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가계대출, 이달 보름 새 또 8천억원↑

조시형 2023. 9. 17. 06:2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조시형 기자]

지난달 이후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다시 뛰는 가계대출을 억제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지만, 증가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5대 은행에서 거의 2년 만에 신용대출까지 반등할 조짐을 보이고, 전세보증금 반환용 주택담보대출도 점차 늘어나면서 갈수록 가계부채 위험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 대출 현장점검·한도축소 등에도 꺾이지 않는 가계대출 수요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4일 현재 가계대출 잔액은 681조6천216억원으로, 8월 말(680조8천120억원)보다 8천96억원 늘었다.

5월 이후 5개월 연속 증가세로, 이 추세대로라면 9월 증가 폭이 8월(1조5천912억원)을 웃돌 가능성도 있다.

대출 종류별로는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를 주도하는 주택담보대출이 보름 사이 6천176억원(514조9천997억원→515조6천173억원) 불었다.

이달 들어 은행별로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연령 제한이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기준 조정을 통한 한도 축소 등이 시작되면서 증가세는 지난달(2조1천122억원)보다 다소 둔화했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대출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신용대출은 3천445억원(108조4천171억원→108조7천616억원) 늘었다. 만약 월말까지 증가세가 유지되면 2021년 11월(+3천59억원)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처음 5대 은행의 신용대출이 반등하게 된다.

5대 시중은행의 흐름으로 미뤄 전체 은행권과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세도 4월 이후 9월까지 6개월째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한은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과 금융권 가계대출은 각 6조9천억원, 6조2천억원 늘었다. 은행권 증가 폭(6조9천억원)은 2021년 7월(9조7천억원) 이후 2년 1개월 만에 가장 컸다.

◇ 이달에만 50년 주담대 1.2조 늘고 신용대출 반등…"자산시장 자금 이동"

금융당국으로부터 가계대출 급증의 주범으로 지목된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의 인기도 여전하다.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14일 기준 50년 만기 상품의 대출 잔액은 3조9천749억원으로 이달 들어서만 1조1천739억원 더 늘었다.

보름간의 통계인 만큼, 8월 전체 증가액(2조2천180억원)과 비교해 뚜렷하게 속도가 줄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지난달 말부터 금융 당국이 각 은행에 인력을 파견해 '가계대출 현장 점검'까지 벌인 점 등을 고려하면 의외의 결과다.

더구나 KB국민은행의 경우 13일 당국이 공식 규제 방침을 발표하기에 앞서 이미 이달 1일부터 50년 만기 상품의 DSR 산정 과정에서 만기를 40년으로 제한해 한도를 줄여왔다.

우리은행도 13일부터 같은 방향으로 기준을 바꿨고, 하나은행은 14일 오후 6시부터 보금자리론을 제외한 주택담보대출 최장 만기를 50년에서 40년으로 줄여 사실상 50년 만기 상품을 없앴지만 앞으로 대출 축소 효과가 얼마나 뚜렷하게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신용대출까지 다시 살아나는 배경에 대해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행 기준으로 신용대출 잔액이 2021년 9월 피크(정점)를 찍은 뒤 계속 줄었는데, 이달 14일을 기준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며 "신용대출은 투자 수요에 크게 영향을 받는데, 다시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 내년 상반기까지 전세금 반환용 대출 집중…집주인, 평균 7천만원 메워야

전세보증금 반환용 주택담보대출 수요도 앞으로 가계대출 관리에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전세 시세가 기존 전세보증금 수준보다 낮은 '역전세'가 급증하면서, 모자란 보증금을 메우려는 집주인의 대출이 올해 하반기 이후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으로 잔존 전세 계약 가운데 역전세 위험 가구의 비중은 서울, 비수도권, 경기·인천 지역에서 각 48.3%, 50.9%, 56.5%에 이른다.

역전세 상태 주택의 현재 전셋값은 기존 보증금보다 평균 7천억원 정도 적었다. 그만큼 대출 수요가 있다는 뜻이다.

특히 역전세 상태 계약 가운데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 각 28.3%, 30.8%의 만기가 집중적으로 돌아온다.

실제로 5대 은행의 전세보증금 반환용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액도 올해 1월 4천717억원에서 8월 7천255억원으로 54%나 불었다.

한은 역시 지난 14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단기적으로 연초부터 이어진 주택 매매 확대, 하반기 아파트 입주·분양 예정 물량 증가, 임대인 보증금 반환 대출수요 등이 가계대출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시형기자 jsh1990@wowtv.co.kr

Copyright © 한국경제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