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제3노조 "권태선, 명백한 사규 위반에도 MBC 보도국 자체조사 용인"
어제(19일) 오후 방송문화진흥회가 MBC 박건식 기획조정본부장으로부터 지난 대선 직전 있었던 '김만배-신학림' 녹취록 보도에 대해 MBC의 입장과 보도경위를 들었다.
이날 박 본부장은 "당시 MBC 보도국에서 2011년에 검찰 수사가 부실했다는 의혹, 그리고 아직까지 실체가 규명되지 않은 진행형이라는 점, 그리고 이러한 것들이 당시 김만배의 육성으로 인해서 처음 제공됐다는 점에서 보도 가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하고는 "당시 윤석열 후보가 조우형을 '모른다는 입장'을 방송에서 반영하지 않았다는데, MBC는 '모른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커피를 타 준 사람은 윤석열 당시 중수2과장이 아니라 박모 검사라는 녹취록 싱크도 사용했다. 그리고 봐주기성 의혹에 대한 부인도 역시 부산저축은행은 SPC 대출로 배임 혐의 부분만 기소했다는 싱크를 전달했다"라면서 보도가 정당하다고 강변했다고 한다.
또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소위에 MBC만 의견진술을 하지 않고 연기한 이유에 대해 "수사를 기다려서 해도 충분한 사안이고, 재판에 끼칠 영향과 수사에 끼칠 영향을 고려했다"라면서 '시간 끌기' 전략을 스스로 인정했다.
이에 대해 차기환 방문진 이사는 "MBC 제작 가이드라인에 타사의 보도를 인용 보도할 때는 사실관계를 다 확인하지 않으면 보도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면서 "사건 관계자로 떠오른 김만배 씨가 신학림과 통화했다는 것을 가지고 (신학림씨)에게 전화를 걸어서 물어보고 한 것이 선거 직전에 공영방송사가 할 수 있는 사실 확인을 다한 것인가?"라고 비난하였다.
"김만배는 구속된 사람이고 범죄의 한 가운데 서 있는 사람하고 다른 사람하고 통화를 한 내용을 믿고 선거 직전에 보도를 했다? 녹음 파일을 전체 입수한 것도 아니고, 전체 입수를 안 했으니까 당연히 편집했겠지. 그것을 가지고 할 수 있는 확인을 다 했다는 것은 너무 무책임한 거예요"라고 지적하였다.
또한 차 이사는 "조우형 씨가 대장동 사업 대출 관련자가 아니라 반환권 대출 관련 알선한 사람"이라고 묻자 박건식 본부장은 "제가 그 정확히 확인을 못했습니다"라고 답하였다.
박 본부장은 "조우형 씨의 알선 대출이 대장동 사업과 직결될 수도 있고, SPC에 압수수색이 들어오니까 그걸 무마했을 수도 있고 어느 쪽인지 모른다"고 이어 대답하였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2023.9.17.자로 대장동 초기 사업자인 이강길 씨가 대출받은 명의로 활용한 업체 C7, 나인하우스, 대장PFV는 부산저축은행 지분이 포함된 SPC가 아니라서 2011년 부산저축은행 수사에서 수사대상 자체가 아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MBC는 2022.3.7.자 뉴스데스크에서 『"부산저축 부실 수사로 '대장동 종잣돈'"‥박영수와 尹은 어떤 인연?』 라는 제목으로 보도하면서 성장경 앵커가 『10여 년 전 부산저축은행에서 불법 대출된 자금은, 대장동 개발 사업의 종잣돈으로도 쓰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저축은행 비리 수사를 지휘했던 윤석열 후보가 왜 책임론에 휩싸이는지, 계속해서 이00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라고 보도하였다.
확인되지도 않은 '대장동 종잣돈' '윤석열 책임론' 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대선 직전 대장동 사건이 마치 윤석열 후보의 수사 무마로 비롯된 것처럼 보일 수 있는 '불쏘시개'를 던져 넣은 것이다.
이에 대해 차기환 이사는 "MBC에서는 그것도 확인도 안 하고 그냥 대장동 대출 종잣돈 마련하는 것을 수사를 덮었다 지금 그렇게 보도를 했다는 말이에요 지금 스스로 보고하기를"이라고 지적하였다
이후 방문진 이사회에서는 MBC가 윤석열 당시 후보의 실명이 여러 차례 보도가 나갔다는 점, 특히 "들었어 야 인마..그러면서 보내더래. (누가?) 윤석열이가 니가 조우형이야 그러면서"라는 녹취 내용이 방송된 점 등을 들어 제작가이드라인 상의 '반론 축소 금지' 위반과 선거보도준칙상 '확인되지 않은 일을 사실인 것으로 보도해 유권자를 혼동시키지 않는다'는 조항 위반 등의 지적이 있었다.
또한 보도국 취재센터장이 이를 조사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과 특별감사 사항이라는 지적이 있었으나 권태선 이사장은 "뉴스의 가치를 판단한 것에 적정성, 의도가 있었다고 보자고 하면 계속 그런 식으로 볼 수 있는 거고, 가치 판단은 보도국 안에서 고유한 기준에 따라서 했을 텐데 우리가 지키라고 요구했던 것들을 제대로 지켰는지 살펴보는 것은 필요하다고 보고 현재 외부에서 수사하는 형식의 그거가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외부의 인력들을 도입해 가지고 조사하고 이러는 상황까지는 어렵다"고 말하고 "이사님들이 감사 쪽에서 조사를 해보는 것은 어떠냐? 이런저런 제안을 하셨으니까 그런 부분까지 잘 검토해서 조사를 우리 내부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부분들을 임원회의에서 잘 논의해 주시고요"라고 정리해 MBC 내부의 자체 조사를 용인해버렸다.
이 과정에서 야권 모 이사는 "이 정도 확인했으면 되는 거 아니예요? 보도의 신빙성이 있는 것 아니예요?"라면서 MBC의 보도를 감싸고 돌았다. 특히 김석환 이사는 뉴스타파와 JTBC 압수수색에 대해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를 했더니 비판 언론에 대한 탄압이라는 응답이 51.5%였다고 말하면서 "한두 개 언론이라면 모르겠는데 거의 대부분의 언론들이 그렇게 갔다면 보도 가치가 있었다는 것"이라면서 옹호했고, 다만 "인용 사실을 어느 정도 드라이하게 했느냐는 내부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강변하였다.
어제 회의를 통해 MBC가 아직도 지난 대선 개입 가짜뉴스 보도에 대해 추호도 반성하지 않고 있으며 자체 조사로 '시간 끌기'에 나섰고 이에 대해 방송문화진흥회 권태선 이사장이 고의적으로 이를 방관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언론자유가 중요한 이유는 민주주의를 위한 것인데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이다. 선거를 조작하는 가짜뉴스 즉 대선개입은 언론 행위라 볼 수 없다. 엄정한 대응이 필요한데도 이를 고의적으로 방치하는 권태선 이사장은 당장 퇴출되어야 마땅하다.
2023.9.20.
MBC노동조합 (제3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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