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한방울로 각종 극초기 癌 동시 발견… 암 정복 기여 기대”
25년 간 암 사망률 50% 감소 목표
한국 6개 등 글로벌 130개 이상 가입
EDGC, 액체생검 활용 유전체 분석
AI 다중암 극초기 진단 기술 참여
현재 대장·폐 등 4개 암 진단 가능
향후 10개 암으로 확대 기대감
암 이외 치매 등 신경질환에도 활용
“피 한 방울로 여러 개의 1기 이전 극초기 암을 동시에 찾아낼 수 있습니다. 이런 액체생검을 활용한 독자적인 후성 유전체 기반 인공지능(AI) 진단 기술로 인류 암 극복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미국 정부의 글로벌 암정복프로젝트 ‘캔서 문샷(Cancer Moonshot)’에 지난달 말 합류가 확정된 국내 유전체분석진단기업 EDGC(이원다이애그노믹스)의 이민섭 대표는 최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프로젝트 참여 의의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 대표는 “혈액검사를 이용한 각종 암 조기 진단법 개발과 임상시험이 캔서 문샷의 핵심 과제”라며 “현재 미국 정부 관계자들과 참여 방법을 논의 중이며, 궁극적으로 프로젝트 일환으로 대규모 조기 암 검진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하버드 메디컬스쿨에서 유전체학 박사 후 과정을 마친 뒤 제네상스, 시쿼놈 등 유수의 제약·진단 기업에서 수석연구원 및 책임자로 일했다. 지난해 7월부터 EDGC 단독 대표를 맡고 있다. 다음은 이 대표와 일문일답.
-캔서 문샷은 무슨 뜻인가.
“달에 탐사선을 보낸다는 뜻의 ‘문샷(Moon Shot)’에 빗대 불가능해 보이는 암 정복에 도전한다는 의미다. 암과의 싸움에서 새로운 리더십을 발휘하고 협력을 촉진하는 등 암 관련 여정 전반에 걸쳐 진전을 이루기 위한 백악관의 프로젝트다. 버락 오바마 정부 때 시작했지만 큰 진척이 없다가 올해 2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점화했다. 향후 25년간 암 관련 사망률을 50% 이상 낮추겠다는 게 목표다. 암 진단 기술과 치료제 도입에만 연간 18억달러(2조4000억원)가 투입된다. 이번엔 이전과 달리 빅데이터, AI 같은 디지털기술을 활용한 암 조기 진단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국제 공동 프로젝트인가.
“미국 중심 프로젝트로 시작됐지만 그 영향력과 목적성 때문에 전 세계의 연구기관, 의학전문가, 기업들이 참여하며 공공과 민간의 실질적 협력과 공동 연구를 추구한다. 미 최대 암 연구소인 모핏암센터와 디지털의학학회가 설립한 ‘캔서 엑스(X)’가 주도하며 국립암연구소(NCI) 존슨앤존슨 아스트라제네카 인텔 등 130개 이상의 암 관련 기관, 글로벌 제약사, 디지털헬스케어 기업 등이 멤버로 가입돼 있다. 이달 초 워싱턴에서 캔서 엑스 멤버 서밋(대표 회의)이 처음 열렸고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의 참여 현황은.
“EDGC를 비롯해 루닛,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젠큐릭스, 싸이토젠, HLB파마진 등 6개 기업이 참여하는데 각각 나름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EDGC는 유일하게 액체생검을 활용한 후성 유전체 분석과 AI 다중암 극초기 진단 기술로 참여한다. 후성 유전체는 노화나 환경 등 유전자의 발현(단백질)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연구하는 최신 분야다. 얼마 전 캔서 엑스 창립 멤버이자 미국 10대 암병원인 ‘시티 오브 호프’와 협약을 맺었고 우리의 독자적인 후성 유전체 분석 플랫폼인 ‘에피캐치(EpiCatch)’ 컨소시엄에 합류키로 해 실질적인 협력에 들어갔다.”
-액체생검 활용 암 진단은 뭔가.
“혈액 내에 극미량 존재하는(떠 다니는) 암세포 유래 ‘순환종양 DNA’를 최첨단 전장 유전체 분석(NGS)을 이용해 검출하는 ‘온코캐치’ 서비스가 핵심이다. 암 발생과 관련된 후성 유전학적 변화(Methylation) 패턴을 측정하고 이를 AI 알고리즘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특히 암 DNA의 특징을 특수 효소를 활용해 측정하는 기술(제한효소법)을 독자 개발했다. 암 DNA에서 공통 발견되는 바이오마커(생체 표지자)를 분석함으로써 극초기 단계 여러 개 암을 동시에 진단할 수 있다. 암 재발 유무 확인, 맞춤형 표적 항암제 선택에도 활용 가능하다.
현재 대장암과 폐암 유방암 위암 등 4종을 한 번의 검사로 진단하는 기술을 완성했으며 국제학술지 논문 게재와 특허 출원을 마친 상태다. 온코캐치 암 진단은 홍콩을 시작으로 해외에서 이미 서비스되고 있으며 국내의 경우 ‘키트’ 생산에 대한 식약처 심사가 진행 중이다.”
-이 기술의 경쟁력은.
“기존의 해외 다른 다중암 진단 서비스 보다 기술적으로 유리할 뿐아니라 다양한 효용성과 확장성을 갖고 있다. 지금의 4개 암종에서 향후 10개 암종 동시 진단 및 모니터링 기술을 선보일 것이다. 아울러 암 외에 후성 유전체가 관련된 치매 등 신경퇴행성질환, 심혈관질환, 대사질환 등의 연구에도 활용될 수 있다.”
- 주목받는 액체생검에 대한 전망은.
“액체생검은 혈액 외에도 소변, 타액 등 다양한 체액으로 활용 가능하다. 침습적인 암 조직검사의 한계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 예를들어 지난해 미국유전학회에서 발표된 ‘폐포세척액’을 활용한 액체생검 기술은 폐암과 폐의 다른 양성질환을 높은 정확도로 판별해 낼 수 있다. 내시경으로 간단히 획득 가능한 폐포세척액에는 폐 조직에서 떨어져 나온 암세포와 종양미세환경 분비 입자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조직검사를 대체하기 보다는 암의 선별, 진단, 치료, 예후·재발 예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글·사진=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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