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롤렉스 올리니 5분 만에 5000만원 거래…어디? [내일은 유니콘]
유명 명품 시계 모델이다. 중고가로 약 6000만원대에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이런 고가 시계가 국내 명품 중고 거래 앱을 통해 팔려 화제다. 통상 명품 거래는 직접 제품을 보거나 중고전문점을 통해 유통돼 왔다. 금액 단위가 크기도 하거니와 진품 감정 여부도 중요해서다. 그런데 이 앱. 오데마피게뿐 아니다. 롤렉스(GMT master2, 5400만원), 에르메스(켈리 백, 2590만원) 등 다양한 중고 명품의 비대면 거래를 성사시켜 더욱 눈길을 끈다.
그 덕에 창업 1년 만에 누적 매출액 100억원 돌파, 창업 초기부터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명품 중고 거래 플랫폼 ‘에픽원(Epic One)’ 얘기다.
이제 30대 초반이지만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나름 인지도가 있는 인물이다. 일전에 AI 기반 신발 추천 서비스 ‘트라이문’을 창업 후 매각한 경험이 있어서다. 이후 여러 스타트업 성장에 기여하다가 지난해 예전 창업 멤버들과 다시 의기투합, 말 그대로 ‘쩌는 경험’을 선사하는 회사를 만들어보자 해서 지금 이름의 서비스 회사를 창업했다.
그는 “왜 아무개 마켓에서 ‘명품’을 위험하게 거래하고 있을까. 왜 지금 갖고 있는 명품을 팔고 싶은데 비교해주고 안전하게 거래해주는 플랫폼이 없을까를 고민하다가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고 운을 뗐다. 중고차 시장이 ‘레몬 마켓(소비자 정보 부족 시장)’이었던 것처럼 명품 시장도 개척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논리다.
Q. 창업한 지 1년도 채 안 돼 누적 100억원 매출액에 초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비결 3가지는.
우선 ‘기업은 무조건 이익을 내야 한다’는 마인드셋이다. 흑자 운영이 고객 가치 제안과 양립할 수 없는 ‘트레이드 오프’처럼 여겨졌던 시대는 지났다. 그런 시대에서도 밸런스를 잘 맞춘 회사는 존재했고 우리도 그걸 지키는 중이다.
두번째, 결과 중심적 사고다. 우리끼리는 ‘임팩트에 집중하자(Focus on Impact)’는 조직 문화가 있다. 그럴싸해 보이는 ‘디자인 중심 사고’를 철저히 배제하고 실적에 집중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예를 들어 ‘그냥 예쁘기만 한’ A 대신 ‘거래 신청 전환율’을 높이는 선택지 B를 선택하는 거다.
마지막으로 기술을 통한 운영 효율화다. AI 식별 기술로 어디에서도 콤팩트하게 제공하지 못하는 명품 시세를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한다. 이를 통해 편리함과 효율성을 제공하려고 노력했다.
Q. 사고파는 과정이 궁금하다.
에픽원에서는 단 5분 만에 판매가 가능하다. 판매자가 ‘즉시 판매’를 신청할 경우 매입가 산정 시간은 단 3초다. 사진 5장으로 사이트에 바로 내 물건을 올릴 수 있다. 이외에도 구매자를 매칭해주는 ‘거래 매칭’ 방식도 있다.
구매는 ‘입찰 구매’ ‘일반 구매’가 있다. 희소성 있는 물건들은 입찰을 통해 거래가 이뤄진다. 5만원씩 높여 부를 수 있고 입찰되면 예약금 납부 후 구매 가능하다. 일반 구매는 희소한 컬렉터블은 아니지만 여전히 하이엔드인 물건들이다. 카드 결제로 신속하게 구매 가능하다.
롤렉스 인기 모델 GMT master 2(오이스터, 40㎜, 에버로즈 골드)가 5400만원에 팔렸다. 공식 홈페이지 권장 가격보다 200만원 정도 높게 팔렸다. 정품 박스가 모두 있고 찍힘, 기스가 없는 경우 구입하는 사람들이 보관 상태가 좋다고 판단해 이런 거래가 성사되기도 한다.
Q. 기술적인 부분도 중요할 텐데 AI 기술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나.
AI 기술의 초기 비용은 좀 들었지만, 딥테크 기업이 아니다 보니 ‘최소 비용’으로 기업 운영이 가능했다. 상품을 구별하는 AI 기술을 중심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R&D(연구개발)에 돈을 쏟아붓는 상황이 아니다. 그래서 흑자전환도 초기에 이룰 수 있었다.
Q. 홍콩에서도 에픽원 사이트 운영 중이라고. 해외 확장 전략은.
한국에서만 사용되고 있는 에픽원 ‘앱’을 홍콩, 일본, 한국 등에 보급하는 게 일차적 목표다. 아시아 시장 고객 확보 이후 더 글로벌하게 나아갈 생각이다.
에픽원은 ‘직매입’ ‘영상 기록’으로 신뢰도를 확보했다. 물건의 절반 이상이 직접 검수하는 직매입이고 검수 과정을 모두 영상으로 기록, 구매자에게 전달한다. 우리는 일반적인 명품 중고 거래와 달리 ‘네고(가격 흥정)’가 없다. 처음 산정한 가격 그대로 간다. 이런 과정을 거치고 물건이 구매자에게 도착하면 대부분 만족해한다.
Q. 에픽원이 앱으로 운영된다. ‘신뢰도’와 함께 갈 수 있는 건가.
우리는 반품 건수가 0에 수렴한다. 그만큼 물건에 자신이 있고 소비자들의 불만족이 적다. 앱의 사용과 상관없이 결국 소비자가 물건을 신뢰하면 기업은 성장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그게 안 지켜져서 문제가 생기는 거다.
우리 고객들의 대부분은 컬렉터다. 실제로 고객 중에는 구매한 ‘시계’ 품질이 마음에 들어 아내 ‘가방’도 구매한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처럼 연쇄적으로 구매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에픽원의 품질에 만족 못한다면 이러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어디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와우 포인트(프로덕트 가치를 깨닫는 순간)’를 끊임없이 제공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다. 빠른 개발 속도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고객의 수요에 맞춰 움직일 계획이다. 언제 어디서든 ‘명품’을 믿고 거래할 수 있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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