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박민식 장관을 고소한 진짜 이유
[임병도 기자]
▲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5월 경남 양산시 평산책방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
ⓒ 연합뉴스 |
문재인 전 대통령이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을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이유가 뒤늦게 공개됐다.
고소인(문재인 전 대통령)은 단지 부친의 명예가 훼손되었다는 개인적인 분노만으로 고소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서라면 허위 사실이거나 말거나 다른 사람에게 상처가 되거나 말거나 마구 목소리를 높여 우리 사회를 분열시키고 적대를 조장하는 일이 정치의 세계에 너무나 많습니다. 이런 행태가 정치의 세계에서 퇴출되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윤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이 "아무 말이나 막 던지고 아니면 말고 식으로 하는 정치 행태를 끊어야 된다라고 보신 것 같다"며 고소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12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위임을 받은 비서관이 박민식 장관에 대한 고소장을 양산경찰서에 제출했다. 당시 윤건영 의원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를 통해 "박 장관이 아무 근거 없이 문 전 대통령의 부친에 대해 친일을 했다고 매도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에 출석,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
ⓒ 연합뉴스 |
사건의 발단은 박민식 장관이었다. 박 장관은 지난 6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백선엽 친일 논란이 불거지자 "백선엽 장군이 스무 몇 살 때 친일파라고 한다면 문재인 대통령의 부친인 문용형 그분도 나이가 거의 똑같다. 1920년생으로 그 당시에 흥남시 농업계장을 했다"라며 "흥남시 농업계장은 친일파가 아니고 백선엽 소위는 친일파인가"라고 말했다.
백선엽은 일제강점기 당시 독립군을 토벌하던 만주군 간도특설대에 근무했다. 그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우리들이 추격했던 게릴라 중에는 많은 조선인이 섞여 있다"라고 밝힌 바가 있다. 민주당 의원들이 이를 근거로 친일파라고 규정하자 박 장관이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을 내세워 친일이 아니라고 한 것이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1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측에서는 사자명예훼손으로 즉시 고소하겠다 이렇게 겁박을 했지만 아직까지 고소를 안 하고 있다. 아마 못할 것 같다"면서 "고소가 되면 진실이 밝혀질 것 같은데 고소를 아직 안 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떳떳하게 해 주시기 바라고 국회에서 장관의 답변을 가지고 그렇게 겁박하고 하는 행위는 더 이상 있어선 안 되겠다. 만약에 당당하면 빨리 고소해서 진실을 밝혀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한홍 의원은 "각종 자료를 검토해 보면, (문 전 대통령 부친이) 흥남농고는 1936년에 입학을 했고 1940년에 졸업하고 일제시대에 보통문관시험에 합격했다고 나온다"면서 "일제시대 때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고 5년 동안 일제시대에 이미 하급 직원이었든 주임이었든 거기까지 갔으니 해방 이후에 농업계장이 된 것이다. 불 보듯 뻔한 얘기"라고 주장했다.
독립군 토벌 만주국 중위와 일제강점기 하급 관료가 똑같은 친일파?
일각에서는 일제강점기 하급관료와 독립군을 토벌한 일본의 괴뢰국 만주국 중위를 같은 친일의 잣대로 비교하는 자체가 맞지 않다고 지적한다(관련기사: 문재인 부친 물고 늘어지는 보훈부장관의 우문, 놀랍다 https://omn.kr/25m7x).
12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박민식 장관을 고소하자 박 장관은 페이스북에 '입장문'을 올렸다. 박 장관은 "저는 법적 절차에 충실히 따르되, 그에 따르는 수고로움은 나라를 바로 세우는데 감수해야 할 영광으로 생각하겠다"면서 "저는 문 전 대통령 부친 문용형씨를 친일파로 일방적으로 몰아가거나 비판을 한 바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윤건영 의원은 "상임위장에서 친일파라고 규정해 놓고 단정한 적 없다고 하면 어떻게 하냐, 지금 꼬리 자르기 하는 것도 아니고"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윤건영 의원은 "지난번에 정진석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 부부싸움 후 자살이다, 이런 근거 없는 흑색선전을 해서 법원으로부터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고 실형 집행유예 형을 받았다"면서 문 전 대통령이 박 장관에 대한 고소를 끝까지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건영 '역사 전쟁의 발원지는 윤석열 대통령'
▲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9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관련 글 |
ⓒ 페이스북 갈무리 |
윤건영 의원은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로 시작된 이른바 '역사전쟁'의 발원지가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지적하며 문 전 대통령이 이와 관련해서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여러 번 글을 올리셨는데요. 대통령께서는 역사에 후회가 남아서는 안 된다. 이 부분은 정쟁의 소재가 아니다라고 본다"면서 "(문 전 대통령의 심경은) 제 해석으로 보면 분노라고 본다"고 했다.
홍범도 장군의 유해는 문재인 대통령 재임 시기인 2021년 서울에 도착했다. 1921년 연해주 이주 뒤 100년 만이다. 당시 '국민대표'에 선발된 영화배우 조진웅씨가 포함된 대통령 특별사절단이 카자흐스탄에 가서 특별수송기로 유해를 모셔왔다.
2021년 8월 15일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실린 특별수송기가 대한민국 영내로 진입하자 공군 전투기 6대가 엄호 비행을 했다. 전투기 조종사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평생을 헌신하신 홍범도 장군님의 귀환을 대한민국 공군이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지금부터 대한민국 공군이 안전하게 호위하겠습니다. 필승"이라고 말했다. 당시 국가보훈부는 "봉오동 전투 101년 장군의 귀환"이라는 제목으로 그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신원식 국방장관 후보자님, 군대가 정말 이래도 됩니까
- 일본 위해 이렇게까지... 윤 정부가 UN에 보낸 '충격' 의견서
- 영장에 "피해자 윤석열" 명시... 윤 대통령 처벌 의사 확인했나
- 검찰의 <뉴스타파> 압수수색, 그들은 무엇을 덮었나
- "강남 가는데 수서역 아닌 서울역으로?" 철도파업 첫날 공감한 시민들
- '윤석열' 찍은 20대 "대통령 언행, 보수인 내가 봐도 부적절"
- 책장을 공유하는 자매, 거기서 캐낸 이야기
- [박순찬의 장도리 카툰] 3두마차
-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도대체 누구와 싸우는 건가
- 하천을 덮은 수상한 정체... 이것 때문에 난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