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홍수 남의 일 아니다…경험못한 큰 비, 댐 견딜지 봐야"
열대성 폭풍으로 댐이 무너지면서 리비아에서 2만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국내외 기상 관련 기관에서는 예상하기 어려운 재난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페테리 탈라스 세계기상기구(WMO) 사무총장은 14일(현지시간) “리비아에 예보와 경보를 제대로 하는 기상청과 정부 조직이 있었다면 대부분의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리비아는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이후 동부와 서부를 각각 장악한 두 세력이 대립 중인 가운데, 재난 예측과 경보·대피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국내 기상 전문가들은 “리비아 일은 남 일이 아니다”고 말한다. 한국은 대체로 재난 대비 시스템이 잘 갖춰졌지만, 겪어보지 못한 기상 상황이 닥쳤을 때 예보부터 경보, 대피까지 체계가 제대로 작동해야만 리비아와 같은 큰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험 못한 기상상황 대비한 대피 체계 마련해야"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은 “지중해에 면한 리비아는 우리나라가 겪는 태풍, 즉 '열대성 폭풍우'가 발생하는 지역이 아니다. 그런데 이번엔 지중해에서 태풍이나 허리케인 같은 열대성 저기압의 형태가 나타나 경험한 적 없는 기상 이변을 겪은 것”이라고 했다. 지중해에서도 드물게 허리케인과 유사한 폭풍우가 발생한다. 이를 지중해와 허리케인의 합성어인 '메디케인(Medicane)'이라 부르는데, 매우 드물게 발생하는 데다 피해 규모도 대체로 크지 않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이변이 나타난 이유를 해수면 온도에서 찾고 있다. 올해 지중해 동부와 대서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2~3도 올랐기 때문이다. 기후 과학자 카스텐 허스타인 라이프치히대학 박사는 "아직 기후변화가 '다니엘'을 강하게 만들었다는 공식 연구 결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지중해 해수면 온도가 여름 내내 평균보다 상당히 높았다는 점이 이번 사태와 관련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여기에 올 여름 기록적 더위로 뜨거워진 대기가 평년보다 많은 수증기를 보유하고 있었다는 점이 피해를 키웠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반 센터장은 "우리도 태풍 루사 때 하루 800㎜의 비가 온 적이 있다, 리비아처럼 연평균 강수량이 하루 만에 쏟아지는 상황이 닥칠 때 중요한 건 경보와 대피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기상 예보와 경보 시스템이 있지만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같은 경우에는 대피 안내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규모만 다를 뿐 같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댐 홍수위 조절 실패시 대피 체계도 필요"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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