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통·소화불량땐 복부 초음파...어지럽고 힘빠지면 '여기' 찍어라 [건강한 가족]

이민영 2023. 9. 16.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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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 초음파 바로 알기

복부 초음파, 간암·담낭 등 파악 가능
췌장 복부 뒤 위치, 검사 민감도 낮아
유방 초음파 검사는 보조적으로 사용

건강검진에서 초음파는 민감도가 높지만 과잉 진단·치료를 야기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불필요한 선택이 되지 않으려면 수검자 스스로 검사 목적을 분명히 아는 것이 필요하다. 별다른 증상이 없고 질환 고위험군이 아니면 쓸데없기 쉽다. 건강검진 선택 항목인 다양한 초음파 검사의 목적과 기대 효과, 주의점을 정리했다.


1) 눈앞 깜깜해지는 경험한 혈관 질환자, 경동맥 초음파


목을 지나는 동맥인 경동맥은 심장에서 뇌로 향하는 혈액의 80%가 지나가는 통로다. 목젖 좌우에 위치해 손가락을 대면 맥박이 느껴진다. 경동맥 초음파는 경동맥의 내막 두께와 동맥경화도를 파악하는 검사다. 경동맥이 좁아지면 뇌로 가는 혈류량이 감소하거나 혈전(피떡)이 떨어져 올라가 뇌혈관이 막힌다. 피가 통하지 않아 생기는 허혈성 뇌졸중 위험이 커진다. 눈앞이 갑자기 깜깜해지거나 갑작스럽게 손발에 힘이 빠지고 말이 어눌해지며 어지럼증·안면 마비 증상이 나타난다. 뇌졸중·심혈관 질환 가족력이 있거나 고혈압·당뇨·고지혈증 등 대사 질환을 앓는 50세 이상에게는 동맥경화에 따른 혈관 벽의 변화를 평가하고, 심뇌혈관 질환을 예측하는 데 활용된다. 심뇌혈관 질환 위험 인자가 없고 무증상인 성인에게 경동맥 협착 건강검진은 권하지 않는다.

2) 약 먹어도 안 낫는 소화불량엔 복부 초음파


복부 초음파는 상복부에 위치한 간·담낭·담관·췌장·신장을 보는 검사다. 지방간·간경변증·간암·담석증·담낭·담도암 등의 문제를 파악할 수 있다. 복통·소화불량으로 위 내시경 검사를 받고 약물치료를 했음에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복부 초음파 검사를 해보는 게 좋다. 중증 담석 환자의 문제 중 하나는 복통·소화불량을 느껴본 적이 많음에도 초음파 검사를 한 번도 받지 않아 담석 진단을 못 내리다가 병을 키운다. 간경변증·간암으로 진행할 위험이 있는 만성 간염·지방간 환자도 복부 초음파 검사는 챙기는 것이 좋다. 다만 췌장은 복부 뒤쪽에 깊이 있어서 초음파 검사의 민감도는 떨어진다. 건강검진에서 췌장암 선별검사를 위한 방법으로는 권하지 않는다.

3) 가슴 통증과 숨찬 증상 있으면 심장 초음파


심장 초음파는 심장이 혈액을 원활히 순환시키는 데 이상이 있는지 확인하는 검사다. 심장의 구조적인 문제와 혈액학적 문제를 평가해 심장 질환을 진단한다. 심장 크기와 모양, 펌프 능력과 심장 결함을 관찰한다. 심장을 둘러싼 주머니와 연결된 큰 혈관의 상태를 확인하고, 혈액 속도·방향성도 본다. 이를 통해 선천성·허혈성 심 질환과 심부전·판막·심근 질환 등을 진단할 수 있다. 평소 흉통이 있었거나 숨이 차는 증상, 갑작스럽게 심한 피로감을 느낀 경험이 있으면 심장 초음파 검사를 권한다.

4) 생리통이나 소변 시 통증, 골반·전립샘 초음파


하복부 초음파는 골반강 내의 자궁·난소·방광·전립샘 등을 관찰한다. 여성은 골반·질 초음파, 남성은 전립샘 초음파로 검사한다. 질 초음파는 자궁·난소를 검사해 자궁근종·난소낭종과 자궁내막 이상 등 부인과 질환을 진단할 수 있다. 생리 불순과 심한 생리통, 과다한 생리량과 부정 출혈 증상 등이 있을 때 골반 장기를 가장 정확히 관찰하는 방법이다. 다만 미성년자와 성 경험이 없는 여성은 골반 초음파를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전립샘 초음파는 소변을 너무 자주 보거나 소변 볼 때 통증을 느끼고 잔뇨감이 있는 경우, 정액에 피가 섞이거나 불임으로 고민하는 경우에 검사를 진행한다.

5) 암 검진 위한 갑상샘 초음파는 권고 안 해


갑상샘 초음파는 목에 혹이 만져지는 등 임상 증상이 있거나 갑상샘암 고위험군에 해당할 때 시행해볼 수 있다. 무증상 성인에게 암 건강검진 목적의 갑상샘 초음파 검사는 권하지 않는다. 암 건강검진 효과를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는 검진으로 사망을 줄일 수 있는지다. 무증상 성인에게서 초음파를 이용한 갑상샘암 검진이 갑상샘암 사망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근거는 불충분하다. 유방암 조기 발견을 위해 일차적으로 권고하는 검진방법은 유방을 눌러 X선 사진을 찍는 유방 촬영술이다. 다만 X선은 부드러운 지방을 쉽게 투과하나 단단한 유선은 잘 투과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유방 크기에 비해 지방보다 유선이 많은 치밀 유방이면 유방 초음파 검사를 보조적으로 사용한다. 유방 X선 촬영에서 이상 소견이 보이거나 유방에 멍울이 만져지는 등 증상이 있을 때도 정확한 평가를 위해 유방 초음파를 진행한다.

자료=슬기로운 건강검진 권고문(국립암센터·대한민국의학한림원)

이민영 기자 el 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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