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범 잡았으니 빨리 와요"…새벽 3시 112에 '허위 신고', 어떤 처벌?

경찰, 112 허위 신고자 즉결심판 회부
60만원 이하 벌금이나 구류 등 처분

한밤중 자신이 살인범을 잡았다며 경찰에 허위 신고한 남성이 즉결심판에 회부됐다.

15일 경찰청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내가 살인범을 잡고 있다. 빨리빨리 오라 그래요'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새벽 3시 대전 대덕구에서 한 남성이 지구대로 전화를 걸었다. 남성은 "살인범을 내가 잡았으니까 빨리빨리 오라 그래요"라고 말하며 경찰을 재촉했다. 이에 경찰은 "살인범을 잡고 있냐"고 반문하며 "허위 내용으로 신고하면 처벌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지출처=경찰청 공식 유튜브]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자 40대로 추정되는 남성은 자신의 친구가 살해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누군가를 가리키며 "(저 사람이) 모텔에서, 저기서 죽였다"고 말했다. 이에 경찰이 "저분이 어떻게 죽였냐?"고 묻자 "약 타서 먹였다니까"라고 답했다.

그러나 거듭된 경찰의 질문에 남성은 앞뒤가 맞지 않는 대답을 하며 횡설수설하기 시작했다. 이에 경찰이 "살인범을 잡았다고 신고해서 우리가 온 거 아니냐"고 하자, 남성은 "이 사람이야, 범인이"라고 말하며 주변 누군가를 지목했다.

경찰이 "그럼 그동안 왜 신고를 안 했냐"고 묻자, 남성은 "못했다. 어디서 죽었는지 모르니까"라며 황당한 답변을 내놨다. 이를 들은 경찰은 "선생님이 (사건 현장을) 본 것도 아니네"라고 말했다. 그러자 신고자는 "아니, 느낌이…."라며 허위 신고를 자백했다.

경찰은 남성을 향해 "거짓 신고로 즉결심판 청구할 테니까 법원에 가서 정식 재판을 청구하시던가 판사 앞에 가서 말씀하라"며 법적조치를 통보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은 무전취식·승차, 음주소란 등 총 36건의 처벌 이력을 갖고 있었다.

한편 경찰이나 소방 등에 거짓 신고를 하면 경범죄처벌법에 따라 60만원 이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또 대규모 행정력이 동원되는 등 허위 신고 사안이 중할 경우에는 형법상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적용돼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허위 신고된 2만1565건 중 1만9055건(약 88%)에 대해 형사처벌·즉결심판 등 조처를 했다.

경찰은 "최근 잇단 흉악범죄가 발생해 순찰 강화 등 치안에 힘을 쏟고 있지만, 일선에서는 허위 신고로 경찰력이 낭비되고 있다"며 거짓 신고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