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 위기의 건설사 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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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만난 한 중견 건설사 대표는 요즘 직원들 보기가 겁난다고 했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종합건설사의 폐업 신고는 총 400건에 육박한다.
다만 건설사의 위기는 부동산 PF 대출을 내준 금융권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에 발표될 정부 대책이 위기에 처한 건설사들에게 마지막 기회라도 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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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책이 기회가 될지 관심
최근 만난 한 중견 건설사 대표는 요즘 직원들 보기가 겁난다고 했다. 직원들 월급을 주기 위해 사채를 빌려야 할 정도였다. 그나마 보름치만 줄 수 있었다. 심지어 세금조차 내지 못해 관급 공사가 중단된 곳도 있다. 그는 폐업해야 하냐는 고민에 매일 밤잠을 못 이루고 겨우 끊었던 담배마저 다시 피우게 됐다고 토로했다.
건설사들의 위기다.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미분양, 자금시장 경색,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악재가 한꺼번에 몰린 탓이다. 하반기엔 나아지겠지 했던 기대감도 이미 사그라든 지 오래다.
실제로 아파트 브랜드 ‘이안(iaan)’으로 알려진 시공능력평가 75위의 중견 건설회사 대우산업개발이 불과 1주일 전 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이미 작년 우석건설(202위), 동원건설산업(388위), 대우조선해양건설(83위) 등이 부도를 맞았다. 올해에는 HN Inc(에이치엔아이엔씨·133위), 대창기업(109위), 신일건설(113위)이 회생절차를 밟았다. 점차 100위권 안쪽으로까지 연쇄 부실이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종합건설사의 폐업 신고는 총 400건에 육박한다. 월 50곳 가까이 문을 닫은 셈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약 200건보다 2배가량 급증한 규모다. 하도급을 주로 담당하는 전문건설업체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무려 2000곳이 넘는 업체가 폐업을 신고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400곳이 늘었다.
건설업계에서는 건설사들의 자금 흐름을 개선해줄 수 있는 정부 대책 마련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추석을 앞두고 발표할 것이라는 정부의 주택공급 활성화 대책에 건설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이번 정부의 대책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넨싱(PF) 만기 연장과 보증 지원 확대 등 금융 지원 방안과 규제를 완화해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도 담길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일반 시민들이 이 같은 수치를 보면서 우리나라에 이렇게 많은 건설사가 있는 줄 이제야 알았을 것이라는 비아냥도 나온다. 호황기 '부동산 불패론'에 기대어 무분별하게 계약해 놓고, 이제 와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에서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어느 정도 정리가 필요하지 않겠냐는 날 선 주장을 펴는 이도 존재한다. 실제 건설업을 영위하지도 않으면서 무늬만 건설사인 곳이 수두룩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물론, 정부 정책을 통해 모든 기업을 살릴 수 있는 것도, 살려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건설사의 위기는 부동산 PF 대출을 내준 금융권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건설사의 연쇄 부도가 현실화할 경우 국가 경제 위기로까지 번질 수 있다. 건설업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15%를 넘게 차지하는 핵심 산업이지 않던가.
통상 위기는 기회라고들 한다. 하지만 위기를 어느 정도 감내할 수준이 됐을 때야 기회를 찾는 게 가능한 것은 아닐지 다시 한번 곱씹게 된다. 칼끝이 턱밑까지 치달은 이에겐 위기는 말 그대로 위기일 뿐이다. 이번에 발표될 정부 대책이 위기에 처한 건설사들에게 마지막 기회라도 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조강욱 건설부동산부장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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