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수원] 추가시간의 왕은 바셀루스…대구, 수원에 1-0 신승
순위 경쟁만큼 치열한 신경전이 그라운드 위에서도 펼쳐졌다. 승부는 후반 추가시간을 지배한 바셀루스의 존재감이 빛난 대구FC의 승리였다.
대구는 17일 오후 4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30라운드에서 1-0으로 이겼다. 90분 내내 치열한 몸싸움이 오갔고, 대구 벨톨라는 과격한 팔꿈치 사용으로 레드카드까지 받았다. 홈팀 수원은 수적 우위를 안고 대구의 골문을 노렸으나, 결정적인 장면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오히려 후반 추가시간 동안 홀로 공격을 이끈 바셀루스가 마침내 결승 골을 터뜨리며 웃었다.
대구는 이날 승리로 리그 3연승을 질주하며 올 시즌 처음으로 리그 4위(11승11무 8패 승점44) 자리에 올랐다.
수원은 이날 패배로 리그 5승 7무 18패 승점22을 기록, 12위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수적 우위에도 효과적인 공격 찬스를 잡지 못하며 다시 한번 공격의 부재를 뼈저리게 실감했다.
김병수 감독이 이끄는 수원은 3-5-2 전형을 내세웠다. 박희준·안병준이 전방에 배치됐다. 중원에는 김보경·고승범·카즈키로 구성됐다. 측면에는 김태환·김경중이 나섰다. 백3는 박대원·김주원·이규석, 골문은 양형모가 책임졌다. 웨릭포포·뮬리치·이기제는 벤치에서 출격을 기다렸다. 김보경이 두 달 만에 선발 기회를 잡은 것이 눈에 띄었다. 김병수 감독은 “투톱을 잘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 봤다”고 기용 배경을 밝혔다.
최원권 감독이 이끄는 대구는 3-4-3으로 맞섰다. 바셀루스·에드가·고재현이 전방에 배치됐다. 중원은 벨톨라·박세진, 측면에는 홍철과 장성원이 배치됐다. 백3는 김강산·홍정운·김진혁, 골키퍼 장갑은 최영은이 꼈다. 이날 생일을 맞이한 홍철은 주장 완장을 차고 수원월드컵경기장 그라운드를 밟았다.
전반 초반 경기장의 분위기를 끌어 올린 건 바셀루스였다. 그는 전반 7분 하프라인 아래에서부터 수원 선수 5명을 제친 뒤 박스 안 고재현에게 패스를 넣어줬다. 고재현은 곧바로 컷백을 시도했으나, 첫 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슈팅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3분 뒤에 김태환이 왼쪽 박스 밖에서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키퍼 최영은 품에 안겼다. 11분 뒤엔 바셀루스의 크로스가 에드가의 헤더까지 이어졌으나, 공은 골문 위로 벗어났다.
14분 김주원이 코너킥 상황에서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문 오른쪽으로 벗어났다. 3분 뒤엔 고재현이 박대원을 상대로 드리블 돌파에 성공했으나, 고승범이 멋지게 커버했다.
한편 이날 K리그1 데뷔전을 가진 이규석은 연이어 거친 몸싸움에 고전했다. 먼저 홍정운과 경합 상황에서 몸이 엉키며 통증을 호소했다. 이후에는 바셀루스와 충돌한 뒤 다리 통증으로 주저앉기도 했다.
수원은 전반 27분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다. 안병준이 김태환의 뒷공간 패스를 받아 곧바로 왼발 슈팅을 시도했다. 최영은의 팔을 절묘하게 피하는 슈팅이었으나, 공은 골문 오른쪽을 살짝 벗어나며 아쉬움을 삼켰다. 대구에서도 고재현의 왼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응수했으나, 골문 왼쪽으로 벗어났다.
42분에도 수원이 찬스를 잡았다. 깔끔한 후방 빌드업으로 대구 수비진을 제쳤다. 고승범이 김보경의 패스를 받은 뒤 왼발 슈팅을 시도했으나, 김진혁의 육탄 방어에 의해 막혔다. 이후 양 팀은 치열한 볼 경합을 펼쳤다. 수원이 마침내 공을 탈취했고, 카즈키의 패스를 받은 김보경의 질주로 이어졌으나 김강산에 의해 막혔다. 전반 추가시간은 2분이었으나, 소득 없이 끝났다.
김병수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3장의 교체 카드를 꺼냈다. 뮬리치·웨릭포포·이기제가 동시에 그라운드를 밟았다. 두 달 만에 선발 출전한 김보경은 전반전을 마친 뒤 교체됐다.
후반에도 거친 몸싸움은 이어졌다. 2분경 공중볼 경합을 펼친 바셀루스와 이규석이 강하게 충돌했다. 선수단이 모여 중재를 시도했지만, 바셀루스는 여전히 판정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후반 6분에는 홍철의 프리킥을 홍정운이 방향만 바꿔놓는 헤더를 시도했으나, 이번에도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이후 수원과 대구 모두 공격 마무리 작업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홍철의 패스는 바셀루스 발에 닿지 못했고, 뮬리치를 앞세운 수원의 역습도 수비에 막히며 공격이 무산됐다.
후반 9분 경기의 판도를 흔들 결정이 나왔다. 수원의 공격이 무산된 직후, 웨릭포포를 견제한 벨톨라가 과격한 파울을 범해 비디오판독(VAR)으로 이어졌다. VAR 판독 결과는 레드카드.벨톨라가 오른 팔꿈치를 다소 높게 들었다. 원정팀 대구가 수적 열세에 놓였다.
이후에는 수원의 파상 공세가 이어졌다. 웨릭포포, 뮬리치, 김태환이 연이어 대구의 골문을 노렸다. 하지만 모두 대구 수비벽에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유사한 장면이 계속 반복됐다. 거친 몸싸움에 경기 템포는 계속 끊겼고, 직접적으로 골문을 노리는 장면은 후반 30분까지 나오지 않았다. 직후 바셀루스가 개인 기량으로 왼쪽 측면 돌파를 시도했으나, 수적 열세의 대구에서 받아줄 선수가 없었다. 31분 에드가가 수원 박스 안에서 박대원을 압박하며 슬라이딩한 것이 행운의 유효슈팅까지 이어졌으나, 양형모 정면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유효슈팅은 뮬리치의 발끝에서 나왔다. 후반 36분 시도한 중거리 프리킥이 위협적으로 날아갔으나, 최영은 품에 안겼다.
후반전 추가시간은 무려 9분. 대구 바셀루스가 3차례나 공격 기회에 관여했으나, 모두 무산됐다. 하지만 바셀루스는 네 번째 기회만에 골망을 흔들었다. 추가시간 6분 경 수원 수비를 일대일에서 이겨낸 뒤 박스 안까지 진입해 골망을 흔들었다. 바셀루스의 리그 4호 골.
이윽고 수원 홈 관중석에선 침묵이 이어졌다. 마지막 뮬리치의 헤더마저 골문 위로 벗어났다. 대구는 리그 3연승, 수원은 리그 3연패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수원=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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