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직원마저 4배 증가… 스트레스·분노가 부르는 '이 병'

신은진 기자 2023. 9. 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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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가 지난 3월 '주 최대 69시간' 근무를 추진해 논란을 빚은 가운데 정작 내부에선 화병 환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노·억울함 쌓여 '화병'으로국민의힘 박대수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고용노동부 직원 중 화병(질병코드 F43) 진단을 받은 직원은 2017년 43명에서 2022년 163명으로 5년간 약 4배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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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병은 다양한 정신적, 신체적 증상을 유발한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고용노동부가 지난 3월 '주 최대 69시간' 근무를 추진해 논란을 빚은 가운데 정작 내부에선 화병 환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연차사용도 제대로 할 수 없을만큼 업무가 과중하고, 휴가는 쓰기 어려운 부처로 유명하다.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에 따르면, 2022년 18개 정부 부처 중 공무원 평균 연차 휴가 미사용일이 가장 많은 부처는 고용노동부다. 고용노동부의 일반직 9급부터 고위 공무원까지 부여된 평균 연차 휴가 일수는 18.44일이지만 실제 사용한 휴가는 9.81일이었다. 연차 휴가 미사용 비율은 46.8%(미사용일 8.63일)로 18개 부처 평균 미사용 비율(31.7%)보다 훨씬 높았다. 화병이 쌓일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노동부 직원마저 벗어날 수 없는, '한국인의 질병'이라고도 불리는 화병과 그 해결법에 대해 알아보자.

◇분노·억울함 쌓여 '화병'으로
국민의힘 박대수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고용노동부 직원 중 화병(질병코드 F43) 진단을 받은 직원은 2017년 43명에서 2022년 163명으로 5년간 약 4배 늘었다. 같은 기간 우울증(질병코드 F32, 33) 환자도 281명에서 587명으로 2배, 공황장애(질병코드F41) 환자는 224명에서 399명으로 1.8배 늘었다.

이 통계는 요양기관에서 진단명을 확정받은 직원의 통계수치로, 병원 진료는 받지 않았지만, 증상을 겪는 직원 등을 더하면 실제 우울증·화병·공황장애를 겪고 있는 직원의 수는 더욱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부 직원들까지 시달리는 화병은 우리나라 문화와 관련한 정신의학적 증후군으로 우울증, 신체화 장애, 범불안 장애, 공황 장애, 공포증, 기분부전증 등의 증상이 혼합된 것을 말한다. 주로 분노, 억울함 등의 부정적 정서가 누적돼 생기며, 호흡곤란, 두통, 얼굴과 몸의 열기, 소화 장애, 불면증 등 굉장히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이는 사소한 일에도 분노를 폭발적으로 표출하는 분노조절장애나 무기력의 형태로 나타나는 우울증과도 다르다.

화병은 남편 혹은 시가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여성에서 흔하게 발생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엔 사회생활을 하는 직장인, 10대 학생들에게서도 흔하게 발생한다.

◇예민해지고 원인 없이 여기저기 아프다면 의심 필요
화병은 '다들 이 정도는 참고 산다'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병이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워낙 증상이 다양하기 때문에 다른 질환과 혼동하기도 쉽다. 그렇지만 만일 정확한 이유 없이 정신적·신체적 증상이 발생해 일상생활이 어렵다면, 한 번쯤 화병을 의심해야 한다.

화병의 의심될 땐 간단한 자가진단법을 이용해보자. ▲밤에 잠을 못 자고 자주 깨거나 자고 나도 개운하지 않다 ▲예민하고,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난다 ▲머리가 아프다 ▲소화가 잘 안 된다 ▲숨찬 기운이 올라오거나 숨이 차다 ▲화가 나면 얼굴에 열이 오르거나, 온몸에 열이 나면서 발끝까지 뜨거워진다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벌렁거린다 ▲만사가 귀찮고 의욕이 없다 ▲명치 끝에 돌덩이가 뭉쳐 있는 것 같다 ▲혓바늘이 돋고 음식을 삼키기가 힘들다 ▲아랫배가 고춧가루 뿌려진 듯 따갑고 아프다 ▲목 안에 뭔가가 꽉 차 있거나 걸려 있는 것 같다 등이 있다 등 12개 질문 중 두 가지 이상 해당하면 화병 가능성이 있다. 전문의에게 상담과 진료를 받아 볼 필요가 있다.

◇약물·상담 치료 필요… 머리 비우고 가벼운 운동도 도움
화병은 치료가 필요한 병이다. 화병으로 진단을 받았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치료해야 심신의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 대전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지애 교수에 따르면, 보통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화병을 ‘적응장애’ 혹은 '불안'이나 '우울장애'로 진단하고 항우울제나 항불안제와 같은 정신과적 약물 처방과 심리상담 등 정신 치료를 한다. 그 외 화병을 다스리는 방법으로는 명상, 조용한 음악 듣기, 따뜻한 차 마시기, 걷기와 같은 가벼운 운동, 일기 쓰기, 숙면 등이 있다.

화는 참는 게 답이 아니다. 잘 풀고 다스려야 건강한 정신과 신체를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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