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솟은 돌기둥' 세계적 명산…무등산 정상, 57년 만에 열린다
“무등산의 지질유산과 문화유산을 잘 연계하고, 학술적 노력과 교육·홍보에 관심을 쏟았다.”
유네스코 집행위원회가 지난 2월 24일 광주광역시에 있는 무등산을 ‘세계지질공원’으로 재인증한 이유다. 앞서 유네스코는 지난해 9월 현장심사 후 재인증이 유력함을 의미하는 ‘그린카드(Green Card)’를 부여한 바 있다.
무등산권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공동대표인 허민(62) 교수는 “세계지질공원은 세계 15개 신규 신청지역 중 5곳이 ‘레드카드(Red Card)’를 받았을 만큼 심사가 까다롭다”며 “유네스코가 권고한 이행조건을 4년간 준수한 게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서석대~인왕봉 780m…23일 공식 개방행사
유네스코의 세계지질공원 재인증을 받은 무등산이 오는 23일부터 정상인 인왕봉(人王峯)을 상시 개방한다. 무등산 정상에 1966년 12월 20일 방공포대가 주둔한 지 57년여 만이다.
개방 구간은 서석대에서 군 부대 후문을 지나 인왕봉을 오르내리는 왕복 780m 코스다. 광주시는 공군, 국립공원공단 등과 함께 이날 오전 개방행사를 열고 상시 개방을 공식화한다.
무등산 정상은 1966년 방공포대 주둔 후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돼왔다. 국방부와는 2015년 12월 방공포대 이전협약 등을 맺었지만 사업에 진척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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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2025년까지 부대 이전 완료”
이번 정상 개방은 그간 광주시와 시민단체 등이 무등산의 학술적 가치와 환경훼손 등을 근거로 이전을 촉구해온 결과다. 무등산 정상은 인왕봉과 천왕봉(天王峯), 지왕봉(地王峯) 등 3대봉으로 구성돼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방공포대는 2025년까지 이전을 완료하는 게 목표”라며 “부대가 옮겨간 후에는 현재 방공포대 안에 있는 천왕봉과 지왕봉도 상시 개방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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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정상부 주상절리대, 백악기 화산폭발로 생성
무등산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중 한 곳이다. 군 부대가 주둔한 무등산 정상 3봉과 서석대, 입석대 등 20곳에 지질명소가 있다. 이중 하늘을 향해 솟아오른 돌기둥이 절경을 이룬 서석대와 입석대는 2005년 천연기념물 제465호로 지정됐다.
무등산 주상절리대는 8700만~8500만년 전인 중생대 백악기 화산폭발로 형성됐다. 세 차례 이상 분화 과정에서 천왕봉과 입석대·서석대·광석대·신선대 등에 주상절리대가 형성됐다. 제주 바닷가 등 다른 주상절리대와 달리 해발 750m~1187m 고지대에 분포된 점도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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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지질공원 지위, 2026년까지 유지
무등산은 지난 2월 유네스코의 세계지질공원 재인증을 받으면서 지질탐방의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유네스코 측은 2018년 첫 인증 당시 제시했던 권고사항을 4년간 충실히 이행했다고 판단했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의 지위는 오는 2026년까지 유지된다.
유네스코는 무등산을 끼고 있는 광주시·전남도·담양군·화순군 등 4곳이 지질공원 운영과 학술가치 발굴에 협력한 점 등도 높이 평가했다. 담양 추월산 구상암과 담양 하천습지, 금성산성 화산암군, 담양 가마골 등 지질명소 4곳을 추가 발굴한 점도 인정받았다.
“세계적 명산의 생태·문화가치 재확인”
송용수 광주시 기후환경국장은 “세계지질공원 재인증은 무등산이라는 세계적 명산의 지질·역사·문화·생태적 가치를 재확인한 것”이라며 “지질명소와 생태환경을 보호함과 동시에 지속가능한 발전을 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최경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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