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머리’ 논란 대구 이슬람사원…부실시공에 공사 또 멈췄다
주민들이 거세게 반대하고 있는 대구시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립 공사가 또 멈췄다. 이번엔 건축공사과정에서 부실시공이 발견되면서다.
16일 대구 북구청에 따르면 지난주 이슬람사원 공사 감리자가 위법건축공사보고서를 제출했다. 위법건축공사보고서는 설계도와 다른 시공이 발견되면 공사 허가권자에게 알리는 행정절차를 뜻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건축주 측은 사원 2층 바닥을 지탱하는 철골보 상부에 스터드 볼트(Stud Bolt)를 다수 설치하지 않은 채 콘크리트를 타설했다. 설계와 다르게 시공된 사실을 확인한 공사 감리자는 건축주 측에 시정 명령을 요청했지만 개선되지 않아 해당 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위법이 드러나면서 북구는 일단 이슬람사원 건축을 중단시켰다. 또 이슬람사원 건축주 측에 시정명령이나 고발 등 행정처분에 앞서 ‘처분 사전 통지서’를 발송한 상태다. 북구 관계자는 “오는 22일까지 처분 사전통지에 대해 건축주 측이 의견을 내지 않거나 제출한 의견이 건축 관련법에 맞지 않으면 시정명령 등 행정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시정명령도 이행하지 않으면 건축법상 고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사원 건축은 수 개월가량 늦춰질 것으로 예상한다. 경북대 인근 이슬람사원 건축은 주민들과 3년째 갈등을 빚으면서 민원 등으로 공사가 수차례 멈춰왔다. 앞서 2020년 9월 북구가 이슬람사원 건축을 허가해 처음에는 문제없이 진행됐지만, 철골 구조물이 설치되고 이슬람사원 외형이 갖춰지자 주민들은 재산권 침해와 소음 등을 이유로 민원을 제기했다.
북구는 공사를 중단시켰고 이에 이슬람사원 건축주 측은 공사 정지 처분 취소 소송을 냈다. 지난해 9월 대법원이 건축주 손을 들어주면서 공사가 진행됐으나, 주민들이 이슬람에서 금기시되는 동물 ‘돼지’를 이용해 항의성 집회를 열기도 해 논란이 됐다.
현재 공정률은 75~80%이다. 주민들은 “이슬람 사원이 지어지면서 경북대 앞 원룸에 살던 학생들도 다 나가고 소음 피해가 예상되는 등 경제권과 생활권 침해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거기다 부실공사라니 너무 황당하다. 강력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구 이슬람사원 갈등은 국제적으로 공론화가 되면서 지난달 유엔인권위원회가 외교부에 이슬람사원 건립과 관련된 갈등 진행 상황을 알려달라는 공식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북구청은 지난달 4일 외교부로부터 이러한 내용과 함께 답변을 위한 참고 자료를 보내달라는 공문을 받았고, 지난 6일 답변을 보냈다.
북구 관계자는 “답변 내용은 자세하게는 말씀드릴 수 없으나 그간 모든 조치와 절차를 구체적으로 최대한 성실하게 작성해 외교부로 전달했다”며 “아마 북구청과 법무부와 의견 조회를 바탕으로 외교부에서 최종 의견문을 보낼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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