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서빙로봇의 미래, 식당의 미래

김철현 2023. 9. 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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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서 로봇이 서빙한 음식을 먹는 것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4년 전 서빙로봇이 국내에 처음 도입될 때만 해도 음식을 나르는 로봇의 존재는 생경했다.

서빙로봇에 '로봇팔'을 붙여 음식을 직접 테이블에 놓게 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가능하고 실제로 연구개발도 이뤄지고 있지만 이렇게 해 원가가 올라가면 자영업자들이 로봇을 도입할 이유가 희석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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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서 로봇이 서빙한 음식을 먹는 것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4년 전 서빙로봇이 국내에 처음 도입될 때만 해도 음식을 나르는 로봇의 존재는 생경했다. 하지만 이제는 로봇이 가져온 음식을 테이블에 놓는 수고가 자연스럽게 됐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서빙로봇 보급 속도는 예사롭지 않다. 전국에서 만날 수 있는 서빙로봇은 지난해 기준 5000여대, 올해는 1만대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산업이 마냥 성장만 할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다. 여기엔 여러 질문이 뒤따른다. 서빙로봇은 어떻게 발전할까, 그리고 서빙로봇이 과연 식당의 미래일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선 지금까지 서빙로봇이 확산된 배경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2019년 50여대 수준에서 시작해 이미 100배 이상 보급 로봇이 증가한 데는 자영업자들의 인건비 부담과 구인난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최저시급이 1만원에 육박하는 등 인건비 부담은 갈수록 커지는데 높은 근무 강도 등으로 식당에서 일할 사람은 구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지난해 하반기 숙박·음식점 산업의 인력 부족률은 5.3%였다. 전체 산업의 인력 부족률이 평균 3.4%인 점을 고려하면 구인난이 심각하다.

업계에선 이 문제를 서빙로봇 도입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봤다. 일례로 주 5일 일하는 아르바이트 두 명을 써야 하는 식당에선 4대 보험을 포함해 한 사람당 인건비는 200만원 이상이다. 만약 월 30만원에 빌리는 서빙로봇 한 대를 도입하고 한 명만 써서 운영이 된다면 인건비를 170만원 아낄 수 있다. 인건비 절감 효과가 40% 이상이다.

이런 배경은 서빙로봇의 미래를 짐작하게 한다. 로봇은 첨단 기술의 집합체지만, 서빙로봇은 원가를 높이는 고도화된 기술이 적용되기 쉽지 않은 구조다. 서빙로봇에 '로봇팔'을 붙여 음식을 직접 테이블에 놓게 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가능하고 실제로 연구개발도 이뤄지고 있지만 이렇게 해 원가가 올라가면 자영업자들이 로봇을 도입할 이유가 희석된다는 얘기다. 서빙로봇 기업 개발자들의 고민도 기술을 더 단순화하고 최적화해서 가격을 낮추는 것에 맞춰져 있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것 못지않게 어려운 과제다.

이는 서빙로봇이 현재 많은 식당의 모습을 바꾸고 있지만 모든 식당의 미래일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서빙로봇은 계단이 있으면 움직일 수 없고 야외 테이블에 서빙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이런 현실적인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기술을 고도화한다면 비용이 치솟아 식당에서 도입하기 어렵다. 업계에서 전국 음식점을 70만개 정도로 추산할 때 이 중 10%인 7만 곳만 서빙로봇을 도입할 수 있다고 보는 이유다. 대신 업계는 음식점이 아닌 다른 매장으로 서빙로봇 활용범위를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엔 스크린골프장, 당구장, PC방, 스마트공장 등 다양한 공간에 도입되고 있다.

이런 서빙로봇 시장 상황은 앞으로 공존할 사람과 로봇의 관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된다. 서빙로봇은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고 매장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도 도움을 준다. 하지만 사람을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한다. 취재 중 만난 한 서빙로봇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말이 의미심장하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로봇이 사람과 자연스러운 협업을 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바이오중기벤처부 김철현 차장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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