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여진 각본대로' 경찰 체포 연출…사건 무마 명목 100만달러 갈취 일당 검거

공병선 2023. 9. 20. 12: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해외에서 범죄에 연루된 것처럼 연기하고 사건 무마 명목으로 피해자에게 100만달러(약 13억원)를 갈취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20일 서울경찰청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공갈) 위반 혐의로 총책 A씨(63) 등 5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6월 말께 캄보디아에서 범죄 단속 상황을 가짜로 만든 뒤 피해자 B씨에게 사건을 무마해주겠다며 100만달러를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해외서 피해자 함정 빠뜨리는 '셋업 범죄'

해외에서 범죄에 연루된 것처럼 연기하고 사건 무마 명목으로 피해자에게 100만달러(약 13억원)를 갈취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20일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계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공갈) 위반 혐의로 A씨(63) 등 5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해외서 '셋업 범죄'를 통해 사건 무마 명목으로 13억원가량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의자가 범죄수익금 중 일부를 은행에서 송금하고 있다./제공=서울경찰청

20일 서울경찰청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공갈) 위반 혐의로 총책 A씨(63) 등 5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4명은 구속됐다. 또 범죄수익금을 세탁해준 B씨(50) 등 3명은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6월 말께 캄보디아에서 범죄 단속 상황을 가짜로 만든 뒤 피해자 B씨에게 사건을 무마해주겠다며 100만달러를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평소 골프 모임을 통해 알고 지내던 B씨를 범행 대상으로 선정, 캄보디아 골프 여행 동행 중에 B씨가 성매매 사건에 연루돼 체포되는 상황을 연출했다. 체포 상황에 앞서 A씨는 B씨를 술집에 데려간 뒤 현지 여성과 만나게 하고, 성매매를 하게끔 유도했다. B씨는 실제 현지 여성과 성관계를 맺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현지 경찰로 추정되는 인물이 B씨를 체포하는 상황이 벌어졌는데, 모두 A씨 등이 만든 가짜 상황이었다. 현지 브로커인 한국 국적 C씨(51)를 통해 경찰관으로 추정되는 현지인을 섭외하고 단속에 적발된 것처럼 연기한 것이다. 실제 B씨가 인치된 곳도 현지 경찰서였다. B씨는 A씨가 "성매매 혐의로 체포된 거 같다. 징역 5~10년을 살 수 있다. 돈을 줘야 풀려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하며 사건 무마를 위해 돈을 요구하자 100만달러를 일당이 제시한 국내 계좌로 송금했다.

아울러 A씨는 범죄수익금을 자금세탁할 목적으로 B씨 등 3명을 섭외했다. 이들은 우리나라로 귀국한 후 수도권 일대 은행 34개소를 다니며 범죄수익금을 모두 현금화하고 수익을 분배했다. 피해자가 의심하자 합의금을 공동분담하자며 범죄수익금 가운데 5억원을 돌려주는 등 신고를 막으려는 시도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피해자를 함정에 빠트리고 수사 무마 명목으로 금품을 요구하고 갈취하는 전형적인 '셋업 범죄'로 보고 있다. A씨는 해외에서 비슷한 셋업 범죄를 저질러 징역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7월 중순께 수사에 착수해 비행기 탑승기록, 통화내역 등을 통해 범행에 가담한 피의자들을 특정 후 검거했고, 경찰주재관과 공조를 통해 브로커 C씨의 인적사항도 특정했다. C씨는 캄보디아에서 10년 넘게 체류하며 마사지샵을 운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C씨에 대해 여권 무효화 조치 및 인터폴 적색수배를 했다. 아울러 경찰관으로 추정되는 현지인에 대해선 인터폴을 통해 관련 사실을 해당 국가 경찰청에 통보하고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국제범죄 전담수사팀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발생하는 우리 국민 상대 범죄에 대한 첩보활동을 강화하는 등 불법행위에 대해 적극적인 단속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