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인물]美 대선 흔들 車파업 주도자, 숀 페인 UAW 위원장
"美경제 중요 인물, 내년 대선에 영향 줄 수도"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디트로이트 자동차 제조업체 3사와 단체 교섭하던 전미자동차노조(UAW)가 협상 시한 다음날인 15일(현지시간) 본격 파업에 돌입했다. 임금 최대 40% 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도 불사하겠다고 외쳤던 숀 페인 UAW 위원장이 행동에 나서면서 주목받고 있다.
CNN방송은 최근 페인 위원장을 두고 "1년 전만 해도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이 오늘날 미국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하나로 떠올랐다"며 "이번 파업은 디트로이트를 넘어 미국 경제를 통해 2024년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노조원만 15만명인 UAW의 파업으로 세 자동차 제조사에서 열흘간 파업이 이어질 경우 제조사,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비용이 50억달러(약 6조6000억원)를 넘기고 공급망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디트로이트 세 자동차 업체와 UAW의 협상은 2019년 이후 4년 만에 이뤄졌다. 지난 7월 시작한 이번 협상의 마감 시한은 14일이었다. 노조 측은 이번에 빅3 회사가 최근 4년간 큰 수익을 거두고 최고경영자(CEO)들도 막대한 보상을 받아 갔다면서 노조원의 임금 최대 40% 인상을 핵심으로 하는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 이 외에도 주 32시간 근무제 도입, 퇴직연금 인상, 복리 후생 개선, 신입 사원 임금 구조 개선 등을 요구했다.
지난 3월 취임한 페인 위원장은 임기 시작 넉 달 만에 이뤄진 3사와의 협상 과정 내내 파업 가능성을 언급할 정도로 강성 행보를 보여왔다. 그는 협상 마감 시한을 앞두고 노조원에 배포한 영상에서 "우리 모두가 기업의 탐욕에 질려 있다. 그걸 바꾸기 위해 함께 마치 지옥에 있는 것처럼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사측의 제안을 두고는 '쓰레기(trash)', '모욕적(insulting)'이라고 표현하며 쓰레기통에 던지는 모습까지 보였다.
업계에서는 그가 어렵사리 위원장 자리에 오르면서 이처럼 강하게 공세를 펼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페인 위원장은 당시 현직 위원장이던 래이 커리와 맞대결을 펼쳤다. 2012년부터 UAW에서 근무해온 페인 위원장이지만 당시로서는 현직 위원장을 상대로 도전하는 신출내기였던 것이다. 1차 투표에서 페인 위원장은 38%의 득표율로 2위를 차지했고, 과반 승자가 없어 치러진 결선 투표에서 500표 미만의 표 차이로 커리 당시 위원장을 꺾고 승리를 거뒀다.
주목할 지점은 이때 선거가 이전 여러 위원장의 노조비 횡령 문제 등으로 인해 선거 방식의 변화가 있었고 평 노조원의 직접 투표 참여가 확대됐었다. 결국 평 노조원의 지지가 승리의 결정적 요인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당시 페인 위원장의 슬로건은 '양보·부패·계층은 없다'였는데 이를 통해 평 노조원 중에서도 혜택을 가장 적게 받는 하급 노동자들의 지지가 탄탄한 것으로 전해졌다.
앤더슨경제그룹의 패트릭 앤더슨 최고경영자(CEO)는 "숀 페인이 대중적으로 선출된 최초의 노조위원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그는 자신의 일자리를 위해 유세를 했고 적은 표 차로 당선됐다. 그는 자신이 해왔던 대로 계속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득권 세력에 맞서 싸우며 평 노조원을 위한 정책을 펼치겠다는 강성 노선이 노조원의 지지요인이었던 만큼 파업으로 결과물을 얻어내려는 것이라고 해석된다.
인디애나주 코코모 출신인 페인 위원장은 조부모 네 명 중 세 명이 자동차 공장에서 일해온 집안의 사람이다. 그는 1994년 크라이슬러 전기 기술자 생활을 시작하며 처음 UAW에 가입했고, 크라이슬러 파산이 있었던 2009년과 2011년 UAW 협상가로 활동했다. 2012년부터는 UAW 직원으로 여러 협상에 참여했다.
한편, 이번 파업은 포드의 미시간주 웨인 조립공장, 스텔란티스의 오하이오주 톨레도 지프차 조립공장, GM의 미주리주 웬츠빌 조립공장 등 세 곳에서 시작됐다. 이번 파업에는 모두 1만2700명이 참여했다. 이에 따라 포드 브롱코 SUV, 스텔란티스 지프 랭글러, GM 쉐보레 콜로라도 중형 픽업을 포함해 일부 인기 모델의 생산이 중단된다.
페인 위원장은 현재로서는 더 피해가 큰 전사적 파업은 보류하겠지만 새로운 협약이 체결되지 않으면 어떤 선택이든 가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역사상 처음으로 빅3 모두를 한 번에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31일간 '빅맥'만 썩지 않았다…햄버거 회사가 답한 그 이유[햄버거 썩히기]④ - 아시아경제
- 4년간 女 5명과 결혼·동거…"드라마도 이렇게 못 써" - 아시아경제
- 라면·김밥 주문 후 동전 세더니 '주문 취소'한 모자…"대신 계산했는데 오지랖인가요?" - 아시아
- "靑 가면 죽는다 경고했는데 가겠나"…명태균 녹취파일 추가 공개한 민주당 - 아시아경제
- 이혼 전문 변호사 "율희, 양육권 소송 승산 있다" - 아시아경제
- "설거지·가사도우미로 月160만원 벌며 살아보니" 최강희 고백 눈길 - 아시아경제
- '트럼프 측근' 된 머스크, 美 대선으로 29조원 벌어 - 아시아경제
- '소녀상 모욕' 美유튜버 "내 사과 받아달라" 태도 돌변 - 아시아경제
- "짐 싸 캐나다 간다" 해리스 지지층 '캐나다 이주' 검색량 급증 - 아시아경제
- "감옥 보내고 수백만명 구하자"…北 대표부 건물에 걸린 '죄수 김정은'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