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당신에게 곧 닥칩니다"…55만원짜리 '피 검사' 등장
알츠하이머·치매 예방 시대 온다
■ 불로장생의 꿈: 바이오혁명
「 ‘치매 증상이 나타나야 병을 진단하는 게 아니라, 체내 특정 지표를 기준으로 ‘조기 진단’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암을 진단하는 종양 표지자 검사처럼 피 검사로 알츠하이머병의 위험도를 알려주는 진단키트가 미국에서 출시되기도 했습니다. 일찍 알아야 빨리 대응할 수 있지만, 20~30년 뒤 치매 확률이 높다는 진단을 받으면 기분이 어떨지 걱정이기도 합니다.
」
알츠하이머병 발견 116년 만에 제대로 효과가 입증된 치료제가 처음 나왔죠. 레카네맙이 얼마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 정식 승인을 받았습니다. 또 다른 약 도나네맙도 올해 내로 승인받을 거로 보입니다. 마침내 알츠하이머 치료의 문이 열린 건데 의학계에선 알츠하이머에 대한 새로운 진단 기준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 7월 15일 국제콘퍼런스에서 “알츠하이머병은 임상적 증상이 아니라 생물학적으로 정의돼야 한다”란 새로운 가이드라인 초안을 발표한 게 대표적이죠.
핵심은 증상이 발현되기 전에 몸 안의 변화를 미리 감지해 조기 진단을 내리는 겁니다. 암 증상 발현 전에 몸속 암세포를 찾아내는 것처럼 간단한 피 검사로 알츠하이머 진단이 가능해진 최근 의학기술 발전 덕분이죠.
지난 7월 말 미국에선 알츠하이머병 위험도를 알려주는 피 검사가 처음으로 상용화됐습니다. 퀘스트(Quest)라는 의료용 진단키트 전문회사에서 만든 건데, 412달러에 현재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어느 정도 되는지 알려줍니다. 의료업체들의 조기진단 기술 개발 경쟁도 아주 치열합니다.
기존 알츠하이머 표준 진단 방식과 절차가 너무 느리기 때문입니다. 우선 의사가 인지 능력을 검사하고 MRI나 PET 스캔으로 뇌 안을 들여다봅니다. 그런데 MRI나 PET 뇌 스캔으로 확인될 땐 이미 손쓸 여지 없이 병이 진행된 상태라는 게 문제였죠. 진단 이후엔 진행 속도를 늦추는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그래서 의료 연구기관과 제약사들이 치료제 개발만큼 피 검사 개발에 매달린 겁니다.
알츠하이머병은 뇌 신경세포인 뉴런에 아밀로이드 베타(Aβ)라는 단백질 조각이 엉겨붙어 생긴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아밀로이드 베타가 뇌에 덩어리로 뭉쳐 있으면 다른 곳의 농도가 낮아집니다. 그래서 뇌척수액이나 혈액 속 Aβ 농도가 얼마나 낮은지 보면 알츠하이머가 시작됐는지 알 수 있다는 겁니다. 요추에 큰 바늘을 넣어 뽑아야 하는 뇌척수액 검사보단 간편한 피 검사 개발에 더 몰렸죠.
더 획기적인 조기진단 기술도 나왔습니다. 스웨덴 예테보리대 연구진은 지난 7월 알츠하이머병 원인 물질인 인산화 타우(p-tau 181·217) 단백질 농도를 바이오마커로 손가락 끝에서 피 한 방울을 뽑는 것만으로 병을 진단할 수 있다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학계에선 조기진단이 가능해지면 아주 초기 단계에서 치매 치료제를 사용해 알츠하이머 발현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합니다. 박기형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교수는 “타우를 타깃으로 하는 혈액검사는 상당히 정확도도 높아 상용화될 경우 굉장히 획기적인 발전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 더 자세한 내용은 더중앙플러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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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봉·정수경·이가진 기자 mo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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