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前연인 6억 안갚아도 돼"…트와이스 나연, '빚투' 승소

모친 前 연인, '데뷔하면 갚겠다 약속' 주장
법원, 대여금이라고 인정할 증거 부족
JYP, 나연 명예훼손시 법적 대응

걸그룹 트와이스의 멤버 나연(28·본명 임나연)이 어머니와 관련된 6억원대 ‘빚투(채무 불이행)’ 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동부지법 13민사부(부장 최용호)는 19일 나연 어머니의 옛 연인 A씨가 나연과 나연 어머니를 상대로 낸 대여금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며 A씨 측 패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A씨가 나연 측에 12년 동안 6억원 상당의 금액을 지원한 사실 등은 인정했다. 그러나 이를 대여금으로 인정하기엔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나연 인스타그램

A씨는 2004년 8월부터 2016년 6월까지 12년간 5억3590만원을 나연 측에 송금했다. 또 2009년 3월부터 2015년 2월까지 6년간 나연과 나연의 어머니는 A씨 명의의 신용카드로 1억1561만원을 결제했다. 이후 나연은 2015년 10월 트와이스로 데뷔했고, A씨는 지난해 1월 나연과 나연의 어머니를 상대로 “6억여원을 갚으라"며 소송을 냈다.

그는 "당시 나연 어머니의 부탁으로 생활비 등 필요한 자금을 빌려줬던 것"이라며 "유명 연예기획사 연습생이었던 나연이 가수로 데뷔하고 나면 돈을 갚기로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A씨의 지인 2명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평소 A씨가 ‘나연이 데뷔하면 그동안 지원한 돈을 나연 측이 갚기로 약속했다'는 말을 했다"고 A씨에게 유리한 진술을 하기도 했다.

[사진출처=트와이스 유튜브 캡처]

하지만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12년간 6억원 상당의 금액을 나연 측에 지원한 사실 등은 인정했지만, 이를 대여금이라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금전 거래내역 명목이 월세, 통신비, 대출금, 학비 등인 점으로 볼 때 생활비 용도로 지급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A씨와 나연의 어머니가 당시 연인관계에 있었음을 고려하면 이를 대여금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A씨와 나연 측 사이에는 12년간 적게는 십여만 원, 많게는 3100만원 정도의 금전 거래가 여러 차례 있었다"며 "이와 같은 금전 거래의 횟수, 기간, 금액, 경위 등에 비춰봤을 때 A씨와 나연 측이 이를 반환한다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던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또 "A씨 또한 나연이 가수로 데뷔하면 금전을 반환받을 것을 ‘기대’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지급한 금액 전부를 대여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증인들의 진술도 해당 발언을 나연 측에게 들은 게 아니라 A씨를 통해 들은 것이므로 이러한 진술만으로 변제 약속이 사실이라고 보기엔 부족하다"고 했다. A씨는 1심에 패소 후 따로 항소하지 않았고, 이 판결은 확정됐다.

이와 관련 나연의 소속사 JYP 엔터테인먼트는 "이미 판결이 확정되어 종결된 건으로 아티스트의 연예 활동과는 무관한 것으로 따로 드릴 말씀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후 추측성 글 등으로 아티스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모욕을 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단호히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