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한 음식 다시 먹어"…10년간 자녀 상습 학대한 부부

父, 항소심서 징역 10개월 집유 2년으로 감형
재판부 "상담 통해 양육태도 변화" 고려

10년 넘게 자녀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학대한 아버지가 항소심에서 감형을 선고받았다.

15일 광주지법 형사1부(김평호 부장판사)는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아버지 A씨(53)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했다고 밝혔다. A씨는 1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쌍둥이 딸의 아버지인 A씨는 2007년 B씨와 재혼해 다른 딸을 함께 키웠다. A씨는 2010~2021년 7차례에 걸쳐 사건 당시 6~17세였던 딸 3명에게 신체적 폭력이나 정신적 학대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2010년께 당시 6살인 딸이 손톱을 물어뜯는다는 이유로 "손가락을 잘라버리겠다"고 위협하고, 동생에게 음식을 나눠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딸의 얼굴을 손바닥으로 여러 차례 때리는 등 세 딸을 상대로 상습적으로 폭행을 저질렀다.

B씨도 폭행에 가담했는데 B씨는 주로 자기 친자가 아닌 쌍둥이 딸을 학대했다. B씨는 쌍둥이들이 6세일 때 억지로 버섯을 먹여 토하자, 토한 음식을 다시 먹게 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하며 법정 구속하는 한편 A씨와 함께 기소된 B씨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후 A씨만 항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는 자녀인 피해 아동 3명에게 신체적·정서적 학대 행위를 해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형 이유에 대해 "A씨가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으며, 4개월간 구금 생활을 하고 지속적인 상담을 통해 양육 태도 변화를 위해 노력한 점,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로 감형한다"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