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학자금 대출 상환 시작… 소비 위축 우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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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학비를 내기 위해 연방정부로부터 학자금 대출을 받았던 수천만명의 미국인들에게 다시 '악몽'이 시작됐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유예됐던 학자금 대출 상환이 다음달 1일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신문에 따르면 연방정부로부터 학자금 대출을 받은 대학졸업자는 4380만명에 이르고, 이들의 미상환 대출액을 1인당 평균으로 나누면 3만7000달러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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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학비를 내기 위해 연방정부로부터 학자금 대출을 받았던 수천만명의 미국인들에게 다시 ‘악몽’이 시작됐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유예됐던 학자금 대출 상환이 다음달 1일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경제전문가들은 벌써부터 “미국 경기를 이끌었던 소비심리가 얼어붙을 것”이라는 우려마저 쏟아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16일(현지시간) “내년 미국인 전체 가계소득에서 최대 1000억달러(133조여원)가 학자금 대출 상환 명목으로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미국 대학은 1년에 1만~8만달러가 들 정도로 엄청나게 비싼 학비로 악명이 높다. 명문 사립대는 물론 공립인 주립대학들까지 졸업장을 따는 데 엄청난 금액이 들기 때문에 중산층 이하 가정 출신 학생의 상당수가 학자금 대출로 학업을 마치는 게 일반화돼 있다.
신문에 따르면 연방정부로부터 학자금 대출을 받은 대학졸업자는 4380만명에 이르고, 이들의 미상환 대출액을 1인당 평균으로 나누면 3만7000달러에 달한다.
매달 200~300달러씩 수십년을 내도록 설계된 기존 대출 상환 플랜에 따라 다음달부터 이들은 자신의 소득에서 빌린 돈을 갚아야 한다.
이들은 벌써부터 생활비를 줄이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뉴욕주 오위고에 사는 콜린 에반스씨 부부는 “300달러씩 절약할 방법을 찾고 있다. 사치품이라면 작은 것도 사지 않고, 식비도 50달러씩 줄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메릴랜드주 실버스프링의 보건소에서 일하는 몰리 케이시(27)씨도 “여행에 쓸 돈, 유흥비는 절반을 줄일 것”이라며 “그래도 불안감은 커질 것 같다”고 했다.
경제계에선 이로 인해 미국 경제가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정부의 소비 진작 대책 덕분에 연방준비제도(Fed)의 연쇄 기준금리 인상 여파도 선방을 해왔지만, 대출 상환자들의 지갑이 닫히면 하루아침에 경기가 얼어붙을 것이란 걱정이다.
미국 대형 유통업체인 타킷의 마이클 피들키 최고재무책임자는 “대출 상환은 수천만 가구에 재정적 추가 부담을 준다”며 “우리도 이점을 고려해 판매전략을 구상해야 한다”고 했다.
WSJ는 “학자금 대출자의 절반 이상이 팬데믹 기간 은행 신용카드 부채를 늘렸다”며 신용정보업체 트랜스유니온 자료를 제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대출 상환 부담에서 벗어난 이들의 33%가 자동차를 할부로 구입했고, 15%는 주택담보 대출을 받아 집을 샀다는 것이다. 이처럼 학자금 대출 상환 유예가 내수 진작 효과를 불러일으켰으며 미국 경제의 빠른 회복세를 견인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출 상환 재개가 경기 침체를 가져올 것이란 우려는 지나치다는 분석도 나온다. 웰스파고은행 자료에 따르면 상환 유예로 소비에 지출된 금액은 전체 소비자 지출의 0.4%~0.6%에 불과했다. 지난해 소비지출액이 18조달러가 넘었던 걸 감안하면 학자금 상환액 규모는 미미하다는 것이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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