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우승, 국내 리그 팬 돌아오는 계기 되길”
한국의 사상 첫 우승을 이끈 신명관 감독(다나와)이 “이번 우승을 통해 한국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리그가 인기를 되찾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한국 대표팀은 1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소재 아프리카 콜로세움에서 열린 ‘펍지 네이션스 컵(PNC) 2023’ 마지막 날 경기(매치13~18)에서 65점을 추가하며 도합 172점에 도달, 정상에 올랐다.
한국 대표팀 내지는 한국 프로 팀이 국제대회에서 우승한 건 2019년 ‘펍지 글로벌 챔피언십(PGC)’에서 젠지가 정상에 선 이후 4년 만이다.
경기를 마친 후 기자실을 찾은 신 감독은 “2019년과 2022년에 우승권에 근접하고도 트로피를 못 들었는데 이번에 우리 국가대표팀이 해내서 굉장히 기쁘다”면서 웃었다.
신 감독은 “저희가 (신맵인) ‘비켄디’나 ‘태이고’에서 약점이 있기 때문에 (마지막날) 그 부분을 최대한 보완하려고 노력했다”면서 “기존 맵인 ‘에란겔’과 ‘미라마’는 원래 강점이 있기에 딱히 건들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한 “(선수 상황에서) 다른 팀들이 쫓아온다는 강박적인 느낌이 들면 제 경기력이 안 나온다고 생각했다. 웃으면서, 평상시와 같이 경기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계속 강조했다”고 밝혔다.
작년 태국 방콕에서 4위했을 때 대비 어떤 점에서 나아졌는지를 묻자 신 감독은 “엄청난 변화는 없었다. 다만 작년보다 운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자기장이라는 게 1페이즈, 2페이즈에서 좋다고 잘 되는 게 아니다. 중요한 타이밍에 우리가 잘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면서 “자기장 운이 따라줬을 때 정확히 캐치하고 점수를 많이 먹었던 거 같다”고 돌아봤다.
그는 국가대항전에서 영국의 저력에 대해 높이 평가하면서 “말도 안 되게 PNC만 오면 미쳐 날뛰는 거 같다”고 말했다. 그는 “첫 날 경기를 보고 ‘그저 그렇구나’ 했는데 어느 순간 우리 바로 밑에 있더라. 정말 대단한 정신력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막 부진한 팀은 없었던 거 같다. 대회 결과를 보시다시피 점수 차이가 거의 나지 않고 비슷했다”고 전했다. 이어 “모든 팀들에게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신 감독은 “저와 선수들이 잘해서 대표팀에 선발됐는데 우승을 선물했다는 점에서 감사한 기분”이라면서 “선수들이 책임감 있게 해줬기에 우승할 수 있었던 거 같다. 부담되는 자리에서 본인들의 몫을 다 해준 것 같아서 선수 모두에게 무척 감사한 마음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국내에서 배틀그라운드 인기가 조금씩 식어가는 걸 느끼고 있다”면서 “한국에서 국가대항전이 열리는 만큼 꼭 우승해서 팬들이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이번 우승을 통해 한국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리그가 인기를 되찾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 메인 오더를 맡은 ‘이노닉스’ 나희주는 “행복 지수를 숫자로 표현 못할 만큼 굉장히 행복하다”면서 “현재 이 자리에 있는 선수와 감독님 덕분”이라고 말했다.
‘로키’ 박정영은 “페이커 선수에게 조금 더 가까워진 것 같아 기쁘다”면서 웃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힘든 점 없이 항상 재밌게 임했다면서 “이번에 건강 보험료가 2500만원 가까이 나왔는데, (대회 상금으로) 낼 수 있게 되어 마음이 편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이번 대회를 통해 생각하고 이야기했던 피드백으로 크게 보완된 거 같다. 더 자신감 있게 PGC(글로벌 프로 대회)를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이번에 서브 오더로 활약한 ‘서울’ 조기열은 “그냥 행복하다”면서 “(메인 오더를 내려놓으면서) 부담을 덜었기 때문에 팀원들과 감독님께 지금 이 모습(조기열은 치킨을 차지한 매치에서 모두 MoM에 뽑혔다.)을 약속드렸고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승의 가장 큰 원동력은 목표가 굳건했기 때문이다. 확고한 마음이었기에 지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올해 처음 대표팀에 발탁된 ‘헤븐’ 김태성은 “형들에게 배운 게 많다”면서 “못 보여드려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믿고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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