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영암 일가족, 아들 셋 모두 장애…가장은 '성범죄' 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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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서 혈흔·흉기 1점 등 발견

15일 오후 전남 영암군 영암읍 한 마을 내 일가족 시신 5구가 발견된 주택에서 경찰의 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전남 영암군에서 50대 성범죄 피의자와 그의 일가족 등 5명이 집 안에서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5일 오후 3시54분쯤 영암군 영암읍 한 주택에서 김모(59)씨와 아내(56), 김씨 부부의 아들 3명(29·26·23) 등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김씨 부부는 작은 방에서, 아들 3명은 안방에서 숨져 있었다. 김씨 시신과 주택 내부 곳곳에서는 다량의 혈흔과 함께 흉기 1점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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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감식, “외부 침입 흔적 없어”

15일 오후 전남 영암군 영암읍 한 마을 내 일가족 시신 5구가 발견된 주택에서 경찰의 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뉴스1

경찰에 따르면 김씨 부부의 아들 3명은 지체장애 또는 자폐 등 모두 장애를 앓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영암읍 시골마을의 한 주택에 거주해온 김씨는 평소 농업에 종사해왔으며, 가족 모두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 대상은 아니었다.

숨진 김씨 아들들은 지체 장애 등으로 거동이 어려워 전업주부인 김씨의 아내가 씻기고 돌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김씨가 농사와 공사 현장에서 일하며 생계를 꾸렸고, 아내는 집에서 장애가 있는 아들들을 돌봤던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을 주민인 김씨는 “자폐와 지적 장애가 있는 아들들은 대소변을 못 가리고 혼자서는 씻지도 먹지도 못하는 상황이어서 부인이 집에서 아들들을 키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씨 가족의 시신은 이웃 주민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발견됐다. 주민은 “집주인 김씨와 그의 아내가 전화를 받지 않아 집에 찾아갔는데 창문과 밖에 피가 보였다”고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주택 출입문은 모두 내부에서 잠긴 상태였고, 외부인의 침입 흔적은 아직 발견되지 않아 일가족 간의 살인 사건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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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가장은 성범죄 혐의 경찰 조사 앞둬

15일 오후 전남 영암군 영암읍 한 마을 내 일가족 시신 5구가 발견된 주택에서 경찰의 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4일 다른 마을에 사는 여성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상태였다. 그는 이틀 전 경찰의 출석 요구에 조만간 경찰에 출석할 뜻을 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날 오후 5시30분부터 진행된 현장감식을 토대로 김씨 가족의 사망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전남경찰청 관계자는 “현장감식을 토대로 극단적 선택이나 타살 여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영암=최경호·황희규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