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 어디서 야구하나…잠실 돔구장 조성에 난감한 두산·LG
서울시가 1982년 개장한 잠실야구장을 헐고 새로운 돔(dome)구장을 짓겠다고 했지만, 대체구장 문제가 불거졌다. 잠실야구장을 홈구장으로 쓰는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가 공사가 진행되는 6년(2026~2031년) 동안 다른 야구장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20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애초 한강 변에 1600억원대 개방형 경기장을 지으려 했다. 그러나 야구계에서 접근성을 고려해 새 구장은 현 잠실야구장 자리에 돔으로 지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시는 이를 반영해 5000억원대 돔구장 건립이 포함된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단지 조성 계획을 수립, 지난 18일 발표했다.
잠실주경기장 대안?…서울시 “사고 우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두 구단(두산 베어스‧LG 트윈스)은 공사 기간에 사용할 대체구장으로 잠실주경기장을 요청했다. 잠실주경기장을 개조하면 1만8000석 규모로 야구장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현재 2만5000석인 잠실야구장보다는 작다. 잠실주경기장은 복합단지 조성 과정에서 농구장 등 기존 체육시설과 달리 보존된다. 1988 서울올림픽이 열린 역사적 장소임을 고려했다.
그런데 복합단지 설계·시공 등이 구체화하면서 잠실주경기장 사용은 난관에 부닥쳤다. 잠실주경기장 일대와 탄천동로 지하화 공사로 관람객이 경기장을 오갈 수 있는 통로가 봉은교 쪽 한 곳뿐이어서다. 게다가 이길은 폭이 6m 정도여서 대규모 관람객이 한꺼번에 몰렸다가 인명 사고가 날 수 있다는 게 서울시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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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계 “잠실주경기장 외 대안 없다”
야구계에선 “잠실주경기장 외 대안이 없다”는 의견이 많다. KBO 관계자는 “아직 대체구장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서울시에 야구계 의견을 계속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거론되는 여러 구장마다 여러가지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목동구장은 시설이 낙후해 두 프로 구단이 사용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소음과 조명으로 인한 민원이 많아 야간 경기를 치를 수 없다. 현재 목동구장은 아마추어 야구 전용 구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가 쓰는 고척스카이돔은 시설이 미비해 다른 구단을 수용하기 어렵다고 한다. 수원이나 인천으로 옮기면 연고지가 서울인 두 구단이 관중 동원에 어려움이 겪을 수 있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전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구단이) 엉뚱한 곳으로 가면 팬들이 불편하다”며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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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주경기장 ‘원천 배제’는 아냐
서울시는 야구계 우려와 안전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체구장을 확정할 예정이다. 야구계가 요청한 장소인 잠실주경기장도 대체구장 후보군에서 ‘원천 배제’하겠다는 건 아니라고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와 건설‧안전전문가, 야구계가 함께 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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