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쇼크'로 결국…돈 냄새 사라진 재개발·재건축
[한국경제TV 양현주 기자]
<앵커>
최근 원자잿값 인상 등으로 공사비가 크게 오르면서 서울의 주요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수주를 위해 과열 경쟁을 벌일 사업장인데도 입찰을 망설이거나 프리미엄 브랜드를 철회하는 경우도 생겨났습니다.
양현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위치한 가락프라자 아파트.
1천 가구 이상 규모에 총 공사비가 5천억 원이 넘는 대어급 단지입니다.
지난 7월 진행된 현장설명회에 건설사 6곳이 참여할 정도로 관심이 높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마감한 입찰에 참여한 업체는 GS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뿐입니다.
입찰 경쟁이 저조했던 가장 큰 이유는 '낮은 공사비' 때문입니다.
조합 측이 제시한 공사비는 평당 780만 원 수준인데, 치솟은 원자잿값 등으로 사업성을 기대하긴 어려운 겁니다.
결국 가락프라자에 고급 브랜드인 '디에이치'를 내세웠던 현대엔지니어링은 입찰 마감을 앞두고 힐스테이트로 방향을 선회하기도 했습니다.
노량진 뉴타운 중 규모가 가장 큰 노량진 1구역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현장설명회에 총 7개 건설사가 참석한 가운데 조합 측은 공사비로 평당 730만 원을 제시했습니다.
실제 입찰 경쟁은 삼성물산과 GS건설 두 곳 정도로 압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공사비 평당 1,000만 원' 시대가 다가오면서 아무리 입지가 좋아도 대형 건설사들은 몸을 사리는 모습입니다.
입찰에 참여한 뒤 시공비 인상 등으로 갈등이 길어지면 대금 지급도 연기되기 때문에 건설사 입장에선 부담인 겁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10대 건설사 미청구공사액은 지난해 말 대비 24% 늘어나 약 18조 원에 달합니다.
[이은형 /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공사 수주 이후에 공사비 변동 우려한 건설사들이 서울의 주요 정비사업에서도 입찰을 꺼리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계속되는 유찰로 인해 점점 공사비용을 늘리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높아진 공사비로 인한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이 커질 경우 결국 공급 부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한국경제TV 양현주입니다.
양현주 기자 hjya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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