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최초' 강승호, 홈런→3루타→2루타→안타 사이클링 히트…두산, KIA 원정 8-6 뒤집기승 '5연승 질주' [광주:스코어]

유준상 기자 2023. 9. 15.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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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두산 베어스가 타자들의 집중력에 힘입어 극적인 1승을 챙겼다. 내야수 강승호는 데뷔 첫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했다.

두산은 15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의 시즌 13차전에서 8-6으로 승리하면서 5연승을 질주, 62승1무57패(0.521)를 마크했다. 반면 4시간 넘는 혈투에도 연패를 끊지 못한 KIA는 3연패 수렁에 빠졌고, 60승2무55패(0.522)가 됐다. 팀 순위는 4위에서 5위로 한 단계 추락했다. 또한 5위 KIA와 6위 두산의 승차가 완전히 사라졌다.

▲양 팀 선발 라인업 및 경기 전 사령탑 코멘트

-두산: 정수빈(중견수)-김재호(유격수)-양석환(지명타자)-양의지(포수)-김재환(좌익수)-강승호(1루수)-허경민(3루수)-박계범(2루수)-조수행(우익수), 선발투수 브랜든 와델

-KIA: 김도영(유격수)-이창진(중견수)-나성범(지명타자)-최형우(좌익수)-김선빈(2루수)-이우성(우익수)-황대인(1루수)-한준수(포수)-최정용(3루수), 선발투수 윤영철

두산은 이번 시리즈에서 브랜든을 시작으로 16일 라울 알칸타라, 17일 곽빈까지 1~3선발을 모두 마운드에 올린다. 그만큼 두산에게 이번 시리즈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경기 전 이승엽 두산 감독은 "아무래도 2주 전부터 매 시리즈가 중요했는데, 이번 3연전이 그 2주 중에서 가장 중요한 시리즈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곽빈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하기 전에 선발 등판하는 게 17일이 마지막일지는 컨디션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1~3선발이 나가는 경기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고 싶다. KIA와 1경기 차이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고 캠프 때부터 연습을 해왔던 대로 잘 경기한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다짐했다.

2연패에 빠진 KIA도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다. 전날 우천으로 인해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를 치르지 못한 김종국 KIA 감독은 "너무 많이 밀렸다. 어제(14일) 쉬는 건 도움이 됐을지언정 어차피 나중에 밀린 경기를 더 해야 한다"라며 "마지막까지도 좀 힘들지 않을까 싶다. 어느 정도 휴식을 취한 게 (선수들에게) 재충전하는 기회였지만, 경기가 더 많아지니까 마지막까지도 힘들어질 것 같다"고 걱정했다.

전날 비가 내리면서 롯데와의 홈 경기가 취소됐고 이에 따라 우천취소된 경기만 22경기에 이르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KIA의 아쉬운 수비, 기선제압 성공한 두산

첫 안타는 김재호의 몫이었다. 1회초 1사에서 김재호가 풀카운트 승부 끝에 윤영철의 6구째 직구를 잡아당겼고, 왼쪽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를 때려냈다. 좌익수 최형우가 끝까지 따라갔으나 공을 잡지 못했다.

양석환 역시 풀카운트에서 윤영철의 6구째 슬라이더를 노렸는데, 3루수 최정용이 직선타를 처리하지 못하고 뒤로 흘렸다. 기록은 실책이 아닌 안타였으나 야수 입장에서 충분히 포구를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 사이 2루주자 김재호는 3루에 안착했고, 양석환은 1루에 출루했다.

'해결사' 양의지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사 1·3루에서 윤영철의 초구 체인지업을 툭 밀어쳐 1·2루간을 가르는 우전 안타로 3루주자 김재호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다만 추가점은 없었다. 김재환의 삼진과 강승호의 볼넷 이후 2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허경민이 윤영철의 초구를 건드려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1회초에만 피안타 3개와 사사구 1개로 고전한 윤영철은 실점을 최소화하면서도 무려 32구를 던졌다. 반면 브랜든은 1회말 김도영-이창진-나성범을 12구 만에 삼자범퇴로 돌려세우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혼란스러웠던 2회말 1사 3루, 무슨 일이 있었나

두산이 2회초 2사 1·2루에서 양석환의 3루수 직선타로 기회를 무산시키자 KIA가 반격에 나섰다. 2회말 선두타자 최형우가 우중간 담장을 맞히는 2루타로 득점권 기회를 마련했고, 김선빈의 투수 땅볼 때 3루로 진루했다.

문제의 상황이 발생한 건 그 이후였다. 1사 3루에서 이우성이 브랜든의 초구 직구를 쳤고, 평범한 땅볼 타구에 3루주자 최형우는 스타트를 끊지 못했다. 그러나 3루수 허경민의 1루 송구가 크게 벗어났다. 그 사이 3루주자 최형우가 재빨리 움직이면서 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이때 2루로 뛰던 타자주자 이우성이 1루심 나광남 심판위원과 충돌했고,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그 사이 공을 주운 2루수 박계범이 이우성에게 달려가 태그를 하면서 그대로 아웃으로 연결시켰다. '볼데드'가 아닌 '인플레이' 상황이었기 때문에 두산은 계속 수비를 이어간 것이었다.


두산 벤치에서는 타자주자 이우성의 3피트 위반 여부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3루주자 최형우의 득점이 인정됐다. KIA로선 1-1 균형을 맞추고도 웃을 수 없었고, 반대로 점수와 아웃카운트를 맞바꾼 두산은 희생플라이 하나를 내준 셈이 됐다.

다행히 이우성은 큰 부상을 피했다. 의료진까지 나오는 등 몸 상태를 면밀하게 살핀 뒤 스스로 일어나 더그아웃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교체 없이 3회초 이후에도 계속 경기를 소화했다.

▲한 방으로 다시 리드 되찾은 두산, 4이닝 넘기지 못한 윤영철

2회말 브랜든의 실점으로 리드가 사라진 두산은 3회초 홈런 한 방으로 다시 주도권을 잡았다. 주인공은 강승호였다. 3회초 2사에서 등장한 강승호는 볼카운트 0-1에서 윤영철의 2구째 체인지업을 통타,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터트렸다.

KIA는 3회말 1사에서 내야안타로 출루한 최정용이 후속타자 김도영의 3루수 땅볼 때 2루로 진루했지만, 이창진이 2사 2루에서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점수를 뽑지 못했다.

매 이닝 출루 허용으로 투구수가 불어난 윤영철은 끝내 4이닝을 다 던지지 못하고 4회초 2사에서 김재열에게 마운드를 넘겨줬다. 이날 최종 성적은 3⅔이닝 6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3탈삼진 2실점. 윤영철은 지난달 12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6경기 연속으로 80구 이하를 소화했다.

▲아쉬움 달랜 이우성의 역전 만루포, 두산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투수 교체 이후 4회초 2사 3루의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긴 KIA는 4회말 선두타자 나성범의 2루타와 최형우의 볼넷, 김선빈의 중전 안타까지 세 타자 연속 출루로 무사 만루를 만들었다. 경기 개시 이후 KIA에게 찾아온 절호의 기회였다.

직전 타석에서 주루 도중 심판과 충돌하면서 태그 아웃된 이우성이 홈런 한 방으로 아쉬움을 만회했다. 볼카운트 2-2에서 두산 선발 브랜든 와델의 7구 슬라이더를 통타,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만루포를 쏘아 올렸다. 이우성의 시즌 7호 홈런이자 데뷔 첫 만루홈런이었다.


연승을 이어가고 싶었던 두산도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 5회초 1사에서 좌전 안타로 출루한 양의지가 후속타자 김재환의 볼넷 때 스타트를 끊었고, 3루가 비어있는 것을 틈타 3루까지 내달렸다. 상대 내야수가 오른쪽으로 수비 시프트를 시도한 것을 놓치지 않은 양의지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KIA는 볼넷이 선언된 7구째 볼 판정에 대한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다.

결국 판정 하나로 두 팀의 희비가 엇갈렸고,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로 상대를 흔든 두산은 1사 1·3루에서 강승호의 2타점 3루타로 1점 차까지 따라붙었고, 1사 3루에서 허경민의 1타점 적시타로 빅이닝을 완성했다. 스코어는 5-5.

▲다시 한 번 장타로 브랜든 공략한 KIA, 임기영 앞세워 승리에 한 걸음

5회말 선두타자 이창진이 안타로 출루한 뒤 무사 1루에서 나성범이 장타성 타구를 날렸다. 좌익수 김재환이 집중력을 잃지 않고 펜스와 충돌하며 공을 잡았는데, 김재환의 송구 이후 유격수 김재호가 던진 공을 1루수 강승호가 뒤로 흘렸다. 공이 더그아웃 안으로 들어가면서 2루로 뛴 1루주자 이창진은 3루까지 진루했다.

최형우가 1루수 땅볼을 치면서 득점 없이 이닝이 끝나는 듯했지만, 2사 3루에서 김선빈이 브랜든의 7구째 슬라이더를 밀어쳐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3루주자 이창진을 홈으로 안내했다. 6점째를 내준 브랜든은 더 이상 마운드를 지킬 수 없었다.

1점 차로 앞선 상태에서 6회초를 시작한 KIA는 곧바로 필승조 임기영을 투입, '지키기'에 돌입했다. 임기영은 6회초에 이어 7회초를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두산의 추격을 뿌리쳤고, KIA는 승리와 조금씩 가까워지는 듯했다.

▲대타 적중, 강승호의 사이클링 히트, 마지막은 두산의 승리

KIA가 8회초를 앞두고 임기영 대신 최지민을 마운드에 올리자 두산도 조수행 대신 대타 박준영을 투입했다. 볼카운트 0-2에 몰린 박준영은 최지민의 3구째 체인지업을 잡아당겼고, 타구는 그대로 담장 밖으로 넘어갔다. 올 시즌 박준영의 3호 홈런으로, 프로 데뷔 후 첫 대타 홈런이었다. 스코어는 6-6.


8회말 구원 등판한 김명신이 무실점으로 1이닝을 삭제한 가운데, 두산은 9회초 KIA 마무리투수 정해영 공략에 힘을 쏟았다. 1사에서 호세 로하스가 볼넷으로 출루했고, 앞선 타석에서 볼넷-홈런-3루타-2루타로 출루한 후속타자 강승호가 내야안타를 치며 사이클링 히트를 완성했다.

이로써 강승호는 올해 첫 사이클링 히트이자 KBO리그 역대 30번째 사이클링 히트를 만들었다. 가장 최근에는 이정후(키움 히어로즈)가 2021년 10월 25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기록을 달성한 바 있다. 두산 구단으로 범위를 좁히면 정진호(2017년 6월 7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2291일 만의 사이클링 히트다. 

두산의 전신인 OB 시절까지 포함하면 임형석(1992년 8월 23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 이종욱(2009년 4월 11일 잠실 LG 트윈스전), 오재원(2014년 5월 23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 박건우(2016년 6월 16일 광주 KIA전), 정진호 이후 이번이 6번째다.

특히 홈런을 시작으로 3루타, 2루타, 안타 순으로, 이른바 '리버스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한 것은 역대 최초다.

사이클링 히트의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찬스를 이어간 두산은 1사 1·2루에서 허경민의 볼넷으로 모든 베이스를 꽉 채웠고, 박계범의 타석에서 기회를 얻은 대타 김인태가 풀카운트에서 정해영의 6구째를 침착하게 골라내며 승부를 뒤집었다. 장현식으로 투수가 바뀐 이후에도 박준영이 8구째를 참으며 밀어내기 볼넷으로 1점을 더 보탰다. 스코어는 8-6.

1사 만루에서 정수빈의 병살타로 9회초가 종료되면서 KIA가 희망의 불씨를 살렸지만, 두산 마무리투수 정철원이 삼자범퇴로 9회말을 매듭지으면서 리드를 지켰다.

▲양 팀 투수 기록

-두산: 브랜든(89구, 4⅔이닝 7피안타 2사사구 6탈삼진 6실점 4자책)-이영하(17구, 1⅓이닝 무실점)-김강률(13구, 1이닝 1탈삼진 무실점)-김명신(21구, 1이닝 1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정철원(18구, 1이닝 무실점)

-KIA: 윤영철(76구, 3⅔이닝 6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 2실점)-김재열(31구, 1이닝 3피안타 1사사구 1탈삼진 3실점)-김대유(4구, ⅓이닝 1피안타 무실점)-임기영(37구, 2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최지민(10구, ⅓이닝 1피안타 1실점)-전상현(8구, ⅔이닝 1탈삼진 무실점)-정해영(25구, ⅓이닝 1피안타 3사사구 1탈삼진 2실점)-장현식(11구, ⅔이닝 1사사구 무실점)

사진=두산 베어스, 엑스포츠뉴스 DB, KIA 타이거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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