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법 개정” 서이초 집회 갔던 대전 교사의 카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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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의 민원과 고소에 시달렸고 극단적 선택으로 지난 7일 숨져 안타까움을 남긴 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사 A씨는 지난 7월 서울 서이초 사태 이후 서울 광화문 집회에 자주 참석했다.
국민일보는 B씨를 통해 A씨가 지난여름 교사들의 서울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을 때 가족들에게 전한 연락의 흔적을 취재할 수 있었다.
A씨는 서이초 교사의 49재이자 '공교육 멈춤의 날'인 지난 4일에도 병가를 내고 서울에서의 집회에 참석하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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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의 민원과 고소에 시달렸고 극단적 선택으로 지난 7일 숨져 안타까움을 남긴 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사 A씨는 지난 7월 서울 서이초 사태 이후 서울 광화문 집회에 자주 참석했다. A씨는 ‘올라가는 법’을 따로 적어 기차와 지하철을 번갈아 갈아타며 집회 장소에 갔고, 도착해서는 무더위를 걱정하는 가족들을 안심시킬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곤 했다. 대전에 돌아와서는 유튜브 방송 등으로 다른 교사들의 발언을 들었다. 다수가 모인 집회 현장에서는 말이 오히려 정확히 들리지 않는 경우가 있고, 행렬의 뒤쪽에 자리했을 때엔 잘 보이지도 않아서 한 일이었다.
A씨의 남편 B씨는 지난 13일 국민일보를 만나 “아내가 집회에 참석하면서 ‘그래도 내가 힘을 보탰다’며 위안을 갖는 듯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는 B씨를 통해 A씨가 지난여름 교사들의 서울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을 때 가족들에게 전한 연락의 흔적을 취재할 수 있었다. A씨는 ‘아동학대처벌법 개정하라’는 유인물을 촬영한 사진을 B씨에게 보냈었다. 집회 장소에 잘 도착한 뒤 자리를 잡아 앉았음을 알린 것이다.
B씨는 이를 보고 “선풍기(가) 도움이 돼”라고 물었고, A씨는 “생각보다 참을만 하다”고 답했다. A씨가 학생을 혼낸 일로 아동학대 혐의의 고소를 당했고, 결국 검찰로부터 “훈육을 넘은 학대로 보기 어렵다”는 무혐의 판단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점을 가족은 알고 있었다. A씨는 동료 교사들이 검은 옷을 입고 줄지어 거리에 앉은 사진을 가족들이 모인 단체방에 올리기도 했다. 가족은 무더위를 염려하면서도 ‘파이팅’이라 격려했다.
A씨는 서울 서이초 교사의 사망 소식을 접한 뒤 자신의 과거 기억이 떠오른다며 힘겨워했다. 학생을 지도했다가 악성민원과 수사에 시달렸으며 무혐의 처분 이후에도 민원을 거듭 받은 그로서는 교권을 둘러싼 사회적 이슈가 남일이 아니었다. A씨는 매주 서울에서의 집회에 참석하기로 결심했고, 처음에는 “이제는 바뀔 동력을 얻는 것 같다”는 기대감을 보였다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왜 바뀌지 않지” 하며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A씨는 서이초 교사의 49재이자 ‘공교육 멈춤의 날’인 지난 4일에도 병가를 내고 서울에서의 집회에 참석하려 했다. 그러던 때 교육부가 휴업 교사 징계 방침을 밝히자 파면까지 걱정했고, 학교에서 병가를 낼 교사 명단을 조사해 부담감을 느꼈다는 게 유족의 기억이다. 대전시교육청은 진상조사단을 꾸려 A씨가 최근 근무했던 두 초등학교에 대한 사안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진상조사단은 A씨의 일과 관련된 교장, 교감, 동료 교사 모두를 조사할 계획이며, 위법사항이 발견되면 수사의뢰를 할 계획이다.
A씨는 아동학대법이 개정돼야 한다며 자신이 겪은 사건을 교원단체에 공유했었다. 그는 이때 “이번 일이 잘 마무리돼 교사들에게 희망적인 교단을 다시 안겨줬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했었다. A씨의 사건 기록은 교원단체가 지난달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 규정의 모호성을 지적하며 헌법소원을 낼 때 헌법재판소에 제출됐다고 한다. 이날 대전 서구 대전시교육청 근처 보라매공원에서는 A씨를 기리는 추모제가 열렸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많은 교사들이 우비를 입고 거리에 나와 A씨를 떠올렸다.
이슈&탐사팀 대전=이경원 기자, 이택현 정진영 김지훈 기자 neosarim@kmib.co.kr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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