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사망·공교육 멈춤의 날 혼선... 고개 숙인 대전교육감
[장재완 기자]
▲ 설동호 대전교육감이 15일 오전 교육활동보호 종합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
ⓒ 대전교육청 |
설동호 대전교육감이 최근 대전지역에서 일어난 교사 사망 사건과 공교육 멈춤의 날 관련 혼선에 대해 사과했다.
설 교육감은 15일 오전 대전교육청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교육활동보호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설 교육감은 종합 대책 발표에 앞서 지난 7일 악성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 사망 사건과 공교육 멈춤의 날 관련 혼선에 대해 사과했다.
설 교육감은 "최근 우리 지역에서 사랑과 열정으로 아이들을 가르쳐 오신 선생님께서 세상을 떠나시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며 "고인이 겪었을 어려움과 고통을 한마음으로 공감하며 애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고인이 안타까운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교육청 차원에서 철저하고 엄정하게 조사하도록 하겠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가슴 아픈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학교 현장을 세심히 살펴 선생님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공교육 멈춤의 날과 관련하여 교원 복무와 교외 체험학습 처리 과정에서 선생님들께 혼란을 드린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한 뒤,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 교육감의 사과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질의응답 과정에서 한 취재기자는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한 공식사과문이 오늘 발표에 담겨있지 않아 아쉽다는 생각이다.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사과할 의향은 없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설 교육감은 "사건이 일어난 직후 담화문 발표를 통해 충분히 (제 입장을)말씀드렸다"며 "그리고 오늘 다시 한 번 여러 가지 면에서 사과의 말씀을 드렸다. 또 오늘 오후에 있을 추모제에도 참석해 사과와 함께 안타까운 마음을 전달하고 유가족을 위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설 교육감은 교사 사망 사건이 일어난 다음 날인 8일 담화문을 발표해 "고인이 겪었을 어려움과 고통을 한마음으로 통감하며 애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고인이 안타까운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교육청 차원에서 철저하고 엄정하게 조사하고, 수사기관의 조사에도 적극 협력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 담화문에서 설 교육감은 고인의 명복을 빌고 안타까운 마음은 표했으나 대전교육의 수장으로서 사과의 뜻을 표한 바는 없다.
아울러 설 교육감은 9월 4일 공교육 멈춤의 날 관련 혼선에 대해서도 "교외체험학습이나 연가·병가에 대한 제재조치는 교육부 방침과 연계해서 이뤄진 것"이라며 "그러한 방침에 어긋나서 학교현장에서 겪게 될 어려움을 방지하고, 오히려 교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취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러나 교육부가 철회했기 때문에 그에 따라서 우리 교육청도 조치를 취했던 것"이라고 혼선 이유를 설명했다.
교육활동보호 종합 대책 발표... 악성민원·교육활동 침해 전수조사도 실시
한편, 설 교육감은 이날 '대전시교육청, 교육활동보호 종합 대책'을 발표하고 "선생님들이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혜와 역량을 모아 실효성 있는 교육활동보호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전교육청이 내놓은 대책은 ▲악성민원 및 교육활동 침해 관련 전수조사 ▲악성민원 대응 전담 부서 신설 ▲신고센터와 신속민원대응팀 운영 ▲1교 1변호사제 등이다. 또한 ▲교권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인성교육 강화 ▲학생-학부모-교원 대상 프로그램 운영을 통한 교육활동보호 역량 강화 등도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악성민원 및 교육활동 침해 관련 전수조사는 모든 학교, 전 교원 대상으로 오는 15일부터 21일까지 1주일간 온라인을 통해 실시한다. 이번 조사는 아동학대 사안, 교육활동 침해 사안, 학교폭력 업무 관련 사안, 생활지도 시 지속적인 민원 제기 사안, 안전사고로 인한 관련 사안 등 5개 영역으로 나누어서 악성민원의 경험 여부와 그 유형 및 내용, 악성민원으로 인한 교육활동 침해 정도 및 구체적 피해 사례 등을 파악할 예정이다.
또한 신속민원대응팀은 장학관과 장학사, 상담사, 변호사 등 전문가로 구성하고, 악성민원이 종결될 때까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대응하여 심리·정서와 법률, 병원 치료 지원 등 맞춤형 지원을 실시할 계획이다.
설 교육감은 "이제는 슬픈 마음을 추스르고 서로를 위로하면서 힘을 모아 교육을 정상화하겠다"며 "일선에 계시는 선생님, 교원단체 등과 소통하고 협력하여 선생님들께서 안심하고 교육활동을 할 수 있는 학교, 아이들이 행복하게 다니는 학교, 학부모님께서 안심하고 보낼 수 있는 학교를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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