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 횡령' 윤미향, 2심서 징역형… 의원직 상실 형량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후원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미향 무소속 의원(58)이 항소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현역 국회의원이 금고 이상의 형(집행유예 포함)이 확정되면 국회법과 공직선거법에 따라 의원직을 잃는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후원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정의연 후원금 횡령' 사건 2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0일 오전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마용주)는 기부금품법 위반 및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윤 의원에게 벌금 1500만원을 선고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가 윤 의원이 사적으로 유용한 금액을 1700만원으로 본 것과 달리, 2심 재판부는 약 8000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봤다.

윤 의원은 2015∼2019년 관할관청 등록 없이 단체계좌로 41억원의 기부금품을 모집하고, 1억7000만원의 기부금품을 개인 계좌로 모집한 혐의(기부금품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개인 계좌로 모금한 자금 1억여원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업무상 횡령), 문화관광부와 서울시 보조금 3억원을 허위 사실로 수령한 혐의(보조금법 위반) 등도 있다. 여기에 중증 치매를 진단받은 길원옥 할머니의 심신장애를 이용해 여성인권상 상금 1억원 중 5000만원을 재단에 기부하게 한 혐의(준사기), 위안부 피해자 경기 안성쉼터를 시세보다 고가에 매입한 혐의(업무상 배임)도 받았다.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매우 중요한 단체를 운영하면서 사회의 응원과 기대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야 했다"며 징역 5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다수에게 기부금을 모아 감독·통제 없이 사용하는 게 법 취지에 부합하는지, 중증 치매 노인에게 돈을 받아내는 것이 적법한지 냉철하게 판단해 달라"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문제 제기로 시작된 여러 의혹 가운데 수사를 통해 확인된 불법 사항을 기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1심은 윤 의원이 법인 계좌에 보관하던 자금 1700만원을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일부 업무상 횡령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에서 2심 선고 형량이 그대로 확정되면 윤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한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