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에 충실한 은행의 한숨 [친절한 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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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은 경제 시스템 상 필수 존재이지만 이용자들은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은행이 대출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많은 원망을 받는 것이 현실입니다.
대출이 정상 상환되지 않아 은행이 원리금 회수를 위해 담보를 매각할 때 이용자는 눈물을 머금게 됩니다.
시중은행 한 직원은 "지난해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서 은행들의 가계대출이 많이 줄었다"며 "이럴 때 수조원의 대출 실적을 기록하는 것은 내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고 토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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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은 경제 시스템 상 필수 존재이지만 이용자들은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은행이 대출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많은 원망을 받는 것이 현실입니다. 대출이 정상 상환되지 않아 은행이 원리금 회수를 위해 담보를 매각할 때 이용자는 눈물을 머금게 됩니다.
그래서 은행이 대출을 내어줄 때 이용자가 돈을 잘 갚을 수 있는지 심사하는 절차는 매우 중요합니다. 차주가 갚을 수 없는 수준의 돈을 빌려주는 것은 차주를 신용불량의 구렁텅이에 빠트리고, 은행 자신도 손실을 감내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는 은행의 기본적인 핵심 업무로 분류됩니다.
은행권이 최근 취급한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이러한 핵심 업무를 등한시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은행들이 50년 후까지 돈을 갚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사람들에게 돈을 마구 빌려줬다는 것입니다. 금융위원회가 직접 나서 은행들의 대출 행태에 문제가 있다고 우려하고 나설 정도입니다.
다만 모든 은행이 이러한 행태를 보인 것은 아닙니다. 금융감독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8월 말 기준 50년 만기 주담대 신규 취급액은 총 8조3000억원입니다. 이 가운데 5대 은행에서 취급한 대출이 5조7000억원으로 전체의 68.6%에 달합니다. 5대 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판매를 시작한 농협은행이 2조8000억원으로 대출을 가장 많이 취급했고, 하나은행 1조7000억원, 국민은행 1조원, 신한·우리은행 1000억원 순서입니다.
다른 은행들과 비교해 유독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취급액이 저조합니다. 우리은행이 5대 은행 가운데 50년 만기 주담대를 가장 마지막으로 출시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신한은행의 취급액이 이례적으로 저조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신한은행이 다른 은행들과 달리 차주의 상환 능력을 고려해 처음부터 대출 자격을 34세로 제한한 영향이 있습니다. 50~60대가 50년 만기 대출을 받을 경우 상환이 불확실하다는 상식적인 판단을 내린 것입니다.
신한은행의 이러한 대출 행태는 박수를 받을 일이지만 은행권에서 박수를 받지 못 하고 있습니다. 대출 실적이 곧 영업 실적인 은행권에서 다른 은행이 조 단위 실적을 낼 때 십분의 일에 불과한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시중은행 한 직원은 “지난해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서 은행들의 가계대출이 많이 줄었다”며 “이럴 때 수조원의 대출 실적을 기록하는 것은 내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러면서 “농협은행이나 하나은행이 가계대출 증가나 대출 행태를 두고 지적을 받더라도 대출 실적을 높였다는 점에서 다른 은행들이 부러워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은행도 결국 이용자가 성장할 때 같이 성장해 나간다는 점을 다른 은행들도 다시 한번 생각봐야 합니다. 더욱이 국내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들어가고 은행이 나아갈 방향이 대출 중심의 영업에서 이용자의 자산관리 등의 방향으로 다양화되는 시점이라는 점은 은행들이 그동안의 영업 관행을 뒤돌아볼 필요성을 불러옵니다.
금융당국도 은행의 대출 행태를 지적하면서 은행들이 그동안 취해오던 관행을 스스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은행이 기본에 충실해 영업한다면 자신들의 역할이 줄어들 것이라고 우스갯소리로 나왔습니다. 은행이 돈을 갚을 수 있는 사람에게 빌려주는 기본이 지켜지는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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