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브레인 2023]정희원 "가속노화·노후적자 막으려면 내재역량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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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는 한 순간에 발생하는 게 아니라 일생에 걸친 생활 습관에 의에 만들어진다. 노화가 심해지면 인지, 신체 기능이 떨어져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정 교수는 "다양한 약물을 먹게 되면서 여러 부작용이 일어났고, 급기야 인지, 신체 기능도 저하된 것"이라며 "우선 약 정리를 하고, 기능 평가를 통해 진짜 필요한 약들을 선별하니 8종의 약물로 줄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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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 예방이 핵심
'연쇄 처방' 금물
"일생에 걸쳐 시스템 노화 막아야"
"노화는 한 순간에 발생하는 게 아니라 일생에 걸친 생활 습관에 의에 만들어진다. 노화가 심해지면 인지, 신체 기능이 떨어져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20일 아시아경제가 중구 웨스틴조선서울에서 개최한 '2023 굿브레인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치매는 갑자기 생기는 게 아니라 인간 신체가 조금씩 고장나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생기는 질환"이라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노쇠와 관련된 연구를 하고 있는 국내 최고 노년의학 전문가다.
치매가 무서운 이유는 누군가의 돌봄을 요구한다는 점이다. 치매 초기엔 나홀로 외출과 집안일이 어렵다가 나중엔 대소변도 제대로 가리지 못하고 비참한 죽음에 이르게 된다. 정 교수는 "치매에 걸리면 돌봄비용이 한 달 500만원에 이른다. 주기적으로 종합병원 의료진 4~5명을 만나야 한다"고 했다.
정 교수는 "‘연쇄 처방’이 노쇠를 일으키면서 치매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관절 통증 3개월 만에 침대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된 노인을 진료한 적이 있다. 노인은 첫 처방약인 소염진통제의 부작용으로 심부전이 악화됐고 이에 이뇨제를 처방받았다. 나중엔 소화제, 치매약까지 먹게 되면서 하루 먹는 약만 15종에 이르렀다. 정 교수는 "다양한 약물을 먹게 되면서 여러 부작용이 일어났고, 급기야 인지, 신체 기능도 저하된 것"이라며 "우선 약 정리를 하고, 기능 평가를 통해 진짜 필요한 약들을 선별하니 8종의 약물로 줄었다"고 했다. 노인의 인지, 신체 기능은 빠르게 호전됐다.
치매 예방의 핵심은 뇌와 전신(시스템)의 노화를 일생동안 제어하는 것이다. 인체의 노화 정도가 심할수록 치매 발생률은 증가한다는 것은 여러 연구로 입증된 사실이다. 경증 노쇠 집단이 10년 후 치매에 걸릴 위험도는 2배, 중증도 이상 노쇠 집단은 3배까지 늘어난다. 정 교수는 "치매 발생을 내가 어떤 삶을 사느냐에 따라 만들어갈 수 있는 궤적으로 본다면 더 이상 무서운 질환이 아니다"라고 했다.
시스템 노화를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정 교수는 "인지활동, 신체활동, 사회활동의 세 가지 트라이앵글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이동성, 근육 건강, 인지, 우울, 수면, 만성질환, 사회관계 등 요소가 있는 내재역량을 꾸준히 개선해야 한다. 당 적게 먹기, 과식하지 않기 등 건강한 식습관, 걷는 정도의 충분한 신체활동은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
40세 시점에서 이런 지표가 건강하면 남성은 24년, 여성은 21년의 기대여명 증가 효과가 나타난다. 하지만 30~40대 중 남성 50%는 비만, 여성 50%는 마른 비만일 정도로 젊은 세대의 건강지표는 나빠진 상태다. 정 교수는 "요즘 젊은 세대들은 돈을 빠르게 벌어 조기 은퇴를 꿈꾸는 파이어 삶을 원하고 있다"며 "하지만 만성질환, 노쇠로 인해 일찍 치매에 걸리면 돈은 모두 의료와 돌봄 비용에 쓰게 된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미래 위험 부담금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젊은 시기 때 시스템 노화를 막기 위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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