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 후 청소시켰다고 8차례 담임 교체 요구한 학부모…대법 "교권침해"

박상우 2023. 9. 15.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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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시간에 소란을 일으킨 학생에게 방과 후 청소를 시킨 것이 아동학대에 해당한다며 수차례 담임 교체를 요구한 학부모의 행위가 교권 침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5일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의 어머니 A 씨가 학교장을 상대로 "교권보호위원회 조치를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승소 판결을 깨고 14일 사건을 광주고법 전주재판부로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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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2개월간 8차례 담임 교체 요구…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하기도
담임교사, 스트레스로 기억상실 증세 보여…우울증 호소하며 병가 내
대법 "교육과정서 한 판단 및 교육활동…특별 사정 없는 한 존중돼야"
"의견제시, 교권 존중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부당간섭 허용 안 돼"
대법원ⓒ데일리안DB

수업 시간에 소란을 일으킨 학생에게 방과 후 청소를 시킨 것이 아동학대에 해당한다며 수차례 담임 교체를 요구한 학부모의 행위가 교권 침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5일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의 어머니 A 씨가 학교장을 상대로 "교권보호위원회 조치를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승소 판결을 깨고 14일 사건을 광주고법 전주재판부로 돌려보냈다.

A 씨는 2021년 7월 학교장으로부터 "교육활동 침해 행위인 반복적이고 부당한 간섭을 중단하라"는 권고를 받자 불복해 소송을 냈다.

사건의 발단은 교실에서 운영된 '레드카드' 제도였다. 지난 2021년 4월 A 씨의 자녀는 수업 중에 페트병을 가지고 놀며 소리를 내 담임교사에게 주의를 받았다. 그러나 학생은 같은 행동을 되풀이했고 교사는 칠판의 ‘레드카드’ 부분에 학생의 이름표를 부착하고 방과 후 14분간 교실을 청소하게 했다.

A씨는 그때부터 교사가 자녀를 학대했다며 교감과 면담하고 담임 교체를 요구했다. 남편과 함께 교실로 찾아가 교사에게 직접 항의하고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기도 했다.

교사는 스트레스로 인한 기억상실 증세를 보이며 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그는 이후 불안과 우울증을 호소하며 병가를 냈다.

그러나 A 씨의 민원은 멈추지 않았다. 교체 요구는 물론 교육감에 민원을 제기하고 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다.

교권보호 조치를 받자 A 씨는 소송을 냈다. 1심은 패소했지만 2심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었다. 레드카드 제도가 부적절하며 A씨 행위가 '반복적이고 부당한 간섭'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을 규정한 헌법 31조를 근거로 "적법한 자격을 갖춘 교사가 전문적이고 광범위한 재량이 존재하는 영역인 학생에 대한 교육 과정에서 한 판단과 교육활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존중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그 밖의 공공단체나 학생 또는 그 보호자 등이 이를 침해하거나 부당하게 간섭해서는 안 된다"고 부연했다.

대법원은 "부모 등 보호자는 자녀의 교육에 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으나 이러한 의견 제시도 교원의 전문성과 교권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정당한 교육활동에 대해 반복적으로 부당하게 간섭하는 행위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에 대해서도 "설령 해당 담임교사의 교육 방법에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교육 방법의 변경 등으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면 먼저 그 방안을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담임 교체 요구는 (다른) 해결 방안이 불가능하거나 이를 시도했는데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고 담임교사로서 온전한 직무수행을 기대할 수 없는 비상적인 상황에만 보충적으로만 허용된다"며 A 씨의 요구가 교육활동 침해행위가 맞는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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