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청 "국가 핵심기술 특허 속도전…수출산업 보호"
산업매출 10억원 안팎 상승
특허출원-수출규모 정비례
이차전지 특허출원건수
올 상반기 11.5% 늘자
기업수출규모도 66% 상승
경제안보·기술보호 위해
특허데이터 활용 시책 전개
산업재산권 보유 규모가 1% 증가하면, 산업매출 규모가 0.35% 상승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또 산업재산권이 1건 늘어나면, 산업매출은 10억원 안팎으로 높아지는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핵심기술 확보 및 보호를 위해서는 특허데이터 활용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산업·국가경쟁력 확보 수단 ‘지식재산권’= 20일 한국지식재산연구원에 따르면 지식기반 경제사회에서 무형자산이 차지하는 기업의 가치 비중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무형자산 가치평가 전문업체 ‘오션토모’는 미국 S&P 500지수 중 무형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1975년 17%에서 2020년 90%로 급증한 것으로 분석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기업 가치의 절반 이상이 무형자산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특허권·실용신안권·디자인권·상표권·산업재산권 등을 포괄하는 개념의 지식재산권은 기업의 무형자산 중 권리보호와 가치측정 부문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무형의 가치로 꼽힌다. 최근에는 산업계와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한 가장 강력한 도구로 지식재산권이 급부상하기도 했다.
세계적으로 특허권 등 산업재산권 활동(출원)과 권리 확보 및 보유 규모(등록된 산업재산권 중 존속된 권리 규모)도 커지는 양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국내 산업재산권 보유 규모는 2013년~2022년 연평균 5.7%씩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강경남 한국지식재산연구원 특허통계센터 연구위원은 “산업재산권 보유 효과가 큰 만큼, 산업재산권의 다양한 권리 유형을 활용한 산업경쟁력 강화 움직임도 두드러지고 있다”며 “정부와 기업이 산업 분야별 산업재산권 보유의 특징을 파악해 권리를 확보하는 등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특허출원 증가와 수출 규모 확대는 정비례?= 미국과 중국 간 기술패권 다툼으로 촉발된 기술패권시대. 지식재산권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국가별 핵심기술의 특허선점 경쟁도 치열하다. 무엇보다 특허선점은 수출 규모 확대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각국의 경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도 예외가 될 수는 없다. 같은 이유로 최근에는 국가 핵심기술을 중심으로 특허선점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특허청이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접수된 특허출원(10.7만건)을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의 35대 기술 분야별로 분석한 결과, 이차전지 등 주요 국가 핵심기술 분야의 올해 상반기 특허출원 건수는 전년 동기대비 13.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국내 전체 특허출원이 4.1% 증가한 것과 비교할 때 3배 이상 높은 증가율이다.
기술 분야별로는 ▲이차전지 지난해 상반기 7770건→올해 상반기 8660건(11.5%↑) ▲반도체 5699건→6580건(15.5%↑) ▲디지털통신 4438건→5110건(15.1%↑) 등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기업이 첨단 기술의 주도권을 지키기 위해 특허권 확보에 속도를 높인 결과물이라는 해석이다.
무엇보다 특허청은 특허출원이 기업 수출 활동의 선행지수로 작용하는 점을 강조했다. 특허출원이 늘어날수록 해당 분야의 수출규모도 커지는 일종의 정비례 현상이 나타난다는 논리다. 실제 올해 상반기 특허출원 증가가 두드러진 이차전지(양극재) 분야의 국내 기업 수출규모는 총 74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66%의 증가율을 보였다고 특허청은 소개했다.
◆경제안보·기술보호 위한 특허데이터 활용= 국가간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되고, 국가 핵심기술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기술 주도권 확보와 기술보호 정책이 함께 맞물려 진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해 특허청과 국회는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술패권시대, 특허데이터 활용 촉진을 위한 국회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는 특허데이터의 전략적 활용 가치와 중요성을 확인하고, 특허데이터 활용을 확산하기 위한 입법 필요성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특허청은 국가·기업의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해 특허데이터 활용 시책을 전개하고 있다. 최근에는 특허데이터 기반 산업분석을 12대 국가 전략기술을 중심으로 개편해 주력 기술을 발굴하는 동시에 핵심기술 선점을 위한 지원에 무게 추를 더하는 중이다.
또 국회에선 강훈식 의원과 한무경 의원이 발의한 ‘산업재산 정보의 관리 및 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안(산업재산 정보 활용 촉진법)’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상정된 상태다.
김용훈 특허청 산업재산정보정책과장은 “기술패권이 국가 경쟁력과 안보를 좌우하는 시대에 국제사회의 기술변화 흐름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상대국의 기술경쟁력을 분석하기 위한 도구로 특허데이터 활용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허청은 특허데이터가 범정부적으로 활용되고, 산업계를 지원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법과 제도적 기반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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