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토트넘, '손흥민 침묵'에도 강했다… 교체 마법으로 추가시간 2골 몰아치며 셰필드 격파

히샤를리송(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토트넘홋스퍼가 셰필드유나이티드 상대로 90분 내내 고전했지만 추가시간 2골을 몰아치는 엄청난 반전 드라마로 승리를 따냈다.

1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5라운드를 치른 토트넘홋스퍼가 셰필드유나이티드에 2-1 승리를 따냈다.

경기 전 토트넘은 3승 1무로 선두를 바짝 추격 중이었고, 셰필드는 1무 3패로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해 강등권 바로 위까지 떨어져 있었다. 결과는 예상대로지만 내용은 그렇지 않았다. 토트넘은 셰필드의 탄탄한 수비와 집요한 시간지연에 고전했다.

토트넘은 '손톱'을 유지했다. 스트라이커 손흥민 뒤에 마노르 솔로몬, 제임스 메디슨, 데안 쿨루세프스키가 배치된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이브 비수마와 파페 사르였다. 포백은 데스티니 우도기, 미키 판더펜, 크리스티안 로메로, 페드로 포로가 구성하고 골키퍼는 굴리엘모 비카리오였다.

셰필드는 올리버 맥버니, 카메론 아처 투톱 뒤에 미드필더 구스타보 하머르, 제임스 매카티, 비니시우스 수자를 세웠다. 윙백은 루크 토마스와 제이슨 모글이 맡았다. 스리백은 잭 로빈슨, 아넬 아흐메드호지치, 크리스 배셤이었고 골키퍼는 웨스 포더링엄이었다.

전반 9분 포문을 연 사르의 중거리 슛이 골키퍼에게 잡혔다. 세필드는 11분 토트넘 문전에서 깔끔한 패스 연결 후 맥버니의 오른발 슛으로 응수했는데 수비 몸에 맞았다. 17분 쿨루세프스키의 크로스를 머리로 받은 선수도 사르였다.

전반 19분 비수마가 폭발적인 드리블로 셰필드 수비진 사이를 정면으로 뚫었다. 왼발 슛은 포더링엄에게 막혔지만 상대 간담을 서늘하게 할 만한 플레이였다.

전반 21분 손흥민의 첫 슛이 나왔다. 페널티 지역 밖으로 나가 솔로몬의 패스를 받은 뒤 대놓고 감아찼다. 포더링엄이 선방했다.

셰필드의 역습이 강력했다. 전반 23분 윙백 모글이 롱 패스를 받아 침투, 문전으로 내준 공을 매카티가 논스톱으로 슛까지 연결했다. 순식간에 벌어진 상황이었는데 비카리오가 발로 간신히 차냈다.

이후 솔로몬, 메디슨 등 토트넘 선수의 슛이 이어졌지만 모두 골키퍼 방어에 막혔다. 포더링엄은 공이 튕겨나가지 않게 해 문전으로 쇄도하는 손흥민에게 2차 기회를 주지 않았다. 전반 39분 손흥민의 헤딩슛은 빗나갔다.

전반 40분 왼쪽 측면을 활용, 사르의 스루패스를 받은 솔로몬이 문전으로 내주고 메디슨이 받자마자 왼발로 슛하는 좋은 패턴의 공격이 전개됐다. 왼발슛이 살짝 빗나갔다.

전반 추가시간 예능의 연속으로 토트넘이 득점 기회를 잡았다. 포더링엄이 페널티 지역에 걸친 곳에서 공을 잡으려다가 아차 싶어 살짝 토스한 뒤 팔을 내렸지만 이미 경고와 함께 핸드볼이 선언된 뒤였다. 토트넘은 프리킥 상황에서 물 마시고 돌아가는 척하던 쿨루세프스키에게 기습적으로 연결한 뒤 강슛을 날리는 패턴을 시도했는데 킥이 빗나갔다.

전반 추가시간까지 끝나기 직전, 셰필드의 코너킥이 맥버니의 머리에 정확히 전달됐다. 헤딩슛을 비카리오가 잡아낸 것을 마지막 하이라이트 삼아 전반전이 마무리됐다.

후반전에도 토트넘은 밀어붙였지만 골이 나지 않았다. 12분 문전에 공이 흐르자 손흥민의 왼발슛을 날렸는데 수비의 블로킹에 막혔다.

파상공세가 이어졌다. 후반 21분 쿨루세프스키의 패스를 받은 솔로몬의 왼발 강슛이 골대 위로 떴다.

후반 25분 셰필드가 매카티 대신 올리버 노우드를 투입했다.

토트넘의 공세를 근근이 막아내며 역습을 호시탐탐 노렸던 셰필드가 롱 스로인으로 오히려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후반 28분 코너킥에 가까운 위치에서 날아온 롱 스로인이 문전에서 어느 선수의 머리도 닿지 않고 땅에 튕겼다. 이 공에 달려든 하머르의 왼발 슛이 골대에 맞고 들어갔다.

후반 35분 사르, 손흥민, 솔로몬이 빠지고 히샤를리송, 브레넌 존슨, 이반 페리시치가 일제히 투입됐다. 존슨은 토트넘 데뷔전을 치렀다. 동시에 셰필드는 하머르를 빼고 톰 데이비스를 넣었다.

후반 42분 롱 패스를 받아 배후로 침투한 존슨이 첫 슛으로 동점골을 넣은 듯 보였다. 하지만 비수마의 롱 패스가 발에서 떠나는 순간 오프사이드였다는 판정에 따라 무효 처리됐다. 44분 히샤를리송의 헤딩슛은 살짝 떴다. 45분 쿨루세프스키의 오른발 강슛은 선방에 막혔다.

손흥민(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홋스퍼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경기 내내 셰필드가 골킥을 최대한 늦게 처리하고 선수들이 유독 자주 넘어지는 등 시간 지연 행위가 잦은 경기였다. 추가시간은 12분이나 됐다.

토트넘은 판더펜과 포로를 빼고 에메르송 로얄과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를 투입하며 마지막 전술 변화를 줬다.

변화가 먹혔다. 추가시간 8분, 코너킥을 받은 히샤를리송의 헤딩골이 골망을 흔들었다. 히샤를리송의 이번 시즌 리그 1호 골이다. 지난 시즌 내내 리그 1골에 그치며 극심한 부진에 빠졌고, 심리치료까지 추진한 것으로 알려진 히샤를리송이 비교적 이른 시기에 골을 터뜨리며부활의 조짐을 보여줬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추가시간 10분 쿨루세프스키가 왼발로 접고 평소에 잘 쓰지 않는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패스를 준 히샤를리송은 이날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이후 셰필드의 맥버니가 경고누적 퇴장까지 당하며 토트넘이 승리를 굳혔다. 토트넘이 연승 행진을 4경기로 늘렸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