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신고한 아내 보복 살해한 50대, 징역 40년 확정

임성빈 2023. 9. 20.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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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가정폭력 신고를 한 아내를 살해한 50대 A씨(가운데)가 지난해 10월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가정폭력을 신고한 아내를 찾아가 살해한 50대가 징역 40년을 확정받았다.
가정폭력 신고한 아내 보복 살해한 50대, 징역 40년 확정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정범죄가중법상 보복살인 등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징역 40년을 선고받은 A씨(51)가 상고 제기 기간인 지난 19일까지 상고장을 제출하지 않았다.

무기징역을 구형했던 검찰도 상고하지 않았다.

A씨는 지난해 10월 4일 아내 B씨(당시 44세)가 운영하는 충남 서산의 미용실에 찾아가 B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했다.

A씨는 범행 약 한 달 전에도 이혼을 요구하는 B씨를 흉기로 위협했고, 이를 신고했다는 이유로 흉기로 B씨를 다치게 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후 B씨가 A씨의 보복상해 등 혐의에 합의해주지 않자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A씨는 B씨 주거지와 직장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임시 보호 명령이 내려진 상태였다.

사건 당일 오전에는 B씨가 직접 법원에 A씨에 대한 퇴거 신청서까지 제출했지만, 범행을 막지 못했다.

1심은 “피고인의 아내와 자녀들이 가정폭력에 시달려왔고 흉기 등을 미리 준비해 보복살인을 한 점이 인정된다”며 A씨에게 징역 40년을 선고하고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15년을 명령했다.

검찰과 A씨 모두 양형 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했는데, A씨는 “외도 후 이혼을 요구하는 피해자와 대화를 할 수 있는 자리조차 마련되지 않아 흉기로 위협해서라도 대화하려 했던 것”이라며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2심은 “지속적인 가정폭력과 학대에 시달려온 피해자가 이혼만이 학대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해 (거짓으로) 불륜을 저지른 것처럼 말하고 이혼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런데도 피고인은 자녀들에게 사죄하기는커녕 외도를 주장하며 범행을 정당화하려 했다”고 판단하고 항소를 기각했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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