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난동' 람보르기니男 검찰 송치…'MZ조폭' 관련성도 수사
서울 강남에서 람보르기니 차량을 주차하다 시비가 붙은 상대방을 흉기로 위협한 혐의를 받는 홍모(30)씨가 20일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날 특수협박과 도로교통법상 무면허운전 혐의로 홍씨를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이날 오전 7시50분쯤 강남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온 홍씨는 흉기를 소지한 이유와 마약 혐의 인정 여부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고 호송차에 탔다.
홍씨는 지난 11일 오후 4시30분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람보르기니를 주차하며 다른 차량 주인과 말다툼하다가 자신의 윗옷을 들어올리고 허리에 찬 흉기를 내보여 위협한 혐의로 지난 13일 구속됐다. 홍씨는 당시 무면허 상태여서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도 적용됐다.
홍씨는 차를 몰고 현장을 떠난 뒤 압구정 로데오거리에 람보르기니를 세워두고 달아났다. 경찰은 CC(폐쇄회로)TV를 분석해 약 3시간 뒤인 오후 7시40분쯤 강남구 신사동 음식점 앞에서 홍씨를 긴급체포했다.
홍씨는 체포 당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체포 직후 마약 간이시약 검사에서 필로폰·MDMA(엑스터시)·케타민 양성 반응이 나왔다. 홍씨는 체포된 뒤에도 약물에 취한 상태여서 제대로 조사받지 못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홍씨는 범행 직전 논현동의 한 피부과를 방문했고 도망하는 동안에도 신사동의 한 병원을 찾았다. 홍씨는 이들 병원에서 수면 마취 시술을 받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홍씨의 마약류 투약 혐의는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이 넘겨받아 수사를 이어간다.
광역수사단은 홍씨와 '압구정 롤스로이스' 신모(28·구속기소)씨의 'MZ조폭'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광역수사단은 지난 18일 "롤스로이스와 람보르기니 사건 등 일명 MZ조폭과 관련해 일선 서에서 진행 중인 모든 사건을 취합해 집중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실제 (롤스로이스와 람보르기니 운전자 모두 경찰의 관리 명단에) MZ조폭으로 등재되지는 않았지만 연관성이 제기됐으니 알아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1995년생인 신씨는 지난달 2일 오후 압구정역 인근 도로에서 약물에 취한 채 롤스로이스를 몰고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을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받고 있다.
이들은 각자 사건 발생 이후 20·30대 주축의 MZ조폭에서 활동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유튜버 카라큘라는 홍씨가 신씨의 지인이라고 주장했으나 홍씨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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