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왕이, 내일 모스크바 방문… 북·러 회담 결과 공유할 듯
왕이(王毅) 중국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18일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다음 달 중국 방문과 지난 14일 진행된 북·러 정상회담을 논의할 전망이라고 홍콩 명보가 17일 보도했다.
명보는 이날 “김정은과 푸틴의 포옹, 동북아 정세에 변수를 더했다”는 제목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결산하는 사설을 싣고 중국의 입장을 분석했다.
중국 관영 매체가 북·러 공식 보도를 인용해 김 위원장의 동정만 논평 없이 단순보도하는 가운데 명보는 사설에서 “위험이 있으면 기회도 있다”며 북·러 밀착 이후 중국과 한·미·일 사이에 미묘한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북·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달 초 중·러 변경과 최북단인 헤이룽장성 모허(漠河)시 베이지(北極)촌을 찾았다”며 “시 주석이 러시아·북한과 이웃한 동북을 ‘북방을 향해 개방된 중요한 문호’로 규정하고 ‘동북아 지역 협력, 국내·국제 쌍순환을 연결하는 전략적 지위와 역할이 갈수록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6~8일 시 주석이 헤이룽장성을 시찰하며 러시아·북한과의 협력을 강조한 발언이 이번 북·러 정상회담과 교감 속에서 나왔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사설은 또 “북·러 포옹이 정세의 긴장만 부른 것은 아니다”라며 “윤석열 정부가 북·러 접근을 대중국 관계를 개선할 계기로 삼고자 시도하면서 한·중·일 3국 정상회담 연내 개최를 서두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역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조건 없이 김정은과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힌 점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18일 러시아를 방문하는 중국 외교부장의 의제에 북·러 회담 결과가 포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 외교부는 이미 공개한 왕이 부장의 러시아 방문을 발표했지만, 중국은 아직 공식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사설은 끝으로 푸틴 대통령이 다음 달 베이징을 방문한다며, 김정은의 연내 방중 가능성도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中 전문가 “한·미 서해 연합훈련으로 압박”
한편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는 김정은 러시아 방문과 맞물려 서해에서 진행된 한국·미국·캐나다 3국의 서해 연합훈련에 주목했다. 중국의 시사평론가 창뤄원(常洛聞)은 16일 인터넷매체 관찰자망 기고문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협력은 미국식 질서에 직접적인 도전이며 미국의 신용과 권위를 크게 약화시켰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과 한국, 캐나다가 서해 해역에서 ‘인천상륙작전 73주년 기념’을 명목으로 한 군사훈련은 도발과 타진이며 보복이자 억지이며 직접적인 압박”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중국 인민해방군 역시 7개 함대를 파견해 서로 다른 해역에서 훈련을 진행했다며 “이러한 대응 방식이 미국이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라고 주장했다.
또 “2024년 미국은 대통령 선거를, 한국은 국회의원 선거를 진행하며 두 나라의 국내 정치 분위기는 모두 건강하지 않은 긴장 상태에 처해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발의 강도를 높여왔던 북한의 과거 도발 패턴에 러시아와 중국이 동참할 수 있음을 우회적으로 밝힌 발언으로 풀이된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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