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이탈리아 꽃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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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은 저열량, 저지방에 식이섬유소가 풍부한 건강식품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생일상과 산모 식단에 미역국이 빠지지 않는다.
꽃게 요리가 드물기에 이탈리아 정부는 약 42억원의 예산을 배정해 포획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밥도둑으로 불리는 '간장게장'을 포함해 쪄서, 튀겨서, 끓여서 먹는 다양한 꽃게 요리법을 보유한 한국으로선 이탈리아 고민은 낯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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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은 저열량, 저지방에 식이섬유소가 풍부한 건강식품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생일상과 산모 식단에 미역국이 빠지지 않는다. 그런데 세계의 시각은 다른 모양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은 세계 100대 ‘악성 침입외래종’ 중 하나로 미역을 꼽았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은 “미역은 번식력이 매우 강해 제거하기 어렵고 토착종 생태계를 위협할 우려가 있다”고 경계했다. 해조류 섭취에 익숙지 않은 일부 서방 국가에 미역은 불청객일 뿐이다.
침입외래종은 국내 생태계에서도 종종 문제가 됐다. 1960년대 말 일본에서 넘어온 다시마 때문에 동해안의 미역류나 소형 홍조류 수가 크게 줄었다는 논문도 있다. 지중해담치 역시 토종 홍합, 멍게 등의 서식 공간을 장악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최근 국내에 자주 출몰하는 남미산 붉은불개미는 물렸을 때 호흡곤란으로 심하면 사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불개미 같은 해충류를 제외한 수산물 외래종들은 음식에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외국처럼 처치 곤란을 겪는 일은 드물다.
대서양에 서식하는 푸른꽃게가 최근 기온 상승으로 지중해 연안으로 이동해 이탈리아 내 조개와 홍합, 굴을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우자 이탈리아 베네토주가 급기야 ‘푸른꽃게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자칫 이탈리아의 명물 봉골레 파스타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꽃게 요리가 드물기에 이탈리아 정부는 약 42억원의 예산을 배정해 포획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밥도둑으로 불리는 ‘간장게장’을 포함해 쪄서, 튀겨서, 끓여서 먹는 다양한 꽃게 요리법을 보유한 한국으로선 이탈리아 고민은 낯설다. 마침 인천의 꽃게 업체가 주한이탈리아 상공회의소를 통해 수입을 타진했다 한다. 앞서 같은 이유로 튀니지에서도 골머리를 앓던 푸른꽃게 범람을 한국이 대량 수입하며 해결해준 바 있다. 먹거리 재료만 있으면 멋진 음식을 만들어내는 한국인 특성이 외국의 침입외래종 해법에 최적화 된 듯하다. 푸른꽃게를 K푸드화 해서 이탈리아로 수출할 날도 오지 않을까 싶다.
고세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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