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이번엔 혈서 소동…이재명 단식장서 지지자 이틀째 난동
70대 남성이 15일 국회에서 흉기를 꺼내들고 혈서를 쓰겠다며 자해 소동을 벌이다 국회 직원들에게 제지당했다. 전날 50대 여성이 국회에서 흉기를 휘둘러 국회 경비대 소속 경찰관 2명이 부상을 입은데 이어, 연이틀 흉기 소동이 벌어진 것이다.
국회 경비대 등에 따르면, 15일 오후 12시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내에 있는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실 앞에서 김모(73)씨가 흉기(커터칼)로 자해 소동을 벌이다 민주당 당직자와 국회 방호과 직원들에게 제지당했다. 이 과정에서 당직자 한 명이 흉기에 팔목을 긁히는 상처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자신이 가져온 전지를 펼쳐두고 혈서를 쓰기 위해 가방에서 커터칼을 꺼낸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김씨는 김성환 민주당 의원을 면담하기 위해 방문증을 발급받아 국회를 찾았다. 국회 관계자가 당 대표실 앞 의자에 앉아있던 김씨에게 “여기 계시면 안 된다”고 말하자, 김씨는 돌연 커터칼과 전지 크기의 종이를 꺼내 “나라가 망하고 있다”고 소란을 피웠다. 이어 혈서를 쓰려는 듯 커터칼로 자신의 오른손 엄지에 상처를 냈고, 국회 경비대와 민주당 당직자들이 김씨 제지에 나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지지자로 추정되는 김씨는 국회 직원 등과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너희들이 이 나라를 사랑하는가. 이재명이 죽으면 좋을 상이지. 이 XX들”이라며 정부와 여당을 향한 비난과 불만으로 추정되는 말들을 이어갔다. 김씨가 펼쳐 둔 전지에는 빨간색 글씨로 ‘국짐’ ‘매국 윤 정권’ 등과 같은 글이 적혀있었다.
국회 경비대는 흉기를 빼앗고 제압한 뒤 김씨를 퇴거 조치했고,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파악 중이다. 국회 관계자는 “커터칼의 경우 사무용품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출입과정에서 흉기로 간주해 압수하기는 어려웠다”고 밝혔다.
앞서 전날인 14일 오후 7시 40분쯤에는 이 대표 지지자로 추정되는 김모(53‧여성)씨가 국회 본관 2층 현관에 위치한 이 대표 단식 농성장에서 흉기를 휘두르다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이 대표의 얼굴이 담긴 현수막을 들고 있던 그는 오후 7시 30분쯤 농성장에서 고성을 지르며 난동을 벌였고, 퇴거명령을 받았다.
그러나 김씨는 “XX 건들지 마라. XXX들아”라며 가방에서 가위를 꺼내 경찰을 향해 휘둘렀다. 이로 인해 국회 경비대 소속 여경 2명이 각각 오른쪽 팔과 왼쪽 손등 등에 상해를 입었다. 특히 오른쪽 팔의 상처는 5㎝로 깊어, 봉합 수술을 받아야 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김씨를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사건이 발생한 다음날인 15일 오전 김진표 국회의장은 입장문을 발표하고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은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다. 재발하지 않도록 경내안전 및 질서를 더욱 엄격하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발표 직후 또 다시 흉기를 이용한 자해 소동이 발생하며 재발 방지 약속이 무색해졌고, 국회 안전 대책 마련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에 국회는 이날 오후 특단의 조치를 발표했다. 우선 경내 모든 집회를 불허하고, 국회의원들에게 단식 천막 철거를 요청할 예정이다. 국회 관계자는 “경호 강화를 위해 24시간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하겠다”며 “국회의원을 포함한 모든 출입자에 대하여 게이트 통과, 소지품 검사 등 출입 검문 철자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찬규 기자 lee.chank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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