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을 거둔 히샤를리송, 손흥민 대신 교체 투입돼 1골 1도움 드라마… 부활 시작됐다

히샤를리송(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토트넘홋스퍼 합류 후 1년 내내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던 히샤를리송이 셰필드유나이티드전에서 팀 승리를 이끌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1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5라운드를 치른 토트넘홋스퍼가 셰필드유나이티드에 2-1 승리를 따냈다.

경기 전 토트넘은 3승 1무로 선두를 바짝 추격 중이었고, 셰필드는 1무 3패로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해 강등권 바로 위까지 떨어져 있었다. 결과는 예상대로지만 내용은 그렇지 않았다. 토트넘은 셰필드의 탄탄한 수비와 집요한 시간지연에 고전했다.

토트넘은 앞선 4라운드에서 손흥민을 최전방에 기용하는 전략으로 번리에 5골을 퍼부으며 대승을 거둔 바 있다. 하지만 셰필드는 탄탄한 수비에 '침대축구'까지 불사하며 집요한 수비를 펼쳤다. 스트라이커치고 체격이 작은 손흥민이 쓸 공간은 없었다. 게다가 셰필드의 구스타보 하머르가 먼저 골을 넣었다.

후반 35분 손흥민 대신 히샤를리송이 투입되는 등 교체 3장이 동시에 이뤄졌는데, 이때만 해도 가망 없는 도박처럼 보였다. 히샤를리송은 지난해 여름 토트넘 역대 최고 이적료로 영입됐지만 한 시즌 동안 EPL 1골에 그치는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최근 브라질 대표팀에서도 동료들이 2경기 6골을 몰아치는 동안 주전 스트라이커 히샤를리송은 무득점에 그쳤다. 벤치에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여기서 무너지지 않은 히샤를리송은 "영국으로 돌아가면 심리치료를 받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일어서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그 의지는 A매치 후 첫 경기에서 바로 결실을 맺었다. 후반 추가시간 7분, 이반 페리시치의 코너킥을 받은 히샤를리송이 머리로 골을 터뜨렸다. 최근 히샤를리송은 쉬운 슛 기회에서도 쓸데없는 생각이 많아진 듯 어설픈 발재간을 시도하다가 실패하곤 했다. 하지만 코너킥 상황에서의 헤딩슛은 아무 생각이 필요 없었다. 좋은 운동능력과 결정력이라는 장점을 모처럼 발휘했다.

한번 물꼬가 트이자, 발로도 활약했다. 문전에서 슛을 하지 않고 데얀 쿨루세프스키에게 깔끔하게 밀어줘 역전골을 어시스트했다.

히샤를리송이 막판 1골 1도움을 몰아치면서 토트넘은 연승을 이어갈 수 있었다. 앞서 카라바오컵 경기에서 1골을 넣었기 때문에 이번 시즌 기록은 2골 1도움이다.

히샤를리송의 부활은 그동안 대신 최전방에 배치돼 온 손흥민에게도 악재 아닌 희소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날 상대한 셰필드처럼 수비라인을 한껏 내리고 집요하게 수비하는 팀을 만나면, 손흥민은 최전방보다 2선에서 활약하는 게 더 편하다. 이런 날은 히샤를리송과 공존해야 한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앞으로 '손톱'과 '손흥민+히샤를리송' 중 경기에 따라 적절한 카드를 골라 쓸 수 있게 됐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