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군사기술 협력은 매우 민감한 영역”…대북제재 의식했나
러시아 정부가 대북 제재로 인한 제한이 있지만 가능한 분야에서 북한과의 군사기술 협력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회담은 시의적절했고, 유익하고 생산적이었다”며 “러시아는 북한과 상호 존중의 원칙에 기반한 유익한 협력의 우호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양측의 군사기술 협력과 관련해선 “우리가 협의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면서도 “군사기술 협력은 아주 민감한 협력 범주에 속한다. 일정한 제한이 있다. 러시아는 이 모든 제한을 준수한다”고 설명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제재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되는 발언으로, 허용 범위 안에서 최대한 관련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푸틴 대통령도 전날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과 회담에서 군사기술 협력 문제가 논의됐느냐’는 질문에 안보리 대북 제재 틀 내에서 협력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의 신중한 발언을 두고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북한과의 무기 거래에 따른 국제 사회의 2차 제재 가능성을 고려한 반응이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이 이번 방러에서 우주 및 군사·군수 시설들을 집중적으로 찾으면서 양국이 안보리 대북 제재 위반에 해당할 수 있는 무기 및 군사기술 거래에 합의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정상회담이 열린 데 이어 김 위원장은 현재 러시아 하바롭스크주 산업도시 콤소몰스크나아무레를 시찰 중이다. 그는 이곳에서 러시아의 첨단 5세대 전투기인 수호이(Su)-57, 러시아 공군 주력 전투기 Su-35 등을 생산하는 ‘유리 가가린’ 전투기 공장 등을 둘러볼 예정이다. AP통신은 “북한은 옛 소련 시절인 1980년대 도입한 전투기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투기 공장 방문도 북한이 러시아를 돕는 조건을 암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날 페스코프 대변인은 오는 10월 중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방북이 예정돼 있다고 전했다. 또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단독 회담에서 북한을 방문해 달라는 초청을 받고 이를 수락했다면서 외교 채널을 통해 조율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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