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자국만 남았다" 오타니 라커룸서 짐 다 뺐다, 에인절스와 이대로 끝?

조은혜 기자 2023. 9. 1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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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아직 정규시즌 끝나지 않았는데 LA 에인절스 라커룸 안 오타니의 짐이 모두 사라졌다. 오타니가 라커에서 짐을 모두 뺐다.

'LA 타임스' 등 미국 현지 언론은 16일(이하 한국시간) "오타니가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2-11로 패한 후 클럽하우스 안에 있는 그의 라커에서 대부분의 개인 소지품을 치웠다"고 보도했다. 이날 디트로이트에게 패한 에인절스는 3연패에 빠졌고, 지구 우승 가능성이 완전히 소멸했다.

LA 타임스는 "오타니의 신발들은 물론 친구들과 팀 동료들에게 받은 작은 개인 물품까지 모두 사라졌다. 자리에 남은 것은 향수 한 병과 에인절스 셔츠 두 벌, 에인절스 세면도구 가방, 시애틀 올스타전 더플백과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물건들이 남긴 먼지 자국들뿐이었다"며 "심지어 오타니의 워터저그는 쓰레기통에 있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오타니는 에인절스의 패배 전까지는 경기장과 클럽하우스에 있었다. 답을 찾기 위해 취재진이 30분 동안 클럽하우스에 머물렀지만, 에인절스 구단은 17일에 업데이트된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말 이외에 오타니의 라커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일본 야구 전문 매체 '풀카운트'는 "갑작스러운 '이별' 같았다"면서 "오타니의 배트와 스파이크 등 야구 도구가 없어져 있었다. 라커 앞에는 올스타전에서 사용한 보스턴백이 놓여 있었고, 팀에서 지급하는 연습복이 옷걸이에 걸린 상태였다. 마치 시즌이 끝난 뒤 같았다"고 오타니의 라커 상태를 자세하게 묘사했다.

경기장 직원에 따르면 오타니는 경기가 끝난 뒤 필 네빈 감독의 기자회견 직전에 클럽하우스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선수들과 달리 텅 빈 라커를 확인한 취재진도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풀카운트는 "네빈 감독 취재를 마치고 클럽하우스에 모인 미국과 일본 미디어 약 20명이 소란스러워졌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오타니의 라커를 확인한 동료 브렛 필립스도 '오타니는 어디 갔지? 난 모르겠다'고 동요했다. 미국 '디 애슬레틱'의 에인절스 담당 기자 샘 블럼은 '그는 슈퍼스타야!'라고 외치며 구단 홍보팀에 따지는 등 살벌한 기류가 흘렀다"고 전하기도 했다.


오타니는 지난 4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을 끝으로 경기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튿날인 5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을 앞두고 타격 훈련을 하다 오른쪽 옆구리를 다쳤고, 염좌 진단을 받은 뒤 11경기 연속 결장. 이날 디트로이트전을 앞두고도 훈련은 했지만 라인업에서는 이름이 빠졌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네빈 감독은 오타니가 곧 경기에 나설 수 있을 것 같다고 얘기했다. 다만 네빈 감독은 "오타니가 좋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스윙도 올라오긴 했지만 경기에 나설 정도는 아니다. 오타니가 풀스윙을 하는 게 편안하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투수로서 먼저 시즌을 마감했던 오타니였다. 오타니는 지난달 24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강판된 뒤 오른쪽 팔꿈치 인대 손상이 발견되면서 투수로서 시즌을 끝냈다. 오타니의 에이전트에 따르면 팔꿈치 회복을 위해 어떤 절차를 밟을지는 아직 고심 중인 단계다. 이후 오타니는 지명타자로 경기를 계속 이어 나갔으나, 옆구리 부상이 오면서 투수와 타자 모두 휴업 중에 있었다.


오타니는 월드시리즈가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가 될 예정이고, 오타니의 에인절스 잔류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고 점쳐지고 있다. LA 타임스는 "에인절스가 재계약을 하지 않는 한, 오타니는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고 '이미' 마지막 경기를 치렀을 가능성도 있다"고 표현했다.

오타니는 에이절스에서 투수로 5시즌 통산 86경기 481⅔이닝을 소화해 38승19패 평균자책점 3.01을 기록했다. 타자로는 6시즌 통산 701경기에 나서 483타수 681안타 171홈런 437타점 86도루, 타율 0.274, OPS 0.922로 맹활약을 펼쳤다. 2018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상을 받았고, 2021년에는 만장일치로 MVP로 뽑혔다. 올스타 3회, 실버슬러거 1회에 선정 기록도 있다. 

올해에는 홈런 44개를 기록하며 1위를 기록, 홈런왕 등극이 유력하다. 시즌이 얼마 남지 않은 현재, 35홈런으로 2위인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루이스 로버트 주니어와도 격차가 크다. 올 시즌 투수로 23경기 132이닝 10승5패 평균자책점 3.14, 타자로는 135경기 497타수 151안타 타율 0.304, 44홈런 95타점 OPS 1.066. 아메리칸리그 MVP가 유력하다.

사진=AP, AFP/연합뉴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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