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급 11만원 인상…현대차 임단협 타결, 첫 5년 연속 무분규
현대자동차 노사가 5년 연속 무분규로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향후 기아 등 계열사와 다른 완성차 업체 노사 협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자동차 노조(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해 전체 조합원 찬반 투표를 거쳐 2만2703명(58.8%)의 찬성으로 가결했다고 19일 밝혔다. 기본급 11만1000원 인상, 성과금 400%+1050만원, 상품권 25만원, 주식 15주 지급 등이 주요 합의 내용이다. 생산직(기술직) 800명 신규 추가 채용, 출산·육아 지원 확대, 소품종 고급 차량 생산공장 건설 추진 등도 합의안에 담겼다.
기본급 인상 규모가 11만원을 넘은 것은 현대차 교섭 역사상 처음이다. 지난해엔 9만8000원 인상에 합의한 바 있다. 전년 대비 연봉 인상률은 12% 수준으로 예상된다. 노조 측은 이에 대해 “역대 최고 임금 인상 효과액”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3월 지급한 특별성과금 400만원과 주식 10주 등을 포함하면 올해 인당 평균 4000만원대의 성과급을 받는다는 설명이다.〈그래픽 참조〉
이같이 후한 조건으로 빠른 합의가 가능했던 건 이 회사 ‘곳간’이 넉넉해서다. 현대차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인 7조8306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가까이 늘었다.
이로써 현대차 노사는 2019년 이래 5년 연속으로 쟁의 없이 임단협을 매듭지었다. 1987년 노조 설립 후 처음이다. 일각에선 기존의 대립·갈등의 노사관계가 ‘실리’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앞서 쟁점이었던 정년 연장 이슈에 대해 “법적 제도가 정비되는 대로 추후 다시 논의한다”며 노조가 한발 물러선 바 있다. ‘줄 건 주되, 받을 건 받겠다’는 분위기가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자동차 업계에선 대규모 파업이 발생할 경우 조 단위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현대차의 손실 규모는 1조원에 달할 수 있다”며 “노사 관리가 생산과 주가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속 성장과 고용 안정을 기반으로 노사가 함께 미래를 준비하고 자동차 산업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임단협 조인식은 20일 열릴 예정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번 현대차의 임단협 결과가 기아와 한국GM, 르노코리아자동차 등 완성차 업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본다. 기아는 통상 현대차와 비슷한 조건에서 교섭이 이뤄진 만큼 추석 연휴 전 막판 합의안을 도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지난 14일 교섭에서 홍진성 노조지부장이 사측의 제시안을 찢어버리고 퇴장하는 등 갈등이 장기화할 조짐도 있다.
GM 한국사업장노조도 다음 달 추가 협상을 통해 2차 합의안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1차 잠정 합의안이 노조원 투표에서 부결된 바 있다. 르노코리아는 이날 임단협 관련 2차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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