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 국제영화제, OTT 이어 AI 영화 첫 수용…엇갈린 시선 교차 [D:영화 뷰]

류지윤 2023. 9. 1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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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에서 "AI에게 일자리를 뺏기고 있다"라며 배우와 작가들의 파업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제80회 베니스 국제영화제가 AI 기술을 활용해 만든 영화 '아그로 드리프트'를 초청해 이슈의 중심이 됐다.

할리우드 파업으로 많은 배우들이 베니스 국제영화제에 참석하지 못한 상황에 AI 영화가 첫 공개되는 흥미로운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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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로 드리프트' 하모니 코린 감독 "AI, 새로운 창작 도구"

할리우드에서 "AI에게 일자리를 뺏기고 있다"라며 배우와 작가들의 파업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제80회 베니스 국제영화제가 AI 기술을 활용해 만든 영화 '아그로 드리프트'를 초청해 이슈의 중심이 됐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아그로 드리프트'가 상영 중간에 관객 20여 명이 떠나는가 하면 상영 후 10분간 기립 박수가 나왔다고 전해졌다. 할리우드 파업으로 많은 배우들이 베니스 국제영화제에 참석하지 못한 상황에 AI 영화가 첫 공개되는 흥미로운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아그로 드리프트'의 하모니 코린 감독은 영화 연출의 AI를 활용한 것을 두고 "AI는 프로그래밍, 스토리텔링 등 모든 것과 혼합되고 있다. 영화에 AI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매우 많다. 열화상 캡처 외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AI를 사용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의 방식은 실존주의적 위협이 아닌, 새로운 창작 도구다. 할리우드는 AI의 잠재력에 대해 본질적인 두려움을 느끼고 불쾌해 한다. 우리는 AI를 사용하는 것에 두려움보다는 흥미를 느꼈다. 그리고 이 방식은 우리가 일하는 일부가 될 것 이다"라고 밝히며 부정적인 시각 지양을 당부했다.

칸, 베를린과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베니스 국제영화제는 예술성이 짙은 영화들을 엄선해왔다. 그러나 칸 국제영화제를 비롯해 다수 영화제들이 필름 마켓을 토대로 영역을 확장하자 명성을 위협받기도 했다. 이에 쇄신하고자 영화계에 부는 바람도 빠르게 수용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업계 쟁점인 AI를 긍정적으로 바라본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예가 넷플릭스 수용이다. 2017년 칸 국제영화제가 봉준호 감독의 '옥자' 초청 이후 전통적인 배급 방식을 고수해 온 프랑스 극장 업계에서 반발하자, 다음 해부터 스트리밍 영화는 출품할 수 없도록 규정을 바꿨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칸 국제영화제에 작품 출품을 거부했다.

반면 베니스 국제영화제는 2018년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를 초청했다. 이외에도 코엔 형제의 '카우보이의 노래', 폴 그린그래스 감독의 '7월 22일'을 초청했다. 그리고 그 해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으로 '로마'를 선정했다. 베니스 국제영화제의 '로마' 황금사자상은 파격적인 선택으로 화제가 됐다.

이후 올해 AI라는 신기술을 받아들이면서, 베니스의 이 같은 행보가 혁신적인 영화제가 될지, 영화업계의 AI 침투의 촉진제가 될지를 두고 평가는 엇갈린다.

전찬일 영화 평론가는 "베니스 국제영화제는 레귤러 베이스의 최초 영화제다. 칸과 함께 명성이 높은 영화제지만 1932년 시작돼 2000년대를 거치며 칸과 격차가 너무 벌어졌다. 베니스 국제영화제는 과거의 위용을 되찾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을 것이다. 그리고 칸이 하지 않는, 칸이 주저하는 선택을 하면서 진취적으로 보이고 싶었을 것이다. 그리고 '로마'로 베니스 국제영화제의 선택이 입증됐다. 그러한 선례가 있었을 거니 도전했을 것이다. 영화의 전통에 집중하는 메시지, 미학성, 이데올로기 등 요소에 취중 하면서 명성을 되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건 바람직하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아그로 드리프트'가 '로마' 같은 화제와 후광을 얻을 수 있 거란 기대는 할 수 없다. '로마'는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또 영화계에서 모두 가 인정하는 영화였다. 하지만 AI는 반감이 크기 때문에 '시도했다' 정도의 의미로만 평가될 것이다. 그 이상으로 지속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겠느냐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국내 영화제에서도 AI 영화를 볼 수 있을까. 이것 역시 회의적이다. 전찬일 평론가는 "우리나라에서도 제작이 시도되는 등 AI 활용이 이뤄지겠지만 트렌드로 자리 잡는 건 요원할 것이라고 본다. 3D, VR 기술이 요란법석했어도 대세가 되지 못했다.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도 VR 극영화들을 꽤 많이 선보였지만 시도로 그치지 않았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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