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미디어·콘텐트 기업” 선언…5년간 1조 투자
LG전자가 TV 판매를 넘어 콘텐트와 운영체제(OS) 등 플랫폼을 제공하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전환에 나선다. 글로벌 TV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플랫폼 사업을 키워 위기를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맞춤형 콘텐트·서비스 분야에 향후 5년간 1조원을 투자한다.
LG전자는 19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세계 30개국 콘텐트 사업자·개발자·업계 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웹OS 파트너 서밋 2023’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부사장)은 이날 “유기발광다이오드(올레드) TV 10년의 리더십과 스마트TV 플랫폼인 ‘웹(web)OS’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하는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LG전자는 더는 단순한 하드웨어 제조업체가 아니라 다양한 세대에게 차별화한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장 혁신적이고 개방적인 소프트웨어를 갖춘 플랫폼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가 글로벌 파트너를 초청해 자사 스마트TV 플랫폼인 ‘웹OS’ 내용을 공유하는 행사를 연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14년 첫 출시된웹OS는 LG전자의 스마트TV를 구동하는 운영체제로 전 세계 2억 대에 달하는 기기에 탑재돼 있다.
이 같은 LG전자의 플랫폼 기업 선언 배경에는 웹OS가 자사 제품 외에도 타 업체 기기에 성공적으로 퍼져나가고 있다는 자신감과 TV 시장 정체라는 위기감이 동시에 반영돼 있다.
2010년 이후 글로벌 TV 출하 대수는 연 2억1000만~2억2000만 대에 머물러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는 올해엔 2억 대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LG전자는 고부가 프리미엄 라인업 확대와 플랫폼 강화에서 성장 방안을 찾고 있다.
실제로 이 회사의 웹OS를 스마트TV 플랫폼으로 선택한 브랜드는 2021년 20여 개에서 현재 300개 이상으로 늘었다. 중국과 남미 등 상당수 TV 업체가 웹OS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2026년까지 웹OS 탑재 기기를 3억 대로 늘려 플랫폼 생태계를 주도한다는 전략이다. TV 외에도 프로젝터, 모니터, 사이니지, 차량 등으로 적용 범위도 넓힌다. TV와 OS를 일종의 플랫폼으로 만들어 콘텐트와 광고 수수료 등을 통해 수익을 내는 모델이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올해 초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23)’에서 “2018년 대비 지난해 광고·콘텐트 부문 매출이 10배 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웹OS 플랫폼을 통해 제공되는 콘텐트를 늘리기 위해 글로벌 콘텐트 파트너와 협력을 확대한다. 서비스 사용 편의성도 높인다. 이달 말 출시하는 ‘LG 채널 3.0’은 새로운 레이아웃으로 업데이트하고, 전용 채널 가이드를 제공해 콘텐트 탐색 편의성을 높였다. 전 세계 LG 채널 사용자 수는 5000만 명 이상이다. 조만간 세계 1위 인구 대국인 인도에도 선보인다.
LG전자 관계자는 “기기 내에 동일한 운영체제가 구축되면 보다 안정적인 개발과 소프트웨어 및 콘텐트 공급이 가능하다”며 “이제는 TV 안에 무엇을 담아 파는지에 따라 고객 만족도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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