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골 앞둔 손흥민, 득점포 다시 가동할까
[이준목 기자]
▲ 해트트릭 손흥민, '찰칵' 세리머니 손흥민이 2일(현지시간) 영국 번리의 터프 무어에서 열린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4라운드 번리와의 원정 경기에서 팀의 5번째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손흥민은 이날 시즌 1∼3호 골을 한꺼번에 넣으며 새로운 시즌 득점 사냥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
ⓒ 번리 AFP=연합뉴스 |
9월 A매치 일정을 무사히 마친 손흥민이 다시 소속팀으로 돌아가 골사냥에 나선다.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은 9월 16일 밤 11시(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5라운드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홈경기를 치른다.
손흥민은 지난 2일 번리와의 4라운드(5-2 승)에서 시즌 첫 골 포함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현재 3골로 엘링 홀란(9골, 맨시티), 브라이언 음뵈모(4골, 브렌트포드), 에반 퍼거슨(4골, 브라이튼)에 이어 득점 순위 공동 4위다.
2021-2022시즌 한국인 선수 첫 PL 득점왕(23골)에 올랐던 손흥민은 지난 2022-2023시즌에는 부상과 슬럼프가 겹쳐 10골(공동 18위)로 주춤했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다르다. 지난 시즌 9라운드 레스터시티전에서야 헤트트릭으로 첫 득점을 기록했던 손흥민은 올시즌 개막 4경기 만에 득점포를 가동하며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다.
손흥민만이 아니라 이적생 듀오 제임스 매디슨과 미키 판 더 펜 등도 좋은 활약을 보이며 토트넘에 안정감을 불어넣고 있다. 매디슨은 리그 4경기에서 2골 2도움을 올려 손흥민과 함께 팀 공격을 이끌고 있으며, 판더펜이 주전 센터백으로 가세하면서 토트넘은 리그 4경기에서 4실점만을 허용했다.
주포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의 이적 공백으로 고전이 예상되었던 토트넘은 올시즌 3승 1무(승점 10, 2위)의 무패 행진으로 4연승의 선두 맨체스터 시티(승점 12)를 단 2점 차로 추격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음 상대인 셰필드는 이번 시즌 승격팀이다. 셰필드는 2020-2021시즌 최하위로 강등을 당했으나, 지난 시즌 챔피언십(2부) 2위를 차지하며 2년 만에 프리미어리그로 복귀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4경기에서는 1무 3패(17위)로 아직 승리를 거두지 못하며 프리미어리그의 높은 벽을 실감하고 있다. 토트넘은 대승을 거둔 번리전에 이어 2경기 연속 승격팀을 상대하게 됐다.
손흥민은 셰필드를 자주 만나지는 않았지만 통산 5경기에서 2골 3도움을 기록하며 빼어난 모습을 보여줬다. 전력이 약한 셰필드는 올시즌 경기당 평균 볼 점유율이 30%대에 그칠 정도여서 토트넘의 우세가 유력하다. 다만 번리와는 달리 라인을 깊숙이 내리고 촘촘하게 수비하는 팀의 특성상, 많은 골을 넣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지난 시즌 2경기 연속골이 단 한 번(PL 30, 31라운드 브라이튼-본머스전) 밖에 없었던 손흥민은 내친김에 셰필드전에서 시즌 첫 연속골까지 도전한다.
손흥민이 셰필드전에서 득점포를 다시 가동한다면 대망의 '유럽 무대 통산 200호골'에도 더 가까워진다. 세계가 인정하는 월드 클래스 공격수로 자리매김한 손흥민은 현재까지 공식전 542경기를 뛰면서 총 197골을 기록했다. 리그에서만 147골(분데스리가 41골·EPL 106골), 컵대회 21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는 29골을 기록했다. 아시아인 역대 득점 2위가 손흥민이 넘어선 '차붐' 차범근의 121골로 이제 격차가 상당히 벌어졌다.
또한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에서만 106골로 현재 대런 벤트(106골)와 역대 PL 최다득점 공동 30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손흥민은 바로 위에 있는 폴 스콜스(107골), 피터 크라우치(108골)를 조만간 추월할 것이 확실시된다.
손흥민의 포지션은?
셰필드전에서 손흥민의 출전보다 더 주목되는 것은 '어떤 포지션으로 활용되느냐'다. 엔조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케인이 떠난 최전방 자리에 원톱으로 히샬리송과 손흥민을 번갈아가며 기용하고 있다. 시즌 초반 3경기에서는 히샬리송이 스트라이커, 손흥민이 윙어로 선발 투입되었다. 하지만 히샬리송은 지난 시즌에 이어 올해도 좀처럼 폼을 찾지 못하고 부진에 빠졌다. 반면 손흥민은 번리전에서 공격수로 자리를 이동하자마자 해트트릭을 터뜨리며 클래스의 차이를 증명했다.
히샬리송의 부진이 계속된다면 손흥민이 원톱으로 계속 출격할 가능성이 크다. 장기적으로 봐도 손흥민에게는 스트라이커로 입지를 굳히는 게 더 유리하다. 윙어로 투입되면 수비가담-플레이메이킹 등 많은 활동량과 체력부담을 요구한다. 다양한 역할을 준수하게 소화할 수 있는 손흥민이지만 역시 그의 최대 장기는 골결정력이다. 어느덧 30대에 접어든 손흥민으로서는 자신의 능력을 가장 극대화할 수 있는 포지션에서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토트넘은 셰필드전 이후에는 어려운 경기들이 기다리고 있다. 8일 뒤인 24일에는 라이벌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가 예정되어 있으며, 다음달인 10월 1일에는 홈에서 강호 리버풀을 만난다.
두 팀 모두 토트넘보다 전력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 팀들이다. 이 2연전 결과에 따라 토트넘이 선두권 싸움에 가세할 수 있을지 결정될 전망이다. 올시즌 유럽클럽대항전 출전이 좌절된 데다 리그컵에서도 조기탈락한 토트넘으로서는, 내년 초 시작되는 FA컵 개막 전까지는 리그 일정에 최대한 총력을 쏟아부어야 할 상황이다.
손흥민이 셰필드전에서 공격수로서 다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아스널-리버풀전에서도 손톱(TOP)카드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손흥민이 토트넘 주장 등극에 이어 해리 케인의 빈자리를 대체하는 '진정한 1인자'로 우뚝설지 가늠할 수 있는 분수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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