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차출? 큰 리스크" 이강인, PSG 주전 경쟁 우려'…"벤치에 자리 잡을 수도"
(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파리 생제르맹이 이강인의 아시안게임 차출을 허용한 가운데, 프랑스 매체에서는 이강인의 아시안게임 참가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프랑스 매체 '풋 수르 7'은 15일(한국시간) "이강인은 아시안 게임으로 인해 PSG에서 잠시 결장한다. 이런 출발이 그에게 도움이 될지는 확실하지 않다"라고 보도했다.
이강인은 15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차출이 확정됐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5일 "이강인의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과 협의 결과 이강인은 프랑스 현지시간 19일 열리는 PSG의 유럭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도르트문트전 홈경기 종료 후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하는 것으로 한국 시간 14일 밤 최종 합의했다. 이에 따라 이강인은 프랑스 현지시간 20일 중국 항저우로 이동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어 "KFA는 아시안컵 차출 일정 조정을 전제로 아시안게임 차출을 허락하겠다는 PSG 구단의 메일을 13일 접수한 이후, 14일 밤늦게까지 구단과 협의를 했고, 최종적으로 다른 전제조건 없이 20일 아시안게임 대표팀 합류를 허락한다는 PSG 구단의 공식 답변을 14일 밤 받았다"라며 차출 결정에 시간이 걸린 이유도 밝혔다.
이강인은 지난 툴루즈전 이후 부상으로 결장 중이었는데, 최근 팀 훈련에 복귀했다. 앞서 프리시즌에도 부상을 입으며 우려 섞인 시선을 받았던 이강인이지만,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에 성공했다. 구단도 이강인의 복귀를 환영하며, 공식 SNS를 통해 영상까지 공개했다. 다만 이번 차출로 이강인은 오는 16일 니스전과 20일 도르트문트와의 경기 이후 당분간 PSG 경기에는 모습을 드러낼 수 없게 됐다.
이강인의 차출이 1차전 이후인 것은 아쉽지만, 곧바로 2차전부터 이강인의 기용을 고려할 수 있다는 점은 황선홍호에게는 다행인 부분이다. 앞서 황 감독은 이강인의 차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왔고, 이미 이강인의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 중이라고 최종명단 발표 당시 밝힌 바 있다.
황선홍호는 오는 19일 오후 8시 30분 중국 진화 스타디움에서 중동의 복병 쿠웨이트와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르며, 21일에는 같은 시간 동남아 태국과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24일에도 같은 시간 중동 바레인과 마지막 경기를 갖는다. 대표팀은 2014 인천 대회,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3회 연속 금메달 획득에 도전할 예정인데, 이강인의 합류는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다만 이강인의 합류로 한시름 놓게 된 한국 대표팀과 달리, PSG와 이강인의 주전 경쟁을 바라보는 시선은 우려가 적지 않다.
'풋 수르 7'은 "이강인은 PSG에서 큰 위험을 감수하게 됐다. 이강인은 아직 PSG에서 자신의 실력을 입증하지 못했고, 자신의 장점을 보여주기에도 아직 조금 멀었다. 그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그룹에서 자신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는 것을 상상하지만, 한국 대표팀과 함께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며 몇 경기를 더 결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라며 이강인이 주전 경쟁을 위한 기량을 아직 보여주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강인에게 앞으로 다가올 문제는 PSG 베스트 11의 통합이다. 분명히 그는 엔리케 감독이 그에게 자신감을 갖도록 설득할 시간이 다른 선수들보다 적을 것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뛰어난 인재들이 주전 쟁탈전을 벌이는 와중에 팀을 2주라도 떠나는 것은 큰 리스크다"라며 이번 아시안게임 차출이 주전 경쟁에는 악영향일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현재 PSG는 중원 자원 중 마누엘 우가르테와 웨렌 자이레-에메리의 입지가 고정적이며, 나머지 한자리를 두고 비티냐, 이강인, 파비안 루이스, 마르코 아센시오 등이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중에서 아센시오는 중앙 공격 자원으로 빠지더라도 한 자리를 두고 세 명이 경쟁해야 하는데, 이런 치열함 속에서 이강인이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초반 경기들에 빠지며 입지를 잃는다면 풋 수르7의 언급대로 큰 리스크일 수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는 것도 이강인에게 굉장히 중요하다. 메달을 획득하면 선수들은 병역법에 따라 기초군사훈련만 받고 병역이 면제되는 병역 혜택이 걸려있는 대회이기 때문이다. 지난 대회에서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은 손흥민과 김민재도 이후 군사 훈련과 함께 유럽 경력을 이어 나가고 있다.
다만 아시안게임 결과와 별개로 PSG 주전 경쟁에서 밀린다면 소속팀에서의 출전 시간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PSG는 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모두 결과를 챙겨야 하는 팀이기에 벤치 자원에게 많은 출전 시간을 주기는 쉽지 않다. 또한 최악의 상황의 경우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주전 경쟁 기회를 모두 놓칠 수도 있기에 이번 차출의 여파는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매체의 우려와는 별개로 주전 경쟁이 당장 크게 위험에 빠진 것은 아니다. 비티냐와 루이스의 활약이 아직까지 아주 우수하다고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두 선수는 킬리안 음바페, 우스만 뎀벨레, 우가르테 등과 같이 확고한 주전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엔리케 감독도 앞서 방한 당시 이강인에 대해 "훈련을 봤을 때 완성형의 선수고, 기숙이 좋고 육체적으로도 굉장히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보는 즐거움을 주는 선수며, 중앙, 측면 가리지 않고 모든 부분에서 경기장에서 잘 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강인을 데리고 있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만족스럽다"라며 강한 기대감을 표했기에 시즌 초반 결장에도 불구하고 이강인을 기용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한편 이번 이강인의 아시안게임 차출과 비교될 수 있는 상황은 바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을 앞둔 손흥민의 상황이다.
손흥민은 2014년 당시 바이어 레버쿠젠 소속으로 두 번째 시즌을 시작한 시점이었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분데스리가 상위권 팀인 레버쿠젠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는 손흥민의 합류를 원했고, 레버쿠젠에 차출을 요청했다.
하지만 레버쿠젠은 PSG와 달리 손흥민의 차출을 거절했다. 레버쿠젠은 "손흥민은 레버쿠젠의 중요 선수다. 분데스리가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앞둔 상황에서 팀 전력을 고려해 손흥민을 보낼 수 없다"라며 거절 의사를 KFA에 전달했다.
아시안게임은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화가 아니기에 의무 차출이 아니었고, 레버쿠젠은 KFA와 손흥민의 간곡한 협조 요청에도 차출을 허락하지 않기로 결정하며, 결국 팀에 남게 됐다. 레버쿠젠은 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등 중요한 경기를 치러야하기 때문에 주축 공격수 손흥민을 내주는 데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협회는 플레이오프 이후 시점인 16강 합류까지도 요청했지만, 이마저도 거절당했다.
이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대표팀이 우승을 차지하며 손흥민이 병역 면제 혜탹을 받지 못한 점은 굉장히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다만 손흥민에게는 확실한 주전 도약의 해가 됐다. 손흥민은 2014/15 시즌 리그에서는 가끔 기복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2라운드 이주의 팀, 4라운드 이주의 팀에 선정될 만큼 맹활약했고, 레버쿠젠은 손흥민의 활약과 함께 16강 진출에도 성공했다. 이후 리그에서도 득점포를 꾸준히 가동했다.
해당 시즌 리그 28경기 선발, 챔피언스리그 7경기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공식전 17골 3도움으로 활약했다. 2014/15 시즌 활약을 바탕으로 손흥민은 다음 시즌 토트넘 홋스퍼로 이적했고, 현재까지 토트넘에서 활약하며 주장, 에이스로서 토트넘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중이다.
이렇듯 아시안게임 차출로 병역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점은 선수 경력의 큰 장점이지만, 팀의 적응하고 주전으로 자리를 확보할 수 있는 시기도 한정적이기에 이강인의 PSG 선수 경력에서도 이번 선택이 어떤 결과로 다가올지는 크게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이강인의 차출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아시안게임의 결과와 이후 이강인이 맞이할 달라진 팀 상황에 대한 관심도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AP, AFP, 로이터/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 UEFA SNS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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