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정, 세계역도선수권 여자 최중량급 3관왕...아시안게임도 기대
여자 역도의 간판 박혜정(20·고양시청)이 세계역도선수권대회 여자 최중량급에서 3관왕에 올랐다.
박혜정은 16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2023 세계역도선수권 여자 87㎏ 이상급 경기에서 인상 124㎏, 용상 165㎏, 합계 289㎏을 들어 3개 부문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선수권은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과 달리, 인상, 용상, 합계에 모두 메달을 준다. 세계선수권 여자 최중량급에서 한국 선수가 3관왕을 차지한 건 박혜정이 최초다.
여자 역도 레전드 장미란 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도 현역 시절 해내지 못한 대기록이다. 장 차관은 2005년 카타르 도하, 2006년 도미니카공화국 산토도밍고, 2007년 태국 치앙마이, 2009년 한국 고양 등 총 4회나 세계선수권 챔피언에 올랐다. 하지만 이 기간 인상에선 매번 2위에 그쳤다.
당초 3개 부문 세계 기록(인상 148㎏, 용상 187㎏, 합계 335㎏)을 보유한 2020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리원원(중국)이 강력한 우승 후보였다. 하지만 리원원은 이날 인상 1, 2차 시기에서 연달아 130㎏를 드는 데 실패했다. 이후 부상으로 기권했다. 박혜정은 3관왕을 확정하고 포효로 기쁨을 표현했다.
박혜정은 '장미란 키즈'다. 장미란이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세계선수권 4회 우승 순간을 본 박혜정은 중학교 1학년 때 "역도를 하겠다"며 역도부가 있는 선부중학교를 찾아왔다. 박혜정은 한국 중학생 신기록(합계 259㎏), 주니어 신기록(290㎏)을 작성하며 '제2의 장미란'으로 불렸다. 박혜정은 "어릴 때부터 많은 분이 응원해주셨다. 정말 감사했다. 동시에 기대만큼 기록이 오르지 않아 부담감도 자랐다"며 "고교 3학년 때는 방황도 하고, 슬럼프도 겪었다"고 털어놨다. 박혜정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한다. 우승 후보 리원원과 다시 한번 우승을 다툰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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