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장기 주담대 DSR 산정만기 '최대 40년까지' 조정

금융위, 가계부채 증가 억제 방안 발표
특례보금자리론은 우대형만 남겨

부동산 가격하락세와 거래절벽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14일 서울 송파구 부동산 밀집상가에 아파트 매물 시세가 붙어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대거 취급한 은행들이 장기 대출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만기를 최대 40년으로 바꾼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이런 내용을 담은 가계부채 현황 점검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그 다음날부터 은행들을 대상으로 행정지도에 들어갔다. 50년 만기 주담대가 DSR 규제 우회 수단으로 이용돼 가계 대출이 급증하는 걸 막기 위한 조치다.

지난 8월 금융권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8월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6조2000억원 증가했다. 올해 4월(1조8000억원), 5월(3조6000억원), 6월(6조4000억원), 7월(5조6000억원)에 이어 5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은행들은 당국 방침에 따라 주택 및 오피스텔 등에 관해 대출 전 기간에 걸쳐 상환능력을 입증하기 어려운 차주를 대상으로 DSR 산정 만기를 최장 40년으로 제한한다. 모든 대출 기간 중 상환능력이 명백히 인정되는 차주에게만 50년 만기를 적용해준다.

다만 ▲지난 12일까지 주택 또는 비주택 부동산의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이미 납부한 사실을 증명한 차주 ▲금융사가 전산상 등록 등을 통해 대출 신청접수를 완료한 차주 ▲금융사로부터 대출만기 연장 통보를 받은 차주는 이전 규정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저축은행과 여신전문업, 상호금융의 경우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및 자체 모범규준'에 따라 실제 만기가 최대 30년으로 제한돼서, DSR 산정 만기는 이를 초과할 수 없도록 했다.

63빌딩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동부 이촌동 아파트 모습.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금감원은 은행권의 가계대출 실태 점검에 나선다. 오는 22일까지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농협은행, 수협은행, 카카오뱅크, 케이뱅크를 조사한다. 다음 달 11일부터 26일까지는 기업은행, 대구은행, 부산은행, 경남은행, 광주은행, 전북은행, SC제일은행, 토스뱅크의 대출 규제 준수 여부를 점검한다.

한편 금융당국은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을 없애기로 했다. 역시 가계대출 안정화 차원에서 내린 조치다. 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 상품의 지원 대상자와 기존에 이미 주택을 보유한 일시적 2주택자는 이달 26일까지만 특례보금자리 신청을 할 수 있다. 일반형은 '부부합산 연 소득 1억원 초과 차주 또는 6억원 초과 9억원 이하 주택'이 대상이었다. 일시적 2주택자는 '기존 주택을 3년 내 처분하는 조건으로 신규주택 구입자금을 이용하는 차주'를 말한다.

오는 27일 이후에도 특례보금자리론을 이용할 수 있는 건 '부부합산 연 소득 1억원 이하 및 주택가격 6억원 이하'에 해당하는 우대형 상품이 전부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