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병원 가야 할 아이 복통 증상 4
급성충수염
급성충수염은 '맹장염'이란 이름으로 더 익숙한 질환이다. 보통 충수염은 배꼽 주위에서 통증이 시작되고, 오른쪽 아래 부위로 통증이 이동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통증의 위치가 다양하다. 복통 위치만으로는 충수염을 진단할 수 없을 정도다. 또한 소아의 단순 장염과도 증상이 비슷할 때가 잦아, 증상만으로는 진단이 어려워 영상 검사가 필요하다.
한양대병원 소아외과 손준혁 교수는 "만일 아이가 갑자기 복통을 호소하는데 시간이 지나도 통증이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심해진다면 급성 충수염을 의심해야 한다"며 "충수염은 충수 돌기를 절제하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손 교수는 "충수염 초기는 수술 후 빠르게 회복할 수 있으나 염증이 심하면 충수가 터지기도 하고, 복강 내 염증이 확산하는 복막염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이 경우 수술이 복잡해지고 수술 후 회복기간도 길어지므로 조기 진단,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충첩증
장충첩증은 돌 전후 아이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급성 복통질환이다. 잘 먹고 잘 놀던 아이가 어느 날 갑자기 울고 보채기를 반복하는 특징이 있다. 몇 분간 울고 보채다가도 어느 순간 상태가 안정되나, 그 상태가 20~30분 정도 지나면 또다시 보채고 울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심한 경우는 점액질이 섞인 변을 보기도 하고, 구토를 하기도 한다.
장중첩증 진단은 초음파를 이용해 이뤄진다. 치료는 중증도에 따라 달라진다. 초기 장중첩증이라면 공기정복술이라는 비수술적 방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공기정복술이 실패하거나 장이 괴사해 복막염이 의심되는 경우엔 수술치료가 필요하다.
손준혁 교수는 "치료시기가 늦어지면 장중첩증 수술에 장 절제 수술까지 필요할 수 있다"며 "조금이라도 장중첩증이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신속히 응급실을 방문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중장염전
다소 낯선 이름의 중장염전은 위장관의 중간 부분인 소장 전체가 꼬여 장폐색을 일으키는 병이다. 흔하게 발생하는 병은 아니다. 태아의 발생과정 중 장 회전 이상이 발생해 선천적으로 장의 위치와 구조가 다르게 태어난 아이들에서 주로 발생한다.
장 회전 이상이 있는 아이들 대부분은 생후 한 달 이내에 증상이 나타난다. 중장염전이 있으면 태어난 후 정상적으로 잘 지내던 아이가 갑자기 초록빛 구토를 하고,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증상을 보인다.
손준혁 교수는 "초록빛 구토, 음식 섭취가 잘되지 않을 때 소아외과에선 중장염전을 가장 먼저 의심한다"며 "중장염전이 심각한 경우, 꼬인 장으로 인해 혈관이 눌리면서 소장으로 가는 혈액공급이 차단되고, 소장이 광범위하게 괴사하는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기 진단과 수술을 통해 꼬인 장을 빨리 푸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신생아가 구토를 하는 건 흔한 일이다"며 "그러나 우윳빛 토가 아니라 초록색 토를 하면 장폐색을 의심하고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돈된 서혜부 탈장
서혜부 탈장은 복강 내 장기가 사타구니나 부위로 빠져나오는 것으로, 소아외과에서 가장 많이 수술하는 질환 중 하나다. 보통 아기 기저귀를 갈거나 씻길 때 사타구니 한쪽이 볼록 튀어나오는 걸 보고 병원에 오는 경우가 많다. 서혜부 탈장은 자연적으로 없어지지 않으며,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그러나 아이가 증상은 느끼는 경우는 거의 없어 부모가 발견하는 게 중요하다.
손준혁 교수는 "서혜부 탈장은 아이가 특별히 호소하는 증상이 없어 응급으로 수술이 필요하진 않다"며 "그러나 일부 아이들은 탈출된 장이 탈장낭에 기어 문제가 발생하는 '감돈'이 생겨 응급처치와 수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감돈된 서혜부 탈장이 있으면 ▲멀쩡하던 아이가 갑자기 보채 살펴보니, 사타구니 쪽이 볼록하게 튀어나와 있고 ▲이 부위를 만졌을 때 심하게 아파하면서 자지러지게 운다.
손 교수는 "감돈된 서혜부 탈장이 지체되면 장 혈류가 차단되면서 장 괴사, 천공 등 심각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며 "발견 즉시 응급실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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