렇게 가까운 사이가 아니다”라며 “법원장이 인사권을 통해 판사를 장악하는 등의 일이 있어서는 절대로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로부터 사법권 독립을 위해 대법원장이 방파제 역할을 할 수 있을만큼 확고한 의지와 신념이 있어야 한다”며 “지금 지켜내지 못하면 사법부는 기능부전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 신뢰하락, 판사 성향에 따른 불신 때문”
이 후보자는 현재의 사법부 불신에 대해 “재판지연 문제와, 판사의 성향에 따라 결론이 다르게 나올 수 있다는 믿음이 확산되면서 급격한 신뢰하락으로 연결된 것 같다”며 “판사가 어떤 성향이든 판결은 똑같이 나올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하는데, 법관들이 재판의 객관성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명심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나 답변 중 “사법행정의 민주화에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나쁜 결과가 나왔을 때 책임지는 사람이 명확하지 않은 문제가 있다”, “재판지연 사태가 생겼는데도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도 불분명하다. 책임소재가 분명해지도록 조직을 정비해야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사법행정권 강화에 대한 의원들의 우려섞인 질의가 나왔다.
그러자 이 후보자는 이용훈 대법원장 시절 재판개입 논란이 있었던 신영철 전 대법관의 사례에 대해 “잘못됐다고 본다”며 “저는 철저하게 사법권 독립을 수호하는 데 남은 인생을 걸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사법행정권을 남용할 우려가 있다고 생각하시면, 법원조직법에 ‘사법행정권으로 심판권을 절대로 침해할 수 없다’는 규정을 넣어달라”고 덧붙였다.
국사책 들고 나온 심상정…"1948년 정부 수립" 정정
심 의원은 3차 교육과정의 국사 국정교과서를 들고 나와 앞서 논란이 됐던 이 후보자의 ‘1948년 건국’발언을 지적했다. “교과서에 1948년 ‘대한민국 정부수립’이라고 되어있지 ‘건국’이 아니다”라는 심 의원의 질의에 이 후보자는 “대한민국 정부수립일을 국가 건국일로 오해해 답변했다”며 “우리나라는 임시정부수립부터 진행되어, 1948년 대한민국 정부수립이 된 것으로 정정하고 지적하신 부분은 겸허하게 수용하겠다”고 답했다.
야당 의원들, 대법원장 후보자 청문회서 검찰 비판
이날 인사청문회 오후 질의 초반은 검찰에 대한 비판 일색이었다. 서동용 민주당 의원은 “후보자 아들이 ‘아빠찬스’로 김앤장 인턴을 했는지 규명하기 위해서 김앤장 변호사들 소환조사하고 이력서 낸 회사들도 모두 압수수색하고 업무방해 등으로 기소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아빠 찬스’가 사실로 밝혀지면 사퇴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의에 이 후보자는 “국민의 뜻이 그렇다면 제가 (후보자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300여건이 넘었다며 “법원의 영장 발부율이 너무 높다, 법원이 영장 자판기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은 “특정 피의자에 대해 압수를 300건 넘게 한 건 그만큼 압수수색 할 장소가 많았다는 거겠죠, 초밥도 사먹고 소고기도 배달시켜먹고”라고 말했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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